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슈퍼스타K4> 우승자 출신 가수 로이킴

ⓒ CJ E&M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말하자면 Mnet <슈퍼스타K4>의 로이킴은 '사기 캐릭터' 같은 느낌이 있었다. 수려한 외모에 화려한 배경, 게다가 미국 명문대 입학을 눈앞에 두고 있는 수재. 이유 모를 거리감까지 느껴졌던, '가질 건 다 가진' 그가 처음 가깝게 보였던 건 <슈퍼스타K4> 마지막 생방송 현장이었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을 찾은 로이킴은 새빨개진 눈을 하고는 이리저리 시선을 옮기며 유독 쑥스러워했다. 처음으로 '로이킴'이 아닌 '김상우'라는 청년의 민낯을 보았다. "앞날을 한정짓지 않고 싶다"는 20살 청년에게 갑작스레 '오디션 프로그램 우승'이라는 왕관이 씌워진 광경을 목격하는 것만 같았다. 다행히, 로이킴은 그 무게를 잘 견디고 몇 개월 뒤 새 음반으로 대중 앞에 섰다.

"'엄친아다' '편하게 살았다', 편견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net <슈퍼스타K4> 우승자 출신 가수 로이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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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4>는 제 이름과 얼굴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된 프로그램이죠. 화제성이 있으려면 중요했던 거니까, 제 배경과 같은 게 부각된 부분에선 후회는 없어요. 거기에 그쳤다면 아쉬웠겠지만요."

굳이 스스로를 김상우라 소개하는 그에게 프로그램 제작진은 로이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의 말처럼 화제성 때문이었고, '엄친아'로서의 이미지를 조금 더 부각시켜 보이려는 의도 때문이었다. 프로그램 중간 "비춰진 이미지 그대로의 삶을 살고 있지 않다"며 다소 부담스러움을 드러냈던 그는 이제 조금은 담담해진 듯했다.

"'엄친아다' '편하게 살았다', 그런 편견들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무런 노력 없이 편하게만 살았다면 제가 절대 이 자리에 있을 수는 없거든요. '운도 노력하는 자에게 온다'고 하잖아요. 제 현재에 충실했고, 감사하게 운이 따라주면서 시너지가 된 거죠. 마냥 편하게 산다면 제가 절대 잘 될 거라 생각하지 않아요."

인터뷰에서 로이킴이 가장 강조했던 말은 "내 인생의 주체가 되고 싶다"는 것. '애늙은이 같다'는 반응에 잠시 웃던 로이킴은 "'닭띠들의 반란'이라며 아이유·샤이니 태민과 저를 언급한 기사를 봤는데, 댓글을 보니 한 분이 '로이킴이 두 사람과 동갑이냐'라며 물음표를 이만 개 붙이셨더라"며 "사실 내가 노안이기도 하고, 많이 조숙하게 봐 주시는 것 같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내 로이킴은 "정말 내 인생의 주체로 살고 싶다"며 진지한 눈빛을 내비췄다.

"아무 생각 없이 산다면 제 인생에 만족할 수 없을 것 같고, 의미 없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어쨌든 저를 두고 '편견'이 있잖아요. 제가 투자한 시간과 제가 흘린 땀을 간과하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한 번만 더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노력했을 때 얻은 결과와 노력하지 않았는데 얻은 결과가 다르다는 걸 그 분들도 알고 계실 테니까요."

"내가 크면서 내 그릇도 함께 커졌으면 좋겠다"

 Mnet <슈퍼스타K4> 우승자 출신 가수 로이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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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4> 심사위원 이승철은 언젠가 그를 두고 '쌈닭'이라 칭했다. 무른 줄만 알았더니 욕심도 있고, 물러서지 않는 강인함도 있다는 일종의 칭찬이었다. 음악 외적인 모습에서도 로이킴은 '돌직구'를 서슴지 않는 강한 면모가 있었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활자로 옮긴 그의 말들이 다소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오해는 마시라. 에둘러 말하지 않는 그의 화법은 그 순간에 솔직하고 있다는 방증이니까.

'음악을 전업으로 삼을 지 확실하지 않다'는 발언 또한 로이킴의 솔직함을 잘 보여 준다. 의미를 물어 보니 "음악은 직업이 아니더라도 죽을 때까지 할 것 같지만,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죽기 전에 한 번쯤 다 도전해 보고 싶다"는 뜻이란다. '다 가진 자'의 건방짐이 아니라, 오히려 20대 초반의 패기를 담은 말이다. 로이킴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한계를 설정하고 싶지 않다"며 "살다 보면 정말 희한한 기회들이 올 수도 있는데, 그걸 외면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특정한 꿈이 없다는 게 더 자랑스럽다"는 로이킴. 요리사, 바리스타 등 하고 싶은 걸 줄줄 읊다가도 다시 음악 얘기로 돌아오자 "음악에도 한계를 두고 싶지 않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한계성이 있는 뮤지션보다는 다른 옷도 멋있게 입을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며 "나이와 함께 서서히 멋있어지고, 더 무르익으면 더 맛있는, '묵은지'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해 보였다.

"지금은 너무 생각이 많고 걱정이 많아요. 제 그릇이 너무 작은 것 같아요. 제 스스로도 아직 제대로 못 담는 그릇 같아요. 하지만 제가 컸을 땐 제 그릇도 많이 커져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충분히 담을 수 있고, 다른 분들이 위로가 필요하실 때 그것마저 다 포용해 줄 수 있는 여유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어려운 목표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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