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대전 중구 한밭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5 프로야구 시범경기 LG와 한화 경기. 김성근 한화 감독이 9-3으로 승리한 후 관중들에게 인사 하고 있다.

김성근 한화 감독 ⓒ 연합뉴스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많아도 어쨌든 김성근 야구의 저력은 건재하다. 한화가 5할승률에 복귀하며 본격적인 4월 대반격에 시동을 걸고 있다.

한화는 지난 18일 대전 NC전에서 8-6 재역전승을 거두며 8승 8패로 5할승률 고지를 회복했다. 개막후 2승 2패를 기록했던 지난 4월 2일 이후 12경기 만이다. NC전은 개막후 승-패의 징검다리를 반복하던 한화에게 올시즌 첫 연승이기도 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한화의 5할 승률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한화는 어느덧 NC와 함께 공동 5위까지 올라섰다. 개막 6연승을 달렸던 KIA나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팀인 LG, 넥센보다도 더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SK-두산 등 2위권과도 불과 2게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무엇보다 시범경기 꼴찌를 기록하며 '김성근 감독이 와도 어렵다'는 비관적인 분위기를 불식시켰다는 데 의미가 크다.

김성근 감독은 올시즌 한화 사령탑에 부임하며 프로야구 1군무대에 복귀하면서부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특유의 강훈련으로 시선을 모으는가 하면, 시즌 개막 후에는 매경기 이어지는 포스트시즌급 혈전과 벌떼 야구로 연일 드라마틱한 이슈들을 만들어냈다.

물론 긍정적인 이슈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주 롯데전에선 빈볼 파문으로 논란의 중심에 오르기도 했다.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반 김성근' 여론의 도화선을 당긴 계기가 되기도 했다. 김성근 감독 특유의 변칙적인 마운드 운용이 불러온 투수 혹사 논란도 팬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감자였다.

끈끈해진 한화 야구,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한화 야구가 이전보다 더 끈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하기 어렵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화는 한 번 흐름이 무너지면 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았다. 연패에 자주 빠졌고 중반을 넘어가면 선수들이 경기를 쉽게 포기하는 모습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이런 장면이 줄어들었다. 올시즌 한화는 연승도 한 번뿐이지만 연패도 거의 없다. 대부분의 경기가 2~3점차 접전에서 승부가 갈리며 어느 하나 포기하기 어려운 경기들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선수들 스스로 한 번 해보겠다는 독기와 팀워크로 똘똘 뭉친 모습이 경기력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화에게는 시즌 초반 의외의 악재였던 지난주 롯데와의 빈볼 사건도 비록 여론으로부터 욕은 먹었지만 팀 내부적으로는 선수단이 더욱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 당시부터 강조했던 '의식의 전환'이 한화 선수단 사이에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는 분위기다.

한화는 아직 정상적인 전력이 아니다. 정근우, 조인성, 이태양, 윤규진, 나이저 모건 등 다수들이 부상으로 결장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가 없다는 핑계는 프로의 세계에서 통하지 않는다. 주전들의 공백을 틈타 이시찬, 강경학같은 백업 멤버들이 약진하고 있으며,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성열은 침체되어있던 한화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매년 높은 타율에도 부족한 홈런과 타점으로 '똑딱이 4번 타자'라는 오명을 들었던 김태균은 올시즌 현재 3홈런 15점을 기록하며 4번타자로서 제몫을 해내고 있다. 올시즌 한화가 치른 16경기 중 11경기에 등판한 권혁은 중간계투에서 마무리까지 넘나드는 전천후 계투로 중용되며 '최고의 이적생'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부족한 자원속에서 최대한의 전력을 끌어내는 김성근 감독의 역량은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아직 투타에 걸쳐 정비가 끝난 상황이 아니고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5할승률로 선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화는 올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하다. 다만 지나치게 변칙적인 마운드 운용과 '혹사' 우려를 낳고 있는 주축 투수들의 피로누적을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겠냐는 것은 더 지켜봐야 할 변수다.

적어도 분명한 사실은 올시즌 상대팀들이 더 이상 한화를 만만하게 보지 못한다는 점이다. 매년 상대팀들의 집중적인 승수 사냥 제물이 되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여전히 뜨거운 김성근 감독에 대한 찬반양론에도 한화 야구는 '김성근 효과'를 충분히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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