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박진영이 열창을 하고 있다.

가수 박진영 ⓒ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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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가수 박진영이 SNS를 통해 결혼 발표를 했다. 그는 예비신부를 9살 연하의 평범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오랜 시간, 많은 대화를 통해 드디어 그녀가 자신의 프러포즈를 승낙했고, 다음달 10일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박진영의 결혼 발표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터져 나왔다.

언제나 이슈를 몰고 왔던 그가 이렇게까지 꼭꼭 감추고 비밀 연애를 했던 것을 보면, 정말로 그녀를 존중하고 아끼고 있는 듯하다. 그녀는 박진영에게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말을 거듭 강조했다고 한다. 결혼 발표 글에서 "계속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며 기자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한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의 결혼 소식이 핫뉴스로 선정되지 않을 수가 없다. 어제 오후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실시간 검색 1위는 '박진영 결혼'이며, 이에 관련한 기사들은 페이지가 몇 차례나 넘겨질 정도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JYP의 수장이며, 가요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탑 프로듀서가 결혼 발표를 했으니 순식간에 떠들썩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군다나 그의 결혼이 초혼이 아닌 재혼이라 더더욱 이슈가 되고 있다. 여기엔 여러 가지 낭설과 추측, 그리고 악플까지 함께 동원되고 있는데, 박진영 입장에서 보면 그리 달가운 것들은 아닌 듯하다. 많은 연예인들이 결혼과 이혼을 반복하며, 또 재혼 소식을 알리기도 하는 걸 보면, 박진영도 그 숱한 연예인들의 복잡한 결혼 스토리에 하나를 더 보태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이번 박진영의 결혼 발표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 결혼 발표 전 그가 내놓은 새 앨범을 들으면서, 또 그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말들을 떠올려 보면서 무언가 달라진 그를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돈, 명예, 사랑 중에 사랑이 제일 낫더라'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열린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박진영이 열창을 하고 있다.

박진영은 최근 새로운 앨범 < Halftime(하프타임) >을 발표했다. ⓒ 이정민


박진영은 얼마 전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이스라엘 여행 후 성, 결혼, 연애, 일 등 내가 생각했던 모든 것이 다 바뀌었다"며 "지난 모든 주장과 논리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바뀐 가치관을 노래에 담았고, < Halftime(하프타임) >이라는 제목의 앨범으로 세상에 내놓았다. 앨범의 타이틀곡은 '놀만큼 놀아봤어'이며, '사랑이 제일 낫더라' 라는 곡을 선공개한 바 있다.

앨범을 들어보면, 그가 가져왔던 가치관, 추구했던 행복, 성취하고자 했던 자아실현, 삶을 살아가는 궁극적인 목적 등에 얼마나 큰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너무 심오하고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한 번쯤은 반드시 생각해 볼 것들이기도 하다. 그는 앨범을 통해 '뭐 때문에 열심히 살지', '돈을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 '무엇으로 나를 채울지' 하는 것들에 물음표를 던졌다.

그의 노래 속에는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한 후회와 고백이 담겨 있다. 대중의 박수를 받아보기도 했고, 돈도 많이 벌어도 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채워지지 않고 늘 배가 고프더라는 고백. 예쁜 여자, 섹시한 여자들과 어울려도 봤지만 그것이 진정한 사랑과는 무관하더라는 고백. 그리고는 결론적 메시지를 남긴다. '돈, 명예, 사랑 중에 사랑이 제일 낫더라!'

사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은 남녀 간의 사랑을 지칭하지는 않는다. '사랑이 제일 낫더라' 가사는 그의 종교적 신앙고백에 더욱 가깝다. 그러나 이를 통해 그는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여야만 하는지 어렴풋이나마 깨달은 듯하다. 가짜 사랑을 쥐고 있다가 진짜 사랑을 만나 놀라고 감격해 하는 어린 아이처럼 말이다.

사랑에 대한 개념이 달라졌고, 돈을 왜 벌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바뀌었으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총체적인 고민에 답을 찾은 듯하다. 그렇게 만난 새로운 인연, 자신에게 허락된 사랑에 한없는 감사의 마음을 간직한 채 말이다.

그래서 그의 결혼 소식은 다른 연예인들과는 다르다. 그가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벌게 되었는지, 얼마나 더 유명세를 떨치게 되었는지에 대한 변화가 아니라,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그리고 그 사랑의 가치가 얼마나 위대한지를 깨달은 후 만나게 된 인연인 듯해서 말이다.

박진영의 결혼 생활 역시 언제나 봄날은 아닐 것이다. 다투기도 할 것이고, 또한 이런 저런 갈등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인지했다는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축복이다. 돈, 명예 따위에 사랑을 결부시키지 않는다는 것은 요즘 같은 시대에 매우 소중하고 진귀한 깨달음이다. 모쪼록 그 믿음 그대로 서로를 사랑하는 동반자로 살아가길 소망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블로그(DUAI의 연예토픽),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박진영 사랑이 제일 낫더라 하프타임 놀만큼 놀아봤어 JY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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