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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을 보면 김준호는 굴욕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개그맨은 웃겨야 그 진가가 발휘된다. 그런데 개그맨 김준호보다 더 웃긴 캐릭터가 있다. 맏형인 배우 김주혁이다. 근엄해 보이는 이미지와는 전혀 딴판인 허당 이미지로 매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지난 시즌을 통틀어도 찾아볼 수 없는 독창적인 캐릭터다.

2일 방영된 <1박2일>은 문어잡이 어선에 타지 않기 위해서라면 맏형이라는 체면 따윈 상관 없는 김주혁의 굴욕으로부터 웃음이 시작되었다. 각 게임마다 이긴 사람은 문어잡이 어선에 타지 않는 면제권을 획득한다. 꾀돌이들로만 모인 'LTE' 멤버들 차태현과 정준영, 데프콘은 일찌감치 문어잡이 어선과는 거리가 멀었다. 문어잡이 어선에 탈 확률이 높은 구멍 멤버 '3G' 김준호와 김주혁, 김종민 중 어느 누가 어선에 오를 것인가가 관심사였다.

시청자의 예상대로 머리 회전이 빠르고 임기응변에 뛰어난 LTE 삼인방은 어선 탑승 면제권을 일찌감치 따낸다. 남은 3G 멤버 중 가장 실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어선에 타야 한다. 이날 토너먼트에서도 김주혁은 허당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면제권을 따면 세리모니를 보여주려고 했는데 좀처럼 세리모니를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도리어 약체로 평가되던 김준호에게 허를 찔리고 <1박2일> 최고의 구멍인 김종민과 문어잡이 어선 면제권을 따기 위해 다퉈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말이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김주혁이 이슬기 작가를 안아 올리고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에서 김주혁이 이슬기 작가를 안아 올리고 있다. ⓒ KBS


김주혁이 준비한 세리모니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건 막내 작가 이슬기를 번쩍 안아올리는 것이었다. 이날 스태프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연예인을 선택했다. 그 연예인이 게임에서 마지막까지 탈락하면 그를 택한 스태프도 문어잡이 어선에 타야 했다. 꾀돌이 LTE 삼인방을 응원한 스태프에게는 면제권이 주어지지만, 쥐약 삼인방 3G, 그 중에서도 특히 최약체인 김종민과 김주혁을 응원한 스태프들은 살얼음을 걸어야 하는 가슴 졸이는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자칫 줄을 잘못 섰다가는 스태프도 문어잡이 어선에 실려 가는 신세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2일 방영된 <1박2일>에서 이채로운 점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스태프도 같은 배를 타야 하는 공동체의 성격을 부여했다는 점이다. 문어잡이 어선에 스태프를 끌어넣은 유호진 PD 역시 면제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자신이 아이디어를 착안했다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었을 법하지만 유 PD 역시 자신이 빠져나갈 생각을 하지 않었다. 자신이 응원한 김주혁이 최종 꼴찌가 되면 문어잡이 어선에 타야할 공동체에 유 PD역시 합류해야 했다.

김주혁이 이슬기 작가를 안아 올리는 세리모니는 자신을 응원해준 스태프에게 대표로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만일 이날 김주혁이 꼴찌를 했다면 유호진 PD는 영락없이 문어잡이 배에 타야 했으며, 김주혁은 자신을 응원해준 막내 작가를 안아 올리기는커녕 볼 면목조차 없었을 테다.

연예인과 한 배를 타느냐 마느냐가 결정되는 운명공동체라는 콘셉트는 연예인과 스태프가 별개가 아니라 하나로 묶여있음을 보여줬다. 연예인만의 리그가 아닌, 연예인과 스태프가 공동체로 묶여 동고동락을 함께 했다는 점에 의의를 둘 만하다.

1박2일 김주혁 김준호 김종민 이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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