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현주

ⓒ 호호호비치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5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숨바꼭질>. 여기에는 "촬영이 시작될 때부터 개봉 전까지 되게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놓은 배우 손현주가 있었다.

손현주는 시나리오가 좋아 출연을 결심했으면서도 혹여 자신 때문에 관객에게 외면을 받을까 걱정하고, 또 긴장했다. "중압감이 없다면 말이 안 된다"면서도 "이제 면피는 했다"고 관객에게 고마움을 표하는 손현주를 만났다.

"어머니도 영화 보고 혈압약 드셔...내가 찍었지만 무서웠다"

<숨바꼭질>의 시나리오를 받아든 손현주에게 가장 먼저 밀려든 것은 '생활 공포'였다. 새벽에 시나리오를 읽다가 긴장감에 2~3번을 끊게 됐다고. 연출을 맡은 허정 감독은 이런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촬영장에서 초시계를 놓지 않았다. 배우들에게는 자연스럽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 손현주는 "한순간도 긴장을 놓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20년 동안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소한 캐릭터를 많이 맡았습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추적자>(2012)에서 백홍석을 연기했죠. 많이 외로웠습니다. 누구 하나 백홍석을 도와주는 사람이 없잖아요. '우울증이 이렇게 걸리는구나' 싶더라고요. 보통 한 작품 끝나고 많이 쉬지 않는데, 그때는 2개월 가까이 쉬었습니다. 그러던 중 <숨바꼭질> 대본을 봤죠. 백홍석에게서 벗어날 수 있겠더라고요."

 배우 손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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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자> 이후 그에게 들어온 캐릭터 중에는 백홍석과 유사한 인물이 많았다. 하지만 비슷한 역할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때 만난 작품이 바로 <숨바꼭질>이었다. 앞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촬영하고, 선보였지만 출연 제의는 <숨바꼭질>이 먼저였다. 손현주는 "생활심리공포가 마음에 확 다가왔다"면서 "시사회 때, 완성본을 처음 봤는데 다 알면서도 몇 군데에서 공포스럽더라"고 말했다.

"무대 인사를 다니면, 영화에 대해 알고 오시는 분과 아무것도 모르고 오시는 분들의 반응이 확연히 달라요. 보통 얼굴이 빨개지시더라고요. 그런 분들을 보면 직접 가서 악수합니다. 안정을 좀 찾으시라고요. 저희 어머니도 영화 보고 혈압약을 드셨다고 하더라고요. 딸이 중3인데 친구들이랑 영화를 봤대요. '아빠 수고했어. 근데 얘기를 해야 할 거 아냐. 가족영화라고 했잖아'고 하던데요.(웃음)" 

손현주가 대학로 연극배우들의 전화번호를 저장하는 이유 

 배우 손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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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주는 "요즘 '잘 생겼어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미소 지었다. 극장에 영화를 걸어놓고 드라마 <황금의 제국>을 통해 안방극장 시청자까지 동시에 공략하고 있는 손현주는 "방송이 시청률이라면, 영화는 관객 수가 눈에 보이지 않느냐"면서 "요즘 영화가 예산이 상당이 큰데, 영화배우라면 무거운 마음의 짐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저만 해도 <숨바꼭질>을 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데 송강호, 김윤석, 하정우, 설경구, 최민식, 이병헌 등 대단한 배우들은 얼마나 중압감이 클까요. 영화는 제가 하고 싶어서 되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23~4년 동안 연기한 것도 버텼다기보다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어떤 작품이 올지 설레는 순간이 가장 기분 좋죠. 끝이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가고 있습니다."

손현주는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 중 <첫사랑>과 <장밋빛 인생>, <추적자>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가 늘 들었던 이야기는 "일주일 밖에 못 나오는데 괜찮겠어요?"였다. 그러나 절실함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손현주는 사라질 운명이던 배역에 숨을 불어넣었고, 어느덧 대중은 그의 연기를 기대하게 됐다. 손현주는 그때의 자신처럼 지금도 어딘가에 묻힌 진흙 속 진주를 소개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대학로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정말 많아요. 그 배우들의 전화번호를 휴대전화에 저장해서 갖고 다닙니다. 그들을 소개할 때 제일 기뻐요. 전 연기 잘하는 배우들만 소개합니다. 주위에 '정말 좋은 배우가 있다. 날 믿고 캐스팅해보라'고 하죠. 저 역시 두려움이 있지만 감추고요. 저도 연극을 했고, 극단 출신이니까 이들에게 길잡이 노릇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숨바꼭질>에도 몇 명 있습니다. 누구냐고요? 에이. 그건 나중에, 다음 인터뷰 때 알려드릴게요."

 배우 손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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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 손현주 황금의 제국 문정희 전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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