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킬러' 이재성(록키체·30)이 오는 21일 챔피언 신고 와케(26)를 상대로 적지에서 OPBF 수퍼밴텀급(55.34Kg 이하) 동양타이틀에 도전한다.

이재성은 일본 선수를 상대로 통한 4승1무의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으며 일본 원정 경기에서는 3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16일 관악구민종합체육센터에서 열린 동양 타이틀매치 전초전에서는 일본의 강타자 와타나베 타쿠야를 상대로 근래 보기 드문 혈전을 벌여 멋지게 승리한 바 있다.

 지난 3월의 전초전에서 혈전 끝에 멋진 승리를 거둔 이재성

지난 3월의 전초전에서 혈전 끝에 멋진 승리를 거둔 이재성 ⓒ 이충섭


챔피언 신고 와케는 통산 전적 16승(9KO) 4패 2무의 까다로운 왼손잡이에다가 높은 KO율을 가진 강적이다. 이번 시합 장소인 오카야마는 신고 와케의 고향이며 경기일을 21일 월요일로 잡은 이유도 본인의 생일에 맞춘 것이다.

한마디로 생일날 동네에서 잔칫상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신고 와케는 일본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재성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다. 그저 이번 시합은 세계 타이틀매치를 준비하는 과정일 뿐"이라며 이재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맞서는 이재성은 자신의 첫 일본 원정시합이었던 마츠모토 아키히로와의 경기도 1라운드 KO승을 거둔 전적이 있듯이, 이번 경기는 오히려 한국에서의 시합보다 부담 없이 좋은 경기를 보여줄 준비가 되었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첫 일본원정 경기에서 1회 KO승을 거둔 이재성

첫 일본원정 경기에서 1회 KO승을 거둔 이재성 ⓒ 이충섭


이재성은 이번 경기에 승리할 경우, 한국 복싱계의 염원인 세계 타이틀 도전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하지만, 패배할 경우 이재성 자신은 물론 한국 복싱은 또다시 깊은 침체기에 접어들 것이 예상된다.

이재성과 함께 2008년 미국 진출을 했다가 유일하게 생존하여 세계 무대에서 맹활약했던 김지훈의 은퇴, 유일한 동양 챔피언이었던 김민욱은 잠적으로 인한 타이틀 박탈, 김택민은 어깨 회전근과 이두박근 파열로 1년 이상의 재활이 필요, 혜성처럼 등장했던 구자익의 돌연 은퇴 등 국제 무대에서 경험을 쌓으며 20전 이상의 전적을 쌓았던 베테랑이나 이들에 필적했던 신예들의 돌연 은퇴로 세계 무대 도전을 바라볼 유일한 선수로 남은 것이 이재성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한국 권투계는 프로복싱위원회 파행으로 분열됐다. 든든한 스폰서를 마련하지 못해 원정시합으로 타이틀 도전에 나서는 상황이라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지 못하면 이기기 힘든 악조건에서 싸워야 하는 게 현실이다.

2004년 신인왕, 2006년 한국 챔피언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이재성도 어느덧 만 30세가 되었다. 이재성은 이달 초 첫 딸을 얻고 산후조리원과 체육관을 오가며 홀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이번 시합에서 패배하면 자연스레 은퇴 경기가 될 수도 있다.

이재성은 "가장이 되어 치르는 첫 경기라는 게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주신 후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고, 승리할 충분한 준비가 되었다"며 "원정에 대한 부담도 전혀 없고, 왼손잡이 공략법도 철저히 마련했다. 이제까지는 잘 지지 않는 경기를 했지만, 타이틀전에서는 과감한 경기로 승부를 내겠다"라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2012년 나고야 원정 시합에서 승리한 직후의 이재성

2012년 나고야 원정 시합에서 승리한 직후의 이재성 ⓒ 이충섭


오는 19일 이재성과 함께 출국할 YMW버팔로프로모션 사무총장 최경호는 "적지에서 싸우는 만큼 유명우 대표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모두 출동해서 이재성 선수를 철저히 지원할 예정이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상적인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며 조심스레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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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한국복싱 YMW버팔로프로모션 최경호 이충섭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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