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산타 바바라 포스터>

영화 <산타 바바라 포스터> ⓒ (주)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오는 17일 개봉하는 <산타 바바라>는 윤진서·이상윤 주연의 영화다. 광고회사 AE 수경은 음악감독 정우와 만나서 사귀고 헤어진다. 둘은 다시 우연히 일 때문에 재회한다. 둘 다 예전부터 가고 싶어했던 '산타 바바라'로 출장을 떠나며 이야기는 진행된다.

이 영화는 플롯이 강하지 않다. 긴장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영화도 아니다. 먹고 마시며 일하는 일상이 이어진다. 남녀 관계의 얽힘도 흔히 볼 수 있는 정도다. 복잡한 가족사가 등장하기는 한다. 그러나 다른 영화에서처럼 긴장감을 더하는 장치로 쓰이지는 않는다. 이 둘이 가까워지는 계기 정도로만 나온다.

감독의 이런 선택은 산타 바바라와 서울이라는 공간을 두드러지게 한다. 산타 바바라는 이들이 꿈꾸는 공간이고 서울은 실제로 살아가는 도시다. 감독은 관객들로 하여금, 서울의 공간들과 산타 바바라의 와이너리 그리고 풍경들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덕분에 관객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관람할 수 있다.

 삶에 대한 가치관과 방식도 다르지만 산타 바바라에 대한 동경이 있는 두 사람

삶에 대한 가치관과 방식도 다르지만 산타 바바라에 대한 동경이 있는 두 사람 ⓒ (주)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산타바바라 와이너리에서, 정우와 수경

산타바바라 와이너리에서, 정우와 수경 ⓒ (주)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


제목 그대로 산타 바바라가 주연이다. 연출이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홍상수 영화의 '뽀송뽀송'한 버전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연출의 의도 때문인지 정우와 수경 사이를 보여주는 대목에서 클리셰들이 동원된다. 그리고 클리셰를 비트는 방식마저 그 자체로 클리셰가 되어버린 흔한 방식들이다. 아쉬운 대목이다.

로맨스에 있어서는 이 둘의 직업말고는 딱히 새로운 게 없다. 하지만 긴장이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에 시달렸던 관객들에게는, 이런 연출이 오히려 장점일 수도 있다.

최근에 개봉했던 <경주>를 재밌게 봤거나, 홍상수 영화의 '뽀송뽀송'한 버전을 보고 싶은 분, 그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산타 바바라의 풍광을 보고 싶은 관객들에게 추천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영휘 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thetelle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산타바바라 이상윤 윤진서 이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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