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이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6일 오전 부산 센텀시티 CGV에선 결정적 장면마다 장탄식이 흘렀다. 관객들은 상영 중간 중간 눈물을 훔쳤다.

영화가 끝난 직후 자신을 일반 시민이라고 소개한 20대 남성 관객은 "정치적 선입견을 떠나서 당연히 알아야 할 것을 알릴 수 있는 작품 같다"며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런 영화들이 많이 필요할 거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를 전공하고 있다는 한 대학생은 "기대 없이 봤는데 놀랐다"며 "영화는 기본적으로 정치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다이빙벨>은 중심을 잃지 않고 잘 보여준 것 같다"고 평했다.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한 한 10대 학생은 질문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관객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아이도 있고, 사건 이후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는 게 마음 아프다"며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이상호 감독에게 질문했다.

이상호 감독은 "공정보도 하기 위해서 방송국에 입사했다가 잘린 사람이 저"라며 "언론과 정부에 의해 생각이 둘로 나뉘는 이 현실에서 <다이빙벨>이 다시 함께 유족들과 울어줄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시민들이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세월호 구조 실패, 단순한 정부의 무능함 때문인가?"


한 외국인 관객은 "구조하는 데 무능함을 보인 정부가 참 놀랍다"며 "세월호 구조 실패가 단순한 정부의 무능함인지, 그걸 넘어 어떤 저의가 숨어있던 건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그는 이어 "한국 언론이 왜 이토록 비판 기능을 잃어가며 정권의 나팔수가 됐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감독은 "정부는 모든 사안에 대해 무능력 카드로 돌파하고 있었지만 이 문제는 불행하게도 무능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기본적으로 정권 자체가 거대 참사를 풀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현장에서 유족들이 끊임 없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소통이 안됐다"며 "한국 언론, 특히 보수 언론은 이번 정권에 단순히 부역한 게 아니라 이 정권에 대한 지분을 갖고 공동으로 창출하는 역할을 했다. 그들은 이번 사고의 불똥이 청와대로 튀는 걸 두려워했다"고 답했다.


유가족과 여타 세월호 참사 관계자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던 이상호 감독의 취재 윤리를 묻는 질문도 있었다.

이 감독은 "현장에서 욕을 제일 많이 먹은 기자가 저"라며 "세월호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아닌 행동가로 참여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한 사람의 국민도 살려내지 못한 국가는 필요 없고, 72시간 동안 사고 피해자들이 죽음의 인질로 잡혀있던 상황에서 객관주의에 매몰돼 중계만 하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그런 현장이 있다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다이빙벨>은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를 위해 투입된 장비 다이빙벨이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철수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을 드러낸 다큐멘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