지난 2일 2015 고교야구 주말리그의 막이 올랐다. 지난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회 진출 팀을 가려낸 것과는 달리 올해는 황금사자기 진출권을 놓고 딱 5경기만을 치르게 됐다.

리그전으로 치러지는 유일한 고교야구 대회인 주말리그. 5월 2일과 5일 두 경기를 치른 현재 부산권에서는 부산고와 부경고, 부산공고가 2승을 거두며 나란히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경남고와 개성고, 부산정보고는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기록'을 바탕으로 각 팀들의 상승세와 부진의 이유를 살펴보자.

 고교별 선발/구원 팀 평균자책점 비교

고교별 선발/구원 팀 평균자책점 비교 ⓒ 정아름


상승세의 밑바탕이 된 균형 잡힌 마운드

지금까지 치른 두 경기 모두 승리를 거둔 부경고, 부산고, 부산공고(가나다순)는 선발진이 안정적이며, 비교적 선발과 구원투수들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부산고 투수 박종무

부산고 투수 박종무 ⓒ 부산고교야구


6개교 가운데 부산고 선발진의 위용은 남다르다. 에이스 박종무와 2학년 윤성빈이 번갈아 선발로 등판해 팀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하고 있다. 6개 학교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성적이다. 최지광이 든든하게 박종무와 윤성빈의 뒤를 받치며 올 시즌 순항 중이다. 앞선 전국대회인 봉황대기에서는 부산권 팀 중 유일하게 8강에 진출했다.

부산고 투수진의 맏형인 박종무는 올 시즌 4경기에 나와 15이닝을 소화하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팀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윤성빈 역시 올 시즌 총 6경기 등판해 18⅓이닝을 소화하며 17피안타 6사사구 22탈삼진 3자책점으로 맹활약 중이다. 강단 있는 투구를 펼치는 최지광은 마무리로 등판해 팀 승리를 지켜내고 있다.

 부산공고 투수 최윤서

부산공고 투수 최윤서 ⓒ 부산고교야구


'언더독' 부산공고의 활약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선발 팀 평균자책점이 2.40으로 부산고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게다가 선발 평균 소화이닝은 7.5이닝으로 6개 팀 중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해냈다. '선발야구'가 원활하게 이뤄지며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부산공고 선발야구의 중심에는 두 경기 연속 선발투수로 나선 최윤서(3학년, 우투우타)가 있다.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구원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9점대라는 점이다. 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팀 사정상 선발 최윤서가 오래 버티지 못하면 부산공고는 승리를 거두기 힘들어 질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그나마 불펜의 2학년 박근엽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부경고 투수 노윤상

부경고 투수 노윤상 ⓒ 부산고교야구


부경고는 앞선 두 팀과는 달리 선발보다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이 낮다. 하나를 더하자면 선발진의 이닝 소화력은 리그 내 최하위다. 평균 2.6이닝. 다행히 신입생 노윤상(1학년, 우투우타)이 2경기 롱 릴리프로 나서 11⅔이닝, 2.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선발진의 뒤를 받쳐주고 있는 형국이다.

투수 자원은 많지만 마땅한 선발감을 아직 찾지 못한 듯하다. 5일 경기 선발로 나섰던 2학년 안희준이 4⅓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 MVP 출신인 이채호(1학년, 우투우타)가 전학 규정상 9월에야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마운드가 살아나야 팀도 살아난다

아직 승리를 신고하지 못한 개성고, 경남고, 부산정보고는 2승을 거둔 팀들에 비해 마운드의 안정감이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팀의 연패엔 복합적인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마운드에만 그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한 일이다. 참고 차원에서 세 팀의 투수진도 함께 살펴보자.

 경남고 투수 김민기

경남고 투수 김민기 ⓒ 부산고교야구


경남고는 지난해 주말리그 전승 우승을 이끌었던 에이스 김민기가 잠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첫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김민기는 3⅔이닝 3자책점을 기록하며 일찍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5일 부산고전 8회까지 1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부활투를 선보였으나, 부산고 한기원에 끝내기 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운 완투패를 당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신민준(3학년, 우투우타)과 손주영(2학년, 좌투좌타)은 2.0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본인들의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김민기가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반등의 여지는 충분하다.

 개성고 투수 송후섭

개성고 투수 송후섭 ⓒ 부산고교야구


2학년 송후섭과 강순식이 서로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개성고는 두 선수 모두 선발로 등판했을 때보다 구원 등판 시 평균자책점이 3배 이상으로 높았다. 강순식이 지난해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며 송후섭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으나, 팀의 승리를 위해선 송후섭과 강순식이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유지해줘야만 한다.

 부산정보고 투수 오석주

부산정보고 투수 오석주 ⓒ 부산고교야구


막내 팀 부산정보고는 형님들을 상대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창단 후 공식전 첫 승리를 위해선 선발진이 더욱 힘을 내줄 필요가 있다. 동산고와의 봉황대기 경기에서 보여준 주장 오석주(2학년, 우투좌타)의 역투가 절실한 시점이다.

5일 부경고전에서 구원투수로 나선 천준범(1학년, 우투우타)은 신입생답지 않은 씩씩한 투구로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해 소년체전 우승을 이끌며 SK 야구 꿈나무 중학교 부문 대상과 2014 야구인의 밤에서 우수선수상을 수상하며 포항제철고로 진학했던 경남중 출신 송재경이 정보고로 전학을 결정하며 마운드를 보강하게 됐다. 2학년 오석주-박성민 듀오에 송재경이라는 특급 카드가 추가되며 향후 마운드를 다양하게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4부 능선을 넘은 주말리그 부산권, 잘 나가는 팀이 잘 나가는 이유'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다음 편에서는 타자와 수비에 초점을 맞추어 상승세와 부진의 이유를 파헤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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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위 기사는 부산고교야구 블로그(http://pugoya.tistory.com/)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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