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저녁 CGV 압구정에서 열린 39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조영각 집행위원장이 개막작 <서울연애>를 소개하고 있다.

28일 저녁 CGV 압구정에서 열린 39회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 조영각 집행위원장이 개막작 <서울연애>를 소개하고 있다. ⓒ 성하훈


서울독립영화제는 독립영화를 총결산하면서 1년 동안 이어지는 국내 영화제들을 마무리한다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주목받은 영화들을 엄선하고 미래의 될 성 부른 나무들을 알아보는 '떡잎' 역할을 한다. 서울독립영화제의 의미가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독립영화제를 거쳐간 감독들의 면면을 보면 한국영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겹쳐진다. 대표적인 인물로 류승완 감독이 꼽힌다.

류승완 감독은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을 앞두고 독립영화 전문매거진 < NOW >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독립영화제는 운명을 바꾼 시간"이라고 말했다. 동생인 류승범과 군고구마 장사를 하고 있을 때, 그의 첫 단편영화가 상을 받았고, 이후 장편 제작, 개봉으로 이어져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새롭고 진지하게 독립영화를 만든 감독들이 주인공"

39회 서울독립영화제가 28일 저녁 CGV압구정에서 개막했다. 한국 영화의 미래를 책임지는 영화제답게 모든 객석이 가득 차며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배우 권해효와 방송인 류시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개막식에는 김의석 영진위원장을 비롯해 이춘연 씨네2000대표, 김종현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권칠인 인천영상위원장, 장동찬 청풍영상위원장 등 영화계 인사들과 민용근, 양익준, 연상호 감독 등이 참석해 개막을 축하했다.

 서울독립영화제 사회자로 개막식을 진행하고 있는 배우 권해효와 방송인 류시현

서울독립영화제 사회자로 개막식을 진행하고 있는 배우 권해효와 방송인 류시현 ⓒ 성하훈

개막영상과 축하공연으로 이어진 개막식에서 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새롭고 진지하게 독립영화를 만든 감독들이 영화제의 주인공"이라며 "영화제의 실무를 준비한 집행부와 자원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이어 영화제가 마지막 날까지 무사히 잘 끝나길 바란다면서 개막을 선언했다.

영화제의 공동주최자인 영진위 김의석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서울독립영화제뿐만 아닌 부산, 대전, 전주, 제주, 강릉 등 전국에서 열리는 다양한 독립영화제가 한국영화 힘"이라면서 "열심히 영화를 만들어 한국영화의 미래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하고 "영화제를 준비한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임창재 이사장과 김의석 영진위원장은 최근 독립영화계 현안에 대한 공개적인 요구과 답변을 주고 받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임 이사장은 "독립영화정책과 관련해 영진위원장님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나눴다면서 독립영화계를 위해 (부탁한 사안을) 마음 깊이 잘 받아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의석 위원장은 "독립영화계 요구가 다 이루어지기는 어렵지만 최선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개막작은 서울독립영화제가 직접 제작한 <서울연애>가 상영됐다. 최시형, 이우정, 정재훈, 김태용, 이정홍, 정혁기&조현철 등 7명의 독립영화 감독들이 6편의 단편영화로 구성한 옴니버스 영화 <서울연애>는 '서울'과 '연애'를 주제로 놓고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아 냈다. 작품별로 편차들은 엿보였지만 각기 다른 특성의 영화들이 하나에 담기면서 색다른 재미를 안겨줬다.  

화려한 영화성찬 준비에 예매율 상승...상금도 대폭 늘어나

올해 서울독립영화제는 경쟁부문 상금이 늘어나며 어느 해보다 풍성하게 준비된 것이 특징이다. 상금 규모가 지난해 4800만원에서 올해는 7200만원(대상 2000만원)으로 증가하며 규모가 커졌다. 경쟁부문은 810편의 출품작 중 단편 45편과 장편 9편 등 54편을 엄선했는데, 신진감독들을 재조명하고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선택상(500만원)'과 '새로운시선상(300만원)'도 신설했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는 영화 <경>(2009)의 감독인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와  한국영화아카데미 원장을 역임한 박기용 감독, 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 멤버이기도 한 성기완 시인, <씨네21> 정한석 기자, 다큐멘터리 <어머니>를 만든 태준식 감독이 선정됐다.

 39회 서울독립영화제의 주요 상영작.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 이용승 감독의 <10분>, 민환기 감독의 <불안>, 조성봉 감독의 <구럼비-바람이 분다>

39회 서울독립영화제의 주요 상영작.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유빈 감독의 <셔틀콕>, 이용승 감독의 <10분>, 민환기 감독의 <불안>, 조성봉 감독의 <구럼비-바람이 분다> ⓒ 서울독립영화제


올 한 해 국내 영화제들에서 주목받은 작품들이 경쟁작과 초청작에 망라돼 있을 만큼 화려한 영화성찬이 준비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 때문에. 관객들의 관심도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예매율도 높아져 뜨거운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영화제 기간 중에는 독립영화 감독, 배우 등이 일일자원봉사자로 나서 관객들과 함께 호흡한다.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 신아가 감독, 배우 김창환, 강은진, 서영주 등이 하루씩 돌아가며 영화제 실무를 돕는다.

서울독립영화제는 오는 12월 6일까지 CGV 압구정과 광화문 인디스페이스에서 9일간 개최되며, 모두 117편의 국내외 작품이 상영된다. 영화 상영 외에 독립영화 환경과 독립영화 미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포럼도 진행된다.

또한 아시아권 대표적 독립영화제인 일본 피아영화제 심사위원상, 밴쿠버국제영화제 용호상(대상)을 받은 <야마모리 클립 공장>의 이케다 아키라 감독과 2013년 홍콩독립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초청작 <곡상녀>의 홍콩 여류 감독 리타 후이를 특별 초청하여 국내 독립영화인들과 특별한 네트워크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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