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세빈

SBS <두 여자의 방>,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에 출연한 배우 손세빈 ⓒ 손세빈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긴 머리에 커다란 눈망울이 인상적이었던 프로필 사진을 보고 떠올렸던 이미지는 마주앉은 지 5분도 채 안 돼 무참히 깨졌다. 재미있는 이야기엔 손뼉까지 치며 웃고, 개그 욕심까지 부린다. 한참을 웃다 '생각했던 것과 참 다르다'고 이야기하니 "그렇죠? 겪어보면 겉모습과 다르다는 게 들통난다니깐요"라며 씩 웃는 그는 배우 손세빈이다.

손세빈은 2010년 드라마 <세자매>로 데뷔해 <커피하우스>, 영화 <너는 펫>과 <도시의 풍년> 등에 얼굴을 비췄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자신을 알린 것은 드라마 <두 여자의 방>과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를 통해서다. <두 여자의 방> 속 수혁(강경준 분)의 철부지 여동생 수희로 처음으로 긴 호흡의 드라마를 완주해 낸 손세빈은 "실제로 그렇게 화려하게 꾸미고 다니지는 않는다"며 "역할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연기가 참 좋다"고 웃어 보였다. 

'공대 아름이', 호기심으로 연기에 입문하기까지

 배우 손세빈

" 제가 지금 사춘기에요. 연기를 잘 하고 싶고, 계속 하고 싶은데…. 스타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정말 맛깔스럽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 손세빈


어렸을 적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던 것도 잠시, '공부를 해야 대학을 간다'는 생각만으로 학교와 학원을 오갔던 학창시절을 보내고 손세빈이 택했던 전공은 '환경공학과'. 신입생 환영회 때 못하는 술을 사발째 들이키고, 강의실에 앉아 미적분을 풀며 '공대 아름이'로 살아가던 그가 연기에 입문한 건 순전히 호기심 때문이었다.

"길거리 캐스팅을 여러 번 받았어요. 사람이 자꾸 찔러보면 관심? 궁금증? 같은 게 생기잖아요. 그렇게 시작하게 됐죠. 배워보니까 또 재밌더라고요.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요. 전문적으로 연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영화과로 전과했어요. 그렇게 대학에서 수업을 처음 받는데, 진짜 신기했어요. 늘 앉아서 미적분만 푸는 게 강의인 줄 알았는데, 몸을 움직이는 놀이가 수업이 되더라고요. (웃음) 그때  '이게 내 길인가', 그런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신세계가 펼쳐졌다. '왜 진작 이걸 하지 않았나' 생각할 정도였다. 새로운 전공에서 만난 친구들은 평범하게 살아온 자신과 생각부터 달랐다. 그때부터 손세빈 또한 자신도 미처 몰랐던 끼를 발견했다. 결과적으론 길을 돌아온 셈이 됐지만, 손세빈은 "그래서 더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연기가 소중하다는 것을 더 잘 알게 됐다는 것.

"정말 (연기를) 좋아하다 보니 욕심도 생겨요.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그렇게 연기하다 보면 연기가 너무 연기 같아 보이는 거예요. 겁 없이 연기했던 대학 시절이 더 신선하지 않았나 싶어요. 사회에 나와 넓은 세상을 보니 '아직도 배울 게 많다'는 생각이 들면서 고민이 커져요. 그래서 제가 지금 사춘기예요. 연기를 잘 하고 싶고, 계속 하고 싶은데…. 스타가 되고 싶다기보다는 정말 맛깔스럽게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거든요."

그런 점에서 최근 개봉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서 호정(한혜진 분)의 동료 혜경을 연기하는 것은 손세빈에겐 숨통이 트이는 경험이었다. 당초 단역이었던 이 역할은 손세빈 덕에 단숨에 조연급이 됐다. 미리 준비해 갔던 애드리브를 오디션에서 선보인 게 주효했다. 손세빈은 "상황에 빠져 생각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보는 이를) 터지게 하는 한 마디가 떠오른 것 같다"며 "민낯에, '촌년'처럼 나오지만 정말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예쁘다는 말보다 웃기다는 말이 더 좋아요!"

 배우 손세빈

"옛날부터 친구들이 웃기다고 해줄 때가 가장 좋았어요. 항상 재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였고요. 그런 점에서 정말 시트콤에 출연했으면 좋겠어요." ⓒ 손세빈


대학교 졸업 작품으로 썼다는 시나리오 이야기며, <남자가 사랑할 때> 오디션을 위해 준비했다는 애드리브 이야기를 듣다 보니 개그를 향한 '열정'이 남다르다 싶다. 손세빈 또한 "남들이 잘 생각하지 않는 걸 뜬금없이 말할 때가 있다"며 "예쁘다는 말보다 웃기다는 말이 더 좋다"고 맞장구를 친다.

그래서 배우로서 손세빈의 목표 중 하나는 바로 시트콤에 출연하는 것이다. 청순하고 여성스러워 보이는 겉모습과 다르게 허당기가 있거나 독특한 정신세계를 지닌 역할이면 참 좋겠단다. 재미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망가질 각오 또한 되어 있다고. "옛날부터 친구들이 웃기다고 해줄 때가 가장 좋았다"는 손세빈은 "항상 재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였다. 그런 점에서 정말 시트콤에 출연했으면 좋겠다"고는 눈빛을 반짝였다. 

"2014년 목표는 다작이에요. 진지하게 말씀드리는데, 정말 다작을 하고 싶어요. 다양한 연기 경험을 쌓고 싶어요. 또 한편으로는 제게 맞는 역할을 만나고 싶어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요!"

손세빈 남자가 사랑할 때 한혜진 두 여자의 방 공대 아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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