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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나쁜 녀석들>은 나쁜 녀석들이 주인공이다.

OCN <나쁜 녀석들>의 포스터 ⓒ OCN


OCN에 새로운 장르물이 등장했다. 몇 달 전부터 출연진만으로도 시청자의 군침을 돌게 했던 <나쁜 녀석들>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맡은 이후 방송을 통해 보여준 균형 잡힌 시선의 이미지에서 크게 훼손되지 않은 작품만 골랐던 김상중이 '미친개' 같은 형사로 돌아왔다.

김상중만이 아니다. 그래도 그는 전직 형사이기라도 하지, 다른 이들은 말 그대로 '나쁜 녀석들'이다. 한 덩치 하는 마동석이야 조폭 역이 낯설지 않다 해도, 멜로 드라마에서 실장님 역을 주로 맡던 미남 배우들의 연기 변신이 볼만하다. 번듯한 외모의 조동혁은 날 선 근육질의 살인청부업자 이태수가 되었다. 훈남 박해진은 흰자위 안에 동동 뜬 검은 눈동자가 섬뜩하게 느껴지는 사이코패스 연쇄 살인범 이정문이 되었다.

<나쁜 녀석들>은 한 가정의 가장인 형사에게서 시작한다. 세상 모든 가정의 평안을 위해 사명감으로 범인을 쫓던 형사는 끝내 범인의 칼을 피하지 못한다. 경찰청장인 아버지(강신일 분)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과도한 사건 조사로 물의를 빚고 쫓겨난 '미친개' 오구탁(김상중 분)을 찾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범죄로 잃은 오구탁에게 아들을 죽인 범인을 잡아준다면 나쁜 놈들을 소탕할 전권을 주겠다고 설득한다. 경찰청장의 청을 받아들인 오구탁은 살인청부업자에 조직 폭력배, 연쇄 살인범을 수단으로 삼았다. 오구탁은 몇십 년을 감옥에서 썩어야 하는 그들에게 거부할 수 없는, 형량과 관련된 '딜'을 제시한다.

4일 방송된 <나쁜 녀석들>의 첫 회는 '미친개' 같은 캐릭터의 향연이었다. 형사 오구탁을 위시하여 조폭 박웅철에 살인청부업자 이태수, 연쇄 살인범 이정문까지. 언제나 한껏 감정을 꼭꼭 누른 위압적인 연기를 통해 카리스마를 발산하던 김상중은 정말 미친개가 으르렁거리기라도 하듯 한껏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낯설게 분노를 발산한다. 김상중만이 아니다. 누가 더 나쁜 놈인가 내기하도 하듯 정태수는 독사처럼 비열함을 내뿜고, 박웅철은 성난 황소처럼 씩씩거린다. 멜로 드라마에서 빛나던 박해진의 허여멀건 외모는 밀랍으로 만든 인형처럼 감정을 소통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에 제격이다.

한껏 각자의 캐릭터를 발산하는 만큼 첫 회의 드라마는 단선적이다. 경찰이 범인을 색출하기 위해 고심하는 중간 과정은 생략된다. 경찰청장은 자신의 아들이 죽자 대번에 '사적 복수'를 위해 불법적 수단을 마다치 않는다. 거기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미친개' 형사는 제격이다. 그리고 미친개에 어울리는 '더 미친 녀석들' 3명의 포스와 활약만으로도 <나쁜 녀석들>은 아우라가 넘친다. 경감이라는 유미영(강예원 분)은 김상중을 돋보이게 하기라도 하는 듯 단순하고 감정적이다. 이 드라마에서 그녀는 또 다른 존재감을 보이며 전형적인 남성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로 소비된다.

마치 레이스를 기다리던 차들이 '부릉부릉' 시동을 거는 듯하다. 깃발이 올라가기 무섭게 질주하듯 <나쁜 녀석들>의 1회는 사이코패스 이정문이 합류하기까지 그들이 얼마나 나쁜 놈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달렸다. 그러기에 '나쁜 녀석들'로 진짜 연쇄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2회가 기대된다.

초반 스퍼트에 치중한 1회만 보고는 <나쁜 녀석들>을 선뜻 정의할 수 없다. 그래도 경감이라며 조사해서 알아냈다는 유미영의 정보, 나쁜 녀석들 세 명과 오구탁 경감의 면직일 사이의 관계, 왜 하고많은 범죄자 중 이들을 선택했는지가 '나쁜 녀석들'을 이용하여 '더 나쁜 녀석들'을 잡는 드라마의 숨은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궁극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죄자를 단죄할 수밖에 없는 비도덕적 도전에 대한 고뇌와 해명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나쁜 녀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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