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는 설기현(인천) 지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설기현(인천)이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동점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는 설기현(인천) 지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펼쳐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2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의 경기에서 설기현(인천)이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 남궁경상


인천 유나이티드가 FC서울과의 28번째 '경인 더비' 매치에서 승점 3점을 거두는 데 실패했다. 인천은 지난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22라운드 서울과의 홈경기에서 추가 시간 데얀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2-3 스코어로 패하며 아쉬운 눈물을 삼켰다.

양 팀 합쳐 5골이라는 스코어가 보여주듯 경기는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 전체적인 경기 양상은 서울이 도망가면 인천이 그 뒤를 쫓아가는 흐름으로 진행되었다. 전체적인 경기 템포도 빨랐고 양 팀 모두 수준 높은 축구를 선보이며 뜨거운 무더위 속에 경기장을 찾은 9,257명의 관중을 만족하게 하기 충분했다.

비록 패했지만, 인천은 '수장' 김봉길 감독을 비롯해 김남일과 이윤표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단단한 조직력을 무기로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한 서울을 상대로 꿀리지 않고 잘 맞서 싸웠다. 그 중심에는 '미추홀 스나이퍼' 설기현과 '돌아온 탕아' 이천수가 자리 잡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솔선수범한 자세로 후배들을 이끌었다.

첫 번째 득점을 기록한 설기현은 최근 3경기 연속골 행진을 이어갔고, 이천수는 날렵한 순간 움직임을 통한 공간 침투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로 설기현의 득점을 도우며 K리그 통산 32번째로 30G-30AS 클럽에 가입하는 데 성공했다. 득점을 도운 이천수는 설기현의 슈팅이 골문을 가르자 E석에 있는 관중들을 향해 어퍼컷 세레머니를 날리며 기쁜 마음을 마음껏 표출했다.

두 번째 골 장면에서는 '미추홀 런닝맨' 한교원의 공간 침투 움직임이 단연 돋보였다. 우측 측면에서 최종환이 공을 잡자 수비 뒤 공간에 숨어 있던 한교원은 크로스 타이밍에 맞춰 재치있게 앞으로 전진하며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교묘히 피한 뒤 정확히 발에 공을 맞히며 골네트를 갈랐다. 슈팅은 다소 빗맞았지만, 결과적으로 김용대 골키퍼가 역동작에 걸리며 꼼짝 못 하는 행운의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2-2 무승부로 끝나는 듯싶었던 후반 종료 직전. 인천은 마지막에 이어진 서울의 역습에 데얀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헌납하며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잠시 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렸고, 동시에 인천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반면 통쾌한 승리를 일궈낸 서울 선수들은 환호하며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경기에서는 아쉽게 패했지만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은 끝까지 경기장에 남아 관중석을 향해 침통한 얼굴로 인사를 건네는 선수들에게 '잘했다', '괜찮아', '사랑한다 인천' 등과 같은 격려의 멘트와 함께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며 힘을 불어넣어 주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패배로 인천(승점 35점)은 경남원정에서 3-0 완승을 거둔 수원(승점 36점)에 5위 자리를 내주며 6위로 22라운드를 마감했다. 앞으로 스플릿까지 남은 경기는 4경기로 인천은 강원(A), 부산(H), 수원(H), 전북(A)과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남아있는 모든 리그 경기의 대진에 상대 조건을 고려하여 살펴봤을 때 인천은 남은 경기에서 2승 정도만 챙긴다면 상위 스플릿 진출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눈에 보이듯 남은 상대가 만만치가 않다. 강원을 제외한 나머지 3팀은 모두 인천과 함께 상위리그 경쟁을 펼치고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강원전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공교롭게도 강원이 어제(10일) 성적 부진을 이유로 김학범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팀 분위기가 어수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이다.

최근 주춤한 분위기의 인천으로서는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지금껏 공들여서 쌓아온 탑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지난해 최하위라는 굴욕도 맛봤고, 승점 1점도 아니고 골 득실차로 하위 스플릿에 머물러야했던 아쉬움도 맛봤다. 하지만 모든 악조건을 이겨내고 일어났던 인천이었다. 지난 서울전의 뼈아픈 패배는 아쉽고 분하지만 이제 그 경기를 잊어야 한다.

반환점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 강원전을 터닝 포인트로 삼아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인천이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던 김남일과 이윤표도 체력적인 안배를 통해 다시 돌아오며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김태윤도 서울전에 깜짝 출격하여 회복을 알렸다. 경기까지는 1주일의 시간이 남았다. 한 해 농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이 시기에 인천은 조금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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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인천 유나이티드 홈페이지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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