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아버지와 아들이 공동 MC로 나섰다. KBS 2TV <스타 골든벨>에서 환상의 호흡으로 '최고예요'라는 유행어를 탄생시킨 김구라-김동현 부자가 투니버스 <김구라 김동현의 김부자쇼>(이하 <김부자쇼>)를 함께 진행한다. <아빠 어디가><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스타의 자녀가 '개성 있는 출연자' 역할을 했다면, 김동현은 프로그램의 중심축을 맡았다.

<막이래쇼>에 이어 <김부자쇼> 연출을 맡은 최우석 PD는 "최근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나오는 프로그램이 많다"며 "그들이 어른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을 바라봤다면, <김부자쇼>는 아이들의 시선에서 아이들을 조명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와 어른의 소통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MC가 김구라 부자라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8일 오전 서울시 중구 신문로1가에 위치한 카페에서 열린 <김부자쇼>의 제작발표회에서 김구라 부자는 서로를 놀리며 재미있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구라는 김동현에게 "공부를 못한다"며 타박했고, 김동현은 "내 롤모델은 안티 없는 유재석"이라며 솔직하게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부자쇼>는 김부자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는 '부자톡', 뉴스 포맷의 '부자 뉴스', 10대들의 연애 토크쇼 '매력 남녀' 등 세 개의 코너로 꾸며진다. 최우석 PD는 "10대들의 생각과 고민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 PD는 "어른들은 아이들을 개조, 교육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의 실제 모습은 어른들의 기대 이상으로 순수하고 기발하다"며 "그래서 아이들의 관심사를 다루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은 풍부한 상상력으로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며 "이성교제를 포함,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들의 모습을 인정하는 것에서 프로그램이 출발한다"고 덧붙였다.

그렇듯 <김부자쇼>가 아이들의 가감 없는 표현을 담다 보니 예기치 못한 상황도 연출됐다. 이날 공개된 예고편에서 출연자 노태엽이 섹시댄스를 추는 등 '아이답지 않은'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한편에는 '어른을 흉내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이에 최 PD는 "아이들의 어른흉내가 나쁜 것이 아니다"라며 "아이들도 어른들과 똑같은 관심사를 갖고 있지만, 어른들이 걱정하는 만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이 이성 교제를 많이 하는 것을 아시나요? 그런 아이들이 이성 교제를 하다 헤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양다리'라고 합니다. 하지만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심각하게 연애하는 게 아니라, 이 친구도 만나고 저 친구도 만나는 모습을 '양다리'라고 표현합니다. 그런 만큼 아이들의 이성교제도 편하게 인정해줘야 할 부분입니다" (최우석 PD)

김구라의 역할..."중심 잡아주되, 지켜보는 선생님"


<김부자쇼>에는 두 MC를 포함해 낸시, 노태엽 등 6명의 아이들이 출연한다. 아이들의 토크쇼에 김구라가 중재자를 맡은 셈이다. 김구라는 "나는 삐딱한 선생님 같은 존재"라며 "부모세대로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로 아이들의 생각을 끌어내는 역할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아들과 공동 MC를 한다는 게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은 김구라는 "하지만 녹화를 해보니 출연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친구들의 토크에 많이 놀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들이 생각보다 재능 있고, 표현도 직설적으로 한다"며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자기 표현법은 배워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김구라 부자는 <김부자쇼>를 통해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가고 있었다. 아들이 진행하는 <막이래쇼>를 본 적도 없다는 김구라는 "동현이랑 촬영장에 같이 가니 이야기 할 시간이 많아져서 좋다"며 "이런 기회에 감사한다"고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에 김동현은 "(같이 해보니) 아빠는 내 생각보다 더 뛰어난 방송인"라며 "애드리브도 다 받아줘 혼자 할 때 보다 편하고, 아빠가 친구들을 예뻐하는 모습이 새로웠다"고 화답했다.하지만 곧이어 김동현은 "<김부자쇼>를 통해 '김구라 아들' 수식어를 벗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한편 김구라-김동현 부자를 필두로 10대들의 관심사와 이야기를 또래 출연진과 나누는 <김부자쇼>는 '소통 버라이어티'를 표방한다. 오는 16일 오후 8시 첫 방송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