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길매직' 숨은 주역 디오고와 찌아고 인천 유나이티드 봉길 매직의 숨은 주역인 디오고(왼쪽)와 찌아고가 공을 몰고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 '봉길매직' 숨은 주역 디오고와 찌아고 인천 유나이티드 봉길 매직의 숨은 주역인 디오고(왼쪽)와 찌아고가 공을 몰고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 남궁경상


많은 축구인들이 국내 K리그 클래식 14개 팀의 전력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K리그가 평준화를 이루고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일명 '보너스 카드' 외국인 선수의 활약은 좋은 성적을 위한 필수조건이다. 이러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대체로 팀 성적과 비례한다.

실제로 데얀, 몰리나, 아디 등 A+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FC서울을 비롯하여 케빈과 레오나르도를 보유한 전북 현대, 그리고 하피냐와 마스다를 보유한 울산 등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한 구단들은 결정적인 한 방을 해결해주는 이들의 맹활약 덕분에 리그 상위권을 형성하며 치열한 선두 싸움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봉길 매직'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어떨까? 인천은 사실 라돈치치와 데얀을 팀의 주포로 키워 다른 팀으로 보낸 이후로 외국인 선수에게 재미를 크게 보지 못했다. 그나마 2009년 코로만, 2010년 브루노, 2011년 카파제, 2012년 이보 정도가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지만 팀 전력의 중심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전과 달라졌다. 인천은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쌈바 특급' 디오고와 찌아고를 영입했다. 이들을 영입할 당시 구단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디오고는 큰 신장에도 불구하고 움직임이 많고 스피드와 기술이 뛰어난 장점이 있고, 찌아고는 빠른 발과 뛰어난 드리블 등 탁월한 개인기술을 가지고 있어 영입을 결정했다고 적혀 있다.

사실 대다수 인천팬은 시즌 전 이들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 매 시즌을 치러오면서 정말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팀에 왔지만 대다수가 소리 소문 없이 떠나갔듯이 이들도 크게 다르지 않겠냐는 반신반의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에 불과했다. 디오고와 찌아고는 현재 팀에 완벽하게 녹아들어 '봉길 매직'의 숨은 주역으로 우뚝 서고 있다.

'브라질산 골 폭풍' 디오고는 올 시즌 리그에서 현재 총 21경기에 나서 7골 2도움을 기록하며 이석현과 함께 팀 내 득점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전반기에는 매 경기 주로 선발 출전하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부상에서 회복해 좋은 몸 상태를 보여주고 있는 설기현과의 주전 경쟁에서 밀려 주로 후반전에 조커로 투입되며 팀 승리의 마침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자신의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할 수 있지만 디오고는 전혀 그런 내색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매사 진지한 태도로 훈련장에서 이전보다 더 솔선수범한 모습으로 팀 훈련에 임하며 김봉길 감독의 신뢰를 받고 있다. 특히 디오고는 지난 수원전에서 후반 교체 투입 뒤 곧바로 결승 헤딩골을 기록해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기도 했다.

그밖에 '삼바 치타' 찌아고의 활약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찌아고는 올 시즌 리그에서 현재 총 14경기에 나서 1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사실 수치상으로는 크게 돋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장 안팎에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청하고 있어 팀에 없어서는 안 될 보물로 자리매김했다는 후문이다.

찌아고는 주로 후반 중후반 무렵에 투입되어 빠른 순간 스피드 능력을 이용한 드리블로 지쳐 있는 상대 수비진을 헤집으며 득점을 이끌어내는 특급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라운드 서울전에서 문상윤의 결승골을 도운 것을 시작으로 9라운드 울산전에서도 1골 1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팀을 무승부로 이끌었다. 또 최근 강원전에서는 후반 종료 직전 남준재의 결승골을 도우며 팀의 상위 스플릿 진출에 큰 공을 세우기도 했다.

이렇듯 브라질 출신 디오고·찌아고 삼바 듀오가 완벽하게 팀에 녹아들며 활약을 이어가자 김봉길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숨기지 못하는 모습이다. 김 감독은 "디오고와 찌아고는 현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우리가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하기까지 이 두 선수의 희생과 노력이 정말 큰 보탬이 되었다"라며 이들의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추어올렸다.

이르면 다음 주부터 K리그 클래식 14개 팀이 스플릿 시스템에 의해 그룹A, B로 나뉘어 다시 리그를 시작한다. 상위 리그 시작을 앞둔 상황에서 디오고와 찌아고는 "1차 목표였던 상위 스플릿 진출에 성공해서 기쁘다. 앞으로의 목표는 ACL 티켓 획득과 더 나아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것이다. 팀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며 개인이 아닌 팀을 위해 뛰겠다며 한목소리로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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