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첫 방송된 MBC <일밤-애니멀즈>에 출연한 동물들.

25일 첫 방송된 MBC <일밤-애니멀즈>에 출연한 동물들. ⓒ MBC


아직까지 동물들이 아이들을 이기는 건 역부족이었다.

MBC <일밤>이 <아빠 어디가> 후속으로 25일 첫 선을 보인 동물 교감 버라이어티 <애니멀즈>가 4.7%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을 기록했다. <일밤> 전체 시청률은 지난 주 9.2%에서 10.9%로 소폭 상승했지만, 이는 <진짜 사나이>에서 첫 선을 보인 '여군특집2' 시청률 17.2%에 기댄 효과다. <애니멀즈>와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19.7%로 굳건하게 1위 자리를 지켰고, SBS < K팝스타4 >는 14.1%로 그 뒤를 이었다.  

<애니멀즈>에는 막강한 경쟁자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항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히 보였다. '곰 세 마리' '유치원에 간 강아지' 'OK목장' 총 세 개의 코너를 통해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닐 수 있도록 구성했다.

동물예능이면서 육아까지 발을 걸친 영리한 구성

'곰 세 마리'는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형제인 '삼둥이' 대한·민국·만세에게 노골적으로 도전장을 냈다. 판다 세쌍둥이 사육기를 내세운 것. 중국 국보인데다가 전 세계 최초로 100일을 넘긴 세쌍둥이라는 희귀성이 있고, 앉아만 있어도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는 캐릭터인 만큼 경쟁력은 갖췄다.

다만, 판다에게 접근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지 통제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첫 회에서는 세쌍둥이 얼굴 한 번 보기가 힘들었다. 극적으로 우리에 들어가 새끼판다를 안아보기까지 감개무량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가 피로감을 줄지, 오히려 재미로 이어질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로 보인다.

 <애니멀즈> '유치원에 간 강아지'의 한 장면. 강아지가 무서운 어린이 윤석이 울상을 짓고 있다.

<애니멀즈> '유치원에 간 강아지'의 한 장면. 강아지가 무서운 어린이 윤석이 울상을 짓고 있다. ⓒ MBC


'유치원에 간 강아지' 는 강아지 6마리와 함께 3~5세 어린이 6명을 돌본다는 설정으로 육아예능에도 발을 걸친 영리한 코너다. 벌써부터 어린이 예능 스타들을 긴장하게 만들 캐릭터 탄생의 조짐도 보인다. 엄마와 떨어진 낯선 환경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노래를 불러보자"는 서장훈의 말에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를 완창한 윤석이는 이날 방송의 하이라이트였다. 또, 입양한 유기견 11마리와 함께 자라며 감기 한 번 안 걸렸다는 지민이를 통해 애견과 아이가 함께 생활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덜어보려는 노력도 담았다.

강남이 "아기를 만나면 안 될 것 같은 외모"라고 표현한 서장훈과 돈스파이크에게서 발견된 모성애는 반전 매력이다. 특히 '카리스마'로 수식되던 돈스파이크가 아이들 앞에서는 나긋나긋한 '돈 선생님'이 되어, "머리카락이 왜 없냐"고 묻는 아이에게 "잃어버렸다"고 답하는 모습은 의외의 재미를 줬다. 

동물원과 유치원에 한정돼 있던 공간은 'OK목장'으로 오면서 탁 트인다. 충남 당진의 목장에 게르(몽골식 이동가옥)를 짓고 타조, 당나귀, 송아지, 염소, 양, 돼지 등 길들여지지 않은 9마리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설정은 자연친화적이고 역동적인 그림을 만들어냈다.

 <애니멀즈> 'OK목장'에서 윤도현이 타조 '쪼싸(쪼고 싸기만 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애니멀즈> 'OK목장'에서 윤도현이 타조 '쪼싸(쪼고 싸기만 한다고 해서 붙인 이름)'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 MBC


"변이 자판기처럼 나온다"는 김준현의 표현대로 실시간 '쾌변'하는 동물들과의 공존은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군다나 길들여지지 않고 각기 습성이 다른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는 과정은 신선한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도현은 티격태격하던 타조와 초원을 달리며 남다른 '케미'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예상할 수 없다는 점은 동물을 다루는 방송에 있어 '양날의 검'이다. 동물들이 촬영을 위해 이용되면서 의도치 않게 고통을 겪거나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니멀즈>가 동물과의 교감과 공존이라는 기획취지를 지키면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육아예능의 자리를 내어준 역전패를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니멀즈 슈퍼맨이 돌아왔다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 K팝스타4 일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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