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2014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대상이 열렸다. 한해를 마감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우승 팀이 가려졌으니 한 해를 마감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서 K리그는 끝난 게 아니다. 바로 클래식의 경남과 챌린지의 광주 간의 승강 플레이오프 두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3일 오후 7시 광주에서 1차전이 열리고, 6일에는 장소를 경남으로 옮겨 2차전이 열린다. 이긴 팀은 내년 K리그 클래식에 참여하게 된다. 이른바 단두대 매치다. 이긴 팀은 2015년에 K리그 클래식에 참여하게 되는 반면 진 팀은 K리그 챌린지 리그로 떨어지게 된다. 경기 결과에 따라 해당 구단의 위상은 물론 수입의 규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럽 리그의 경우 대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부 리그와 강등을 결정하는 경기에 대한 관심이 해당 지역 최고의 이슈다. 이는 축구 팬이라면 잘 아는 이야기다.

플레이오프 남았는데 시상식... 승강제도 왜 도입했나?

 K리그 시상식을 전하는 K리그 공식 홈페이지. 우측에 추후 경기 일정이 나와있다.

K리그 시상식을 전하는 K리그 공식 홈페이지. 우측에 추후 경기 일정이 나와있다. ⓒ 현대오일뱅크 K리그 홈페이지 갈무리


승강제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이 전 단계로 2012년 국내 프로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K리그에 스플릿 시스템을 도입했다. K리그는 2012년 스플릿 시스템을 적용해 기존 16개 팀에서 2개 팀을 줄여 2013년 14개 팀으로, 다시 2개 팀을 줄여 2014년부터 12개 팀으로 1부 리그를 운영하고 있다.

2014년의 경우 K리그 클래식 12위 상주 상무는 자동 강등되었고, K리그 챌린지 1위 대전은 승격되었다. 주목할 팀은 광주다. 광주는 2014년 K리그 챌린지에서 4위를 올린 팀이다. 이 팀이 3, 4위전에서 3위인 강원에 이기더니, 2위인 안산에게는 3대0 완승을 거두면서 경남과 상대하게 된 것이다.

오는 3일 1차전은 광주의 홈구장인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이곳은 바로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이 스페인을 이기고, 4강에 진출했던 그 경기가 열렸던 곳이다. 그런데 마지막 플레이오프를 불과 이틀을 앞두고 K리그 시상식이 열린 것이다. 2부 리그 4위 팀이 1부리그 11위 팀과 내년도 1부 리그 진출을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되는 경기를 앞두고 말이다.

시상식, 물론 중요하다. 모든 축구인의 축제다. 그러나 고작 1주일을 못 참을 정도의 불요불급한 행사였을까? 설마 프로축구협회가 승강제 플레이오프에 아무 관심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1일 서울에는 눈보라와 함께 강추위가 찾아왔다. 오는 3일과 6일의 날씨는 조금 풀린다 해도 영하권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관중이 많이 찾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K리그 클래식도 인기가 떨어지는데 K리그 챌린지까지 관심을 가지라는 얘기가 아니다. 적어도 승강제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정착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승강제의 하이라이트인 플레이오프에 대한 홍보는 강화해야 맞다. 아니 어느 정도의 배려는 있어야 했다.

유럽리그까지는 바라지 않아도 경기 중 카메라가 관중석을 비칠 때 민망함을 느끼게 되는 게 지금의 K리그가 처한 현실이다. TV 중계가 크게 줄어든 것은 결코 방송사의 횡포가 아니다. 흥행이 되지 않아 광고가 적게 붙는 프로그램의 비중을 높일 수는 없다.

상황이 이렇다면 관련 이슈를 만드는 데 적극 노력해야 마땅하다. 팬들과 언론의 무관심을 탓하기 이전에 프로축구협회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아쉽다. 돈의 문제라면 나름 이해가 되겠지만 이건 성의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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