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발칙한 로맨스>에서 수지를 연기하는 선우.

연극 <발칙한 로맨스>에서 수지를 연기하는 선우.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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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는 태어나기 전부터 음악학원을 운영하던 어머니 덕분에 뱃속에서부터 음악을 들었고, 집과 음악학원이 채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가까웠으니 음악과 함께 성장한 셈이다. KBS어린이합창단을 거쳐 성악과에 진학하고, 리포터가 되는가 싶더니 <남자의 자격>으로 유명세를 탄 선우는 어느 사이엔가부터 연극 무대에도 오르기 시작하고 있었다.

<발칙한 로맨스>는 그의 처녀작이 아닌 두 번째 작품이다. 처녀작 <신의 아그네스>의 진중함을 벗고 유쾌하면서도 발랄한 유부녀 수지를 연기하는 선우를 17일 대학로에서 만났다.

- <남자의 자격>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번 <발칙한 로맨스>를 통해서는 관객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고 싶은가?
"<발칙한 로맨스>는 첫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웃음을 제공하는 로맨틱 코미디다. 관객이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되새기게 만들고 싶다. '선우가 무대에 저렇게 서는구나' 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소극장 공연이라 관객과 가까이 만나면서 음악과는 다른 연기를 통해 감동을 드리고 싶다."

- 극 중 수지처럼 선우씨에게 첫사랑이 갑자기 다가온다면?
"여자가 남자친구를 처음 만나면 내숭도 떨고 그러지 않나. 수지는 결혼한 여자가 첫사랑을 만나고는 남편에게 거짓말을 하고 내숭 떠는 새댁이다.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여자들의 심리를 표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어린 시절의 첫사랑은 풋사랑이다. 별 거 아닌 것 때문에 다투고, 별 거 아닌 것 때문에 헤어진다. 당시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 게 첫사랑이다.

<발칙한 로맨스>를 연기하기 전에는 첫사랑을 못 만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수지를 연기하면서부터는 첫사랑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수지를 연기하며 '이렇게 대처하면 되겠구나, 이런 감정으로 움직이면 첫사랑의 추억을 아름답게 간직할 수 있겠구나' 하는, 첫사랑에 대처하는 자세를 배우고 있다."

"내 꿈은 성악가 아닌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었다"

 "<발칙한 로맨스> 속 수지는 밝고 엉뚱하면서도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여자다. 전작 <신의 아그네스> 속 수녀보다는 수지가 제 실제 성격과 잘 맞는다."

"<발칙한 로맨스> 속 수지는 밝고 엉뚱하면서도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여자다. 전작 <신의 아그네스> 속 수녀보다는 수지가 제 실제 성격과 잘 맞는다."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주)


-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했다. 어떻게 연기에도 욕심을 내게 되었나?
"방송하기 전에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앙상블로 데뷔했다. 뮤지컬은 노래만 하는 게 아니다. <신의 아그네스>라는 연극을 재작년에 공연한 적이 있다. 처음 연극 데뷔작이 너무 어려운 작품이라 힘들었다. 당시에는 힘들었지만 연기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함께 공연했던 윤소정 선생님은 '배우라면 어느 때라도 연기를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씀했다. 누군가가 저라는 배우의 모습을 볼 때 실망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가르쳐주었다. 무대에서 연기할 때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윤소정 선생님을 통해 배웠다. <신의 아그네스>를 하며 연기 욕심이 생긴 것 같다."

- <신의 아그네스>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아그네스가 노래를 잘 하는 수녀다. 노래에 타고난 재능이 있어서 노래를 들으면 성당에 온 사람들이 힐링 받는다. 노래를 통해 엄마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푸는 아가씨다. 이런 아그네스 캐릭터에 제가 맞았던 거다."

- 첫 번째 연극 도전작인 <신의 아그네스>와 지금 <발칙한 로맨스>는 연기하는 캐릭터나 작품의 성격 모두 정반대다. 선우씨의 실제 성격과는 어느 작품이 맞는다고 보는가?
"<신의 아그네스>는 아그네스가 어떤 여자인가에 대해 정답이 없는 연극이다. 대본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정답이 없게 표현된다. '수녀가 아이를 정말로 낳았는가' 하는 의문이 공연을 마치고도 배우에게 남는 작품이었다. 의문을 무대에서 표현하는 게 당시로서는 과제였다. 반면에 <발칙한 로맨스> 속 수지는 밝고 엉뚱하면서도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여자다. 제 실제 성격과 맞는 쪽은 이번에 <발칙한 로맨스>에서 연기하는 수지다."

- 뮤지컬에 앙상블로 데뷔했다면, 노래에 대한 욕심 때문일까?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꿈이면서도 좋았다. 성악을 정식으로 전공하려면 유학을 5~6년 다녀와야 오페라 무대에 오를 수 있다. 반면에 뮤지컬은 오디션만 통과하면 곧바로 무대에 오를 수 있다. 오페라가 꿈이 아니라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평소 제 꿈이었는데, 빨리 무대에 오를 수 있는 뮤지컬을 선택한 것이다. 빨리 무대에 올라 노래하고 싶다는 꿈이 성악가로서의 꿈보다 더 컸다."

"배우라는 호칭은 아직 내게 부담스러워"

- <연예가중계>에서 리포터를 할 때에는 얼굴보다 손이 화면에 많이 잡혀 아쉬움이 컸겠다.
"처음에는 방송에 뜻을 갖고 있질 않았다. 교회에서 알던 분이 지금의 회사 대표님이다. 지금은 회사에 신인이 많지만 당시에는 리포터를 할 신인이 없었다. '너라도 가 봐'라는 회사 대표님의 부탁이 있어서 리포터 응시를 했는데 덜컥 합격했다. 그렇게 리포터를 우연한 기회에 잡았다."

- <남자의 자격>에는 본의 아니게 배다해씨와 경쟁 구도가 되지 않았나.
"배다해 언니가 노래를 잘 하고 예쁘다. 지금도 친하게 지낸다. 당시 경쟁 구도가 있었기에 저희 두 사람이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었지, 만일 한 명이었다면 경쟁도 없었고 주목 받지도 못 했을 것이다. 당시 김국진 오빠는 '네가 좋아하는 노래를 꾸준히 해서 우리가 이렇게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니 힘들어도 열심히 하라'는 조언으로 저를 북돋워주었다."

- 좋아하는 음악에서 리포터뿐만 아니라 엔터테이너에서 연기까지 해야 하기에 부담감이 있을 법한데?
"배우라는 호칭이 아무에게나 붙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은 다양한 분야에서 오는 배우가 많다. 훌륭한 배우 분들이 많고 배우가 해야 할 몫이 많기에 배우라는 호칭이 제게 붙는다는 것에 대해 아직도 부담스럽다. 진짜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다. 연기에 대해 배울 수 있고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닿는다는 것에 감사한다. 부담감보다도, 열심히 해야 하겠다는 감사함이 더 크다.

제가 나오는 공연이나 작품은 꼭 보고 싶게 만드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혹 실망하는 일이 있더라도 '선우가 연극에 나와? 꼭 봐야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발칙한 로맨스 선우 수지 남자의 자격 김국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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