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승 달성'한 유재학 감독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에서 500승을 달성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500승 달성'한 유재학 감독 지난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고양 오리온스의 경기에서 500승을 달성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 연합뉴스


어느덧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2014-2015 프로농구 정규시즌의 최종 판도를 결정지을 최후의 빅 매치가 열린다. 1위 울산 모비스와 2위 원주 동부가 2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올 시즌 마지막 정규리그 맞대결을 펼친다.

모비스와 동부는 현재 35승 14패로 나란히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나란히 5경기씩을 남겨놓은 가운데 이 경기가 사실상의 정규리그 1위 결정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 다른 경쟁자였던 3위 서울 SK는 지난 22일 창원 LG에 덜미를 잡히며 승차가 2게임으로 벌어졌다. 우승경쟁에서 한발 밀려난 모양새다.

물론 이번 맞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우승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이 경기를 잡을 경우 2위까지 주어지는 4강 직행의 한 자리를 최소한 예약할 수 있다. 훨씬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된다. 어차피 우승 후보로 꼽히는 모비스와 동부는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날 것이 유력한 만큼 '미리 보는 챔프전'의 의미도 담겨 있다.

현재까지 좀 더 유리한 쪽은 모비스다. 시즌 내내 꾸준히 1~2위를 지켜온 모비스는 동부와의 상대전적에서도 3승 2패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득실 공방도 +8로 우위에 있다. 만일 승률이 같을 경우 상대 전적과 공방률로 순위를 가린다. 모비스는 동부와 정규리그 승률이 동률을 이룬다고 해도, 최종전에서 8점 이상으로만 지지 않으면 1위를 확정할 수 있다.

이후의 남은 경기 일정도 모비스가 더 수월하다. 모비스는 향후 25일 안양 KGC(3승 2패)-28일 서울 삼성(5승)-3월 2일 인천 전자랜드(3승 2패)-5일 부산 KT(4승 1패)를 순서로 상대할 예정이다. 모두 중·하위권 팀인 데다 상대 전적에서도 앞서고 있다. 이미 순위 싸움과 플레이오프 티켓 행방이 어느 정도 결정이 난 시점에서 치르는 경기들이라 부담도 덜하다. 동부만 잡으면 그만큼 모비스의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동부는 모비스를 시작으로 오는 26일 LG(4승 1패)-3월 1일 SK(3승 2패)까지 상위권 팀과의 경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3월 3일 KT(2승 3패)도 동부를 상대로는 비교적 강했던 팀이다. 시즌 최종전에서 격돌하는 3월 5일 삼성(5승)전을 제외하면 딱히 만만한 상대가 없다.

모비스가 가장 가능성 높지만... 동부와 SK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분명 동부의 상승세다. 동부는 최근 파죽의 8연승을 달리고 있다. 내·외곽의 밸런스에 물이 올랐다. 모비스를 상대로도 3라운드까지는 전패했지만 최근 4·5라운드에서 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강력한 수비와 높이를 트레이드 마크로 하는 '동부산성'은 올 시즌 KBL에서 유일하게 60점대 실점(68.2실점)만을 허용하고 있으며, 최근 8연승 동안 63.9점만을 내줬다.

동부의 상승세에서 가장 주목할 선수는 단연 노장 김주성이다. 올해 36세를 맞이한 김주성은 경기당 평균 11.8점, 6.6리바운드. 3.1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로서의 진화다. 김영만 감독의 철저한 관리 속에 최근 출장시간을 30분 내외로 조절하면서도 오히려 더 집중력 있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간간이 터지는 외곽 슛(12/32)은 물론, 부분적으로 공을 배급하는 포인트 포워드의 역할도 담당하는 등 해가 갈수록 빅맨의 영역을 넘어선 다재다능함을 과시 중이다.

프로농구 모비스-동부 '넣는다' 10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 경기에서 모비스 함지훈(왼쪽)이 동부 김주성의 수비를 피해 슛을 하고 있다.

▲ 프로농구 모비스-동부 '넣는다' 지난 10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주 동부와 울산 모비스 경기에서 모비스 함지훈(왼쪽)이 동부 김주성의 수비를 피해 슛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모비스는 최근 분위기가 썩 좋지 않다. 최근 6강 진출팀인 오리온스와 LG에 잇달아 덜미를 잡히며 2연패에 빠졌다. 함지훈과 이대성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는 상태에서 시즌 내내 혹사당한 양동근과 문태영도 체력적으로 과부하에 걸렸다. 강력한 수비와 높이를 자랑하는 동부는 '수비농구의 귀재' 유재학 모비스 감독도 가장 껄끄러워하는 팀이다. 모비스는 올 시즌 아직 한 번도 3연패를 당해보지 않았다. 동부전이 최대 분수령인 셈이다.

한편 잊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변수는 SK의 존재다. 현재로써 SK가 세 팀 중 가장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 22일 LG전 패배가 뼈아팠다. 모비스를 상대로는 이미 5승 1패로 열세가 확정된 데다 잔여경기도 없다. 동부를 상대로도 득실 공방에서 43점이나 뒤처졌다. 오는 3월 1일 원주 원정에서 최종전을 이기더라도 동률이라면 뒤집기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아직 4강 직행 가능성은 산술적으로 열려있는 만큼 포기하기는 이르다. SK는 동부를 만나기 전후로 오는 25일 KCC(4승 1패)-27일 KGC(3승 2패)-3월 3일 KCC(4승 1패)-3월 5일 오리온스(4승 1패)까지 모두 상대 전적에서 우세한 팀들을 만난다. 동부가 강팀인 모비스-LG와의 대결에서 주춤한다면 최종전에서 4강 직행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걸어볼 기회가 남아 있다.

상위 1~3위의 운명에 따라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대진표에도 일대 지각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현재 4~6위는 어느 정도 확정적이다. 전자랜드의 6위가 유력한 가운데, 공동 4위인 LG와 오리온스가 6강 홈 어드밴티지 정도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다. 플레이오프 대진 상 1위는 4·5위 팀 승자와 2위는 3·6위 팀 승자와 4강에서 격돌한다.

2015년 들어 16승 2패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LG의 기세가 플레이오프의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그만큼 정규리그 1·2위 팀 간의 이점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도 남은 시즌 우승경쟁 구단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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