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EBS국제다큐영화제 포스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EBS국제다큐영화제 포스터 ⓒ DMZ영화제, EBS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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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거의 동시에 개막했다. 5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와 EBS국제다큐영화제가 각각 17일과 18일 하루의 간격를 두고 나란히 막을 올린 것이다. 두 영화제는 국내 다큐멘터리 영화 지원과 저변 확대를 위해 애쓰고 있는 대표적 영화제들이다. EBS 영화제가 10년의 시간 동안 다큐 활성화를 위해 애써왔다면 DMZ 영화제는 제작지원을 늘리며 다큐 영화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천안함프로젝트>의 상영 중단에서 보듯 다큐 영화는 뜨거운 감자의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거침없이 들이대는 카메라가 쾌감을 주기도 하지만 한쪽에서는 그것을 불편하게 느끼고 부담스럽게 생각한 나머지 보이지 않는 손을 동원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기도 한다. 다큐의 카메라가 사회적 약자의 시선에 머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큐멘터리가 하나의 사안에만 머무르지는 않는다. 자연과 생명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기도 하고 건축이나 기술, 평범한 일상사를 깊이있게 조명해 관객들과 교감을 나누기도 한다. 때로는 지난해 흥행한 <두 개의 문>처럼 언론의 역할을 맡아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알려주기도 한다.

지루하거나 재미없다거나 하는 선입관을 없애주는 것도 이들 다큐 축제가 지향하는 방향이다. 다큐멘터리의 맛을 제대로 알려주는 두 개의 풍성한 다큐 축제는 가을날 다큐멘터리 애호가들 만이 아닌 다양한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들에게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 다만 두 개의 다큐영화제가 같은 기간 경쟁적으로 열린다는 점은 어느 다큐 감독의 말대로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는 두 다큐멘터리 영화제가 본의 아니게 경쟁하는 모습이 됐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국내 다큐영화 큰 손 역할...'만신'으로 문 열어

 17일 저녁 판문점 인근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17일 저녁 판문점 인근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개막식 ⓒ 성하훈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17일 저녁 미군기지였던 판문점 캠프 그리브스에서 개막했다. 배우 박상민 김규리의 사회로 열린 개막식에는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 민병록 영화평론가협회장, 배우 안성기 등 국내외 영화인들을 비롯해 김문수 경기도지사, 최성 고양시장 등 600여명의 관객이 함께 했다.

개막작은 박찬경 감독의 <만신>이 상영됐는데, 황해도 무당 김금화 선생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씨 등이 김금화 선생의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을 연기했다. 극영화적 요소와 연출이 많이 가미된 영화는 색다른 다큐멘터리로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이번 DMZ영화제에는 모두 38개국 119편이 다큐멘터리 영화들로 풍성한 다큐 잔치상을 차렸다. 호평을 받은 개막작 <만신>을 비롯해 낙태 문제를 소재로 한 <자, 이제 댄스타임>, 홀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려 화제가 된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씨의 이야기를 담은 <망원동 인공위성> 등 작품들 수준이 상당히 탄탄하다.

여기에 올해 부산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작이었던 <논픽션 다이어리>와 <산다>, 인디다큐페스티벌 화제작 <주님의 학교>, 최근 열린 일본 야마가타 다큐멘터리영화제 수상작인 <거미의 땅> 등이 주요 라인업을 이루고 있다. 성매매를 소재로 한 <섹스를 사세요>나 아프카니스탄 여성운동의 모습을 담은 <모타라마> 등은 주목되는 작품들이다.

정전 60주년을 맞은 특별전과 중동, 남아프리카 공화국 특별전 등 기획 프로그램들도 알차게 준비돼 있다. 분쟁 지역에 초점을 맞춘 작품들로 구성돼 있는 데, 특히 정전 60주년 특별전에 상영되는 싱가포르 작품 <위대한 극장 북조선>은 북한의 영화교육에 대한 다큐멘터리라는 점에서 흥미를 끌고 있다.

DMZ다큐멘터리영화제는 상영뿐만 아니라 제작지원을 늘리면서 국내 다큐시장 변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두 개의 문> <어머니> <자, 이제 댄스타임> 등은 DMZ영화제의 제작지원을 통해 완성된 영화들로 국내 다큐멘터리 제작에 큰 손 역할을 하고 있다.

조재현 위원장이 적극적인 노력에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간섭 없는 지원을 하면서 국제적인 경쟁력도 갖춰나가고 있다. 재미가 곁들여진 대중적인 작품들도 상영작으로 많이 선정하는 등 다큐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어 해마다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DMZ영화제는 지난해까지 파주 일원에서 펼쳐졌으나 올해는 일산으로 장소를 옮겼다. 오는 23일까지 일산 롯데시네마 라페스타에서 개최된다.

[EBS국제다큐영화제] 국내외 영화제서 검증받은 작품, 방송으로 관람 가능

 18일 저녁 고려대학교 LG-포스코 경영관에서 열린 EBS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에서 심사위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18일 저녁 고려대학교 LG-포스코 경영관에서 열린 EBS국제다큐영화제 개막식에서 심사위원들을 소개하고 있다. ⓒ EBS국제다큐영화제


EBS국제다큐영화제(이하 'EBS다큐영화제')는 18일 저녁 고려대학교 LG-포스코 경영관에서 개막식을 갖고 10번째 행사의 출발을 선언했다. 개막작은 영국에서 제작딘 <블랙 아웃>으로 전기가 부족한 서아프리카 빈국 기니의 모습을 소재로 하고 있다. 인구의 80%가 전기를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사정이다 보니 시험기간이 되면 학생들은 공부하기 위해 도로의 가로등 주변으로 몰리는 현대판 형설지공을 내용에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영화제의 칸으로 불리는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2012년 최고의 화제작이었다.

EBS다큐영화제는 올해 23개국 54편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소개하는 데, 상영관뿐만 아니라 방송 채널에서도 8시간 이상 상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상영관을 찾지 않더라도 방송을 통해서도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 지역의 경우 EBS 스페이스와 광화문 인디스페이스, 고려대 KU시네마트랩, 건국대 KU시네마테크 등 모두 4곳에서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올해 영화제에는 한국 다큐멘터리, 가족과 교육, 도시와 건축, 기술과 문명, 뮤직 다큐멘터리 등 특징적인 주제에 맞춰 작품들을 선보인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점차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 <나의 어머니 그레텔>은 2012년 스위스 로카르노영화제에서 비평가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아버지의 이메일>은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최우수상 수상작이었다. 이승준 감독의 <달팽이의 별> 역시 암스테르담 다큐영화제 장편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국내외 영화제에서 검증받은 작품들이 상영작 목록에 올라 있다.

EBS다큐영화제 역시 2009년부터 사전제작지원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이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면서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또한 워크숍이나 마스터 클래스 개최 등을 통해 다큐멘터리 비전에 대해 연구하고 제작자들에 대한 교육도 힘쓰는 등 다큐영화제의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오전과 저녁시간 대 방송을 모두 상영작으로 편성해 놓고 있어, 방송의 공익적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고 있다. 파격적인 편성을 통해 극장을 찾기 힘든 관객들의 다큐멘터리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EBS다큐영화제는 오는 25일까지 개최되며, 5개 부문의 수상작을 선정해 미화 3만 달러의 상금을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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