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첫 방송된 SBS <오! 마이 베이비>의 주인공들.

10월 31일 첫 방송된 SBS <오! 마이 베이비>의 주인공들.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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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손주들에게 시달린 할머니는 결국 눈물을 보였다. 힘들고 벅차서가 아니었다. 황혼육아에 대한 부담감이 할머니를 짓누르고 있었다.

SBS <오! 마이 베이비>는 지난 31일 첫 방송에서 황혼육아에 도전한 네 명의 조부모를 소개했다. 배우 임현식과 손자 김주환, 개그맨 임하룡과 손녀 임소현, 아역배우 최로운과 할머니 정미선씨, 혼혈인 데이빗, 이사벨과 할머니 김명자씨가 각각 등장했다.

집에 손자와 둘이 남은 임현식은 자연스럽게 손자의 아침을 챙기고, 유치원에 갈 채비를 했다. 이후에는 애견 장금이를 목욕시키고 시골 마을을 뛰어다녔다. 할머니의 집으로 간 최로운 역시 할머니와 밭에서 메뚜기를 잡고, 그 메뚜기를 튀겨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스불 한 번 켜본 적이 없는 임하룡은 손녀를 위해 짜장라면을 끌이기도 했다.

 SBS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한 배우 임현식과 손자 김주환.

SBS <오! 마이 베이비>에 출연한 배우 임현식과 손자 김주환. ⓒ SBS


하지만 가장 현실적이었던 건 오누이인 데이빗, 이사벨을 키워온 할머니 김명자씨의 모습이었다. 딸의 뱃속에 데이빗이 있을 때부터 뒤치닥꺼리를 했다는 할머니는 아침 일찍 일어나 딸의 출근 준비를 돕고 할아버지의 잔심부름을 도맡아한 뒤,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이고 유치원에 보냈다. 집안 살림도, 간식을 먹이는 것도 온전히 할머니의 몫이었다.

할머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티격태격 싸우고 넘어져 울기도 했다. 저녁식사 시간에는 밥을 먹지 않겠다고 투정을 부리다가 한숟갈 입에 넣고 노래를 불렀고, 급기야 집안에서 공놀이를 하기도 했다. 결국 할머니는 매를 들겠다고 선언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할머니는 이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아무리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새끼'라지만 할머니의 어깨는 무거웠다. 두 손주와 출가한 딸, 육아와 살림 모두 거의 도와주지 않는 남편까지 할머니에게 온전히 기대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 점차 늘어나면서 우리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할머니가 처한 현실이 더욱 안타까워 보였다.

<오! 마이 베이비>는 조부모와 손주로 이뤄진 가족이 겪는 일상을 관찰한 '리얼성장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날 공개된 첫 방송은 리얼함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리얼함이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어린 손주들과 함께하면서 지치지 않고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을지, 또 손주들이 조부모의 깊은 사랑을 통해 무럭무럭 자랄 수 있을지를 보여줘야 한다.

이제 막 뚜껑을 연 <오! 마이 베이비>가 '리얼'과 '성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MBC <일밤-아빠 어디가>와 tvN <꽃보다 할배>의 특징만을 쏙쏙 뽑아낸 '기획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평가에 머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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