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을 비롯한 곳곳에 76만5천볼트의 초고압 전기가 흐르는 송전탑이 세워지고 있다. 빨랫줄처럼 도시로 연결된 송전선을 붙잡고 있는 송전탑은 핵발전소에 의해 생겨났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무관심하다. 송전탑이 들어서는 마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는 것도 애써 알려고 하지 않는다. 잊어 버리고 외면하는 것에 익숙해진 우리가 모른 척 할수록 그것은 더 큰 재앙이 되어 우리를 덮칠 것이다.

 <생존자들의 숲> 영화제포스터

<생존자들의 숲> 영화제포스터 ⓒ 주난,마야

이웃한 일본의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3년여 밖에 안 되었지만 오래된 일처럼 느껴진다. 그것을 우리와는 무관한 일본의 불행쯤으로 여기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수 있는 핵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가 서울 영등포구의 하자센터에서 <생존자들의 숲> 주제로 오는 6일부터 매주 한 편씩 4회에 걸쳐 상영된다.

1, 2회 영화는 핵무기의 첫 등장부터 앞으로도 그 영향이 지속될 핵실험과 히로시마 핵폭탄 투하 이후,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3, 4회 영화는 핵발전과 관련해 체르노빌 핵사고 20년 후에 자신의 고향을 다시 찾아가는 주민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10만 년이라는 시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핵 폐기물, 하지만 지구 어디에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없는 그곳을 찾아 다니는 핵물리학자의 여정을 보여준다.

영화제를 준비한 작업장학교의 고등부 김다울(17)군은 지금까지 핵에 대한 위협은 '핵폭탄' 정도만 생각했었다며, 핵발전소와 탈핵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몰랐던 사실들을 알고 많이 놀랐다고 한다.

"핵발전소에 대해 잘 몰랐어요. 체르노빌 사고 때는 태어나지도 않았고, 후쿠시마 사고 때는 중학교 1학년이었어요. 지금에서야 처음으로 핵에너지 핵발전소에 대해 알아가고 공부하는 시간을 갖고 있어요. 제가 배운 것들과 배울 것들 핵에너지를 재조명한 영상들을 통해서 함께 배우고 나누고 싶어요. 그것이 꼭 자신과 먼 이야기라 생각하더라도 함께 알아가고 차근차근 배워가는 공부를 해봤으면 합니다."

탈핵상영관 극장지기 김정환(17)군은 "핵사고 이후의 변화들을 고스란히 겪어내며, 죽임 이후의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숲과 나무, 동물과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고 이후의 시간들이 쌓여 이뤄진 숲의 모습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탈핵상영관 <생존자들의 숲>
1. 11월6일 목요일 7시 : <스네이크 댄스, Snake Dance> 다큐멘터리 77분
원자폭탄이 인류에게 남긴 폐해와 상처를 되돌아보고, 인류 최초의 대량살상무기 개발과정을 역동적으로 따라간다.

2. 11월 13일 목요일 7시 : <지구살리기 대작전, Apocalypse> 애니메이션 10분.
인간들 때문에 오염되고 병든 지구는 다른 행성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른다.
<마라링가 구술사, Maralinga Pieces> 다큐멘터리 13분.
50년 전, 영국의 비밀스런 핵 실험지에서 많은 원주민들이 사망했다. 그곳에서 살아남은 늙은 원주민들의 증언을 들으며 그 날의 발자취를 쫒는다.
<트리 프로젝트 Tree Project Film> 다큐멘터리 28분
히로시마 원폭 당시 방사능에 노출된 나무들을 돌보며 연구하는 나무의사의 이야기

3. 11월20일 목요일 7시 <체르노빌, 그 후 Radiophobia> 다큐멘터리 53분
방사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체르노빌의 '금지구역'에서 전부 촬영된 다큐멘터리

4. 11월 27일 목요일 7시 <지구 어디에도 없는 곳을 찾아서 Journey to the Safest Place on Earth> 다큐멘터리 53분
10만년 이상 안전하게 핵폐기물을 보관할 장소를 찾아 다니는 핵물리학 전문가들의 이야기

장소: 하자센터 신관 4층 하하허허홀 시간: 11월 6,13,20,27일  매주 목요일 저녁7시 (4회)



덧붙이는 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7가 57 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하자센터)
핵발전소 탈핵 밀양 송전탑 하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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