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남포동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에서 영화인들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임권택 감독

2일 저녁 남포동에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전야제에서 영화인들을 대표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임권택 감독 ⓒ 성하훈


 부산국제영화제 남포동 전야제에서 지난해 핸드프린팅을 공개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남포동 전야제에서 지난해 핸드프린팅을 공개하고 있다. ⓒ 성하훈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2일 저녁, 부산영화제의 기원이었던 장소인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전야제 행사를 갖고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이날 전야제에는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해 임권택 감독, 배우 강수연, 조상구, 홍경인, 황금희, 서갑숙씨 등이 참석해 올해 부산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전야제의 핵심인 핸드프린팅 제막식도 열렸다. 이 행사에서 지난해 영화제에서 손도장을 남긴 영화배우 신영균, 일본 영화감독 와카마츠 코지, 멕시코 영화감독 아르투로 립스테인, 폴란드 영화감독 아그니에슈카의 핸드프린팅이 공개됐다. 특히 이들 중 일본 와카마츠 코지 감독은 지난해 부산영화제가 끝난 후 동경에서 불의의 사고로 숨져 영화제 측을 안타깝게 했는데, 그가 남긴 마지막 자취가 1년 만에 공개돼 의미를 더했다.

영화인들을 대표해 인사말을 한 임권택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많은 영화제가 있다는 것이 고맙다"며 "많은 관객들이 더욱 영화를 사랑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포동까지 더 아우른 2013 부산국제영화제의 행보

부산영화제의 태동지였던 남포동은 영화제의 중심이 해운대로 옮겨간 이후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매년 남포동에서 전야제가 열리지만 영화인들보다는 지역 정치인들을 위한 행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행사 주관을 부산영화제가 아닌 중구청이 맡아 진행하고 있는 탓에 영화인들은 뒷전에 밀리고 주로 지역 정가 인사들이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2011년에는 부산영화제가 남포동을 완전히 배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부산영화제와의 관계성을 잇기 위한 끈질긴 노력으로 지난해는 주말동안 30여 편의 작품을 상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전작품 위주라 관객들의 발걸음이 많지는 않았다.

올해는 영화제 측이 남포동에 40편을 배정하면서 예년보다 조금 더 배려했다. 감독과 배우들의 야외 무대 행사도 주말에 총 6회 열릴 예정이다. 배우 박중훈과 하정우가 연출한 영화 등이 남포동에서도 관객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올해는 비프광장에서 대형 화면을 통해 개막식을 중계한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하루 앞둔 2일 저녁 해운대에서 열린 비프빌리지 점등식

부산국제영화제를 하루 앞둔 2일 저녁 해운대에서 열린 비프빌리지 점등식 ⓒ 성하훈


 부산영화제를 하루 앞두고 2일 저녁 열린 비프빌리지 점등식에서 서갑숙, 조상구, 황금희, 홍경인 등 영화배우들이 고사를 지내고 있다.

부산영화제를 하루 앞두고 2일 저녁 열린 비프빌리지 점등식에서 서갑숙, 조상구, 황금희, 홍경인 등 영화배우들이 고사를 지내고 있다. ⓒ 성하훈


비프빌리지 점등 완료..."마음껏 즐겨주시길"

해운대의 전야 행사인 비프빌리지 점등식은 8시부터 해운대 모래사장에 설치된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남포동 전야제가 핸드프린팅 공개행사라면 해운대 전야행사는 실질적인 전야제로 영화제의 상징적 역할을 하는 비프빌리지를 여는 시간이다.

점등식에는 이용관 위원장을 비롯해 안병율 부위원장, 전양준 아시안필름마켓위원장, 김지석 프로그래머 등 영화제 주요 인사들이 모두 참석했고, 해운대구청장과 배우들이 함께해 비프 빌리지의 불을 밝혔다. 이후 이들은 고사를 지내며 영화제의 안녕을 기원했다.

이용관 위원장은 해운대에 모인 관객들에게 "즐겁게 지낼 수 있는 부산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요청했고, 해운대구청장은 지역 발전에 영화제의 역할이 크다며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해운대 비프빌리지는 야외무대와 각종 홍보 부스, 안내 데스크, 영화제 기념품을 파는 비프샵 등으로 구성돼 있다. 야외무대에서는 영화제 기간 중 주말과 한글날 공휴일 등의 4일 동안 16회의 야외무대 행사가 예정돼 있는데, 삼성 산재피해자를 소재로 한 <또 하나의 가족>과 곽경택 감독의 <친구2>가 개봉을 앞두고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한다.

올해는 개막을 앞두고 태풍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영화제 측은 내심 기상 변화에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영화제 측은 기상악화에 대비해 바다 쪽에 모래 장벽을 쌓아 놓았다. 영화제 관계자는 "태풍이 온다고 하지만 크게 영향을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일단은 비켜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만 상황에 맞게 융통성 있게 대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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