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방송된 MBC <라디오 스타>에서 눈물을 보인 그룹 카라의 구하라.

지난 4일 방송된 MBC <라디오 스타>에서 눈물을 보인 그룹 카라의 구하라.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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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카라의 구하라와 강지영이 눈물을 흘렸다. 그것도 독설이 오가고 치부를 들춰내며 재미를 전하는 MBC <라디오스타>에서.

구하라는 연애에 대한 질문이 부담스럽다는 이야기를 하던 중, MC 규현이 '연애돌'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자 물병을 집어 던지고, "내가 입 열면 끝난다"는 말에는 "오빠도 당당하지 못하잖아요!"라고 외치며 울음을 터뜨렸다. 졸지에 구하라를 울린 규현은 당황했고 옆에 앉아있던 한승연마저 "너무한다, 우리도 듣는 게 있다"며 정색하는 바람에 네 MC들은 모두 굳은 채 멋쩍어 하기 바빴다

그리고 얼마 후, 강지영 역시 눈물을 흘렸다. 강지영은 MC들이 애교를 요구하자 갑작스레 눈물을 흘리며 "애교가 없는데 왜 자꾸 시키느냐"고 말해 다시 한 번 MC들을 당황시켰다. 구하라와 강지영의 눈물이 화제가 되며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불편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불편한 질문에는 눈물...다큐가 되어버린 예능

 <라디오 스타> MC들의 애교를 보여달라는 요구에 눈물을 흘린 카라의 강지영.

<라디오 스타> MC들의 애교를 보여달라는 요구에 눈물을 흘린 카라의 강지영. ⓒ MBC


구하라가 연애 이야기를 부담스러워 하는 제스처를 취한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사실 그동안의 열애설 등으로 상당한 마음고생을 했다는 점에서 눈물까지도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분위기다. <라디오 스타>의 분위기를 먼저 인지하고 있어야 할 게스트들이 특유의 분위기에 상응하는 질문에 제대로 대처를 못함으로써 결국 예능을 다큐로 만든 것이다.

구하라의 열애사실 등은 이미 공론화된 문제였다. 구하라 역시 "하지 말란다고 질문을 안 할거냐"며 그 분위기를 인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질문에 딱히 세세한 디테일을 말하지 않더라도 담담하게 '열애설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고 말하며 흘린 눈물이었다면 차라리 훨씬 더 이해하기가 쉬웠을 것이었다. 그러나 그런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불쾌하단 식의 태도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것이 구하라의 눈물이 불편했던 이유다.

그동안 카라 막내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던 강지영 역시 MC들이 크게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느끼지 못한 시점에서 터져 나온 눈물은 뜬금없었다. 굳이 울지 않고도 부드럽게 빠져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있었다. 하지만 뜬금없는 눈물로 인해 MC들은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못했다. 결국 <라디오 스타>분위기는 카라의 비위를 맞춰주는 형태로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라디오 스타>의 분위기를 엄연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눈물을 흘리거나 정색을 하며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든 출연진에게 대중의 반응이 좋을 리가 없다. MC들이 독한 질문을 던지지 못한 탓에 결국 눈물은 더욱 부각됐고, 지난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혹평도 눈에 띈다.

그들은 애초에 생계형 아이돌로 이미지 메이킹을 시작했다. 대중들은 아무데나 불러주면 달려가고 열심히 최선을 다하던 그들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고, 카라도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그들이 일본 진출로 인해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면서 단숨에 톱스타가 된 이후, 그룹 해체 위기 등의 잡음이 있기도 했지만 지금껏 성공한 그룹으로서의 이미지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나 카라가 <라디오 스타>에서 보인 모습은 '생계형 아이돌'을 표방하던 데뷔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물론 톱스타가 된 이전과 이후의 대접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언제나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던 그들이 어느새 자신들의 비위를 건드리는 것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그것도 치부를 드러내며 웃음을 선사하는 <라디오 스타>에 굳이 출연해 보였다는 것은 심각한 실책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라디오 스타 구하라 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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