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맘마미아>에서 MC 민호가 하차 의사를 밝혔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2TV <맘마미아>에서 MC 민호가 하차 의사를 밝혔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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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주말 예능 <맘마미아>는 4월에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불과 한 달 만에 MC를 맡고 있는 샤이니의 민호가 물러난다고 한다. 이유는 월드투어 때문. 불과 한 달 전에는 예측할 수도 없었던 일정일까? 아니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스케줄이 불쑥 튀어나온 것일까?

하지만 어떤 이유를 댄다 해도, 불과 한 달 만에 프로그램의 MC 자리를 물러나야 한다는 것은 엄밀히 <맘마이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아마도 다른 만만한 기획사 소속 연예인이었으면 '찍혔다'느니, '퇴출'이란 말이 나와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런데 찍히기는커녕? 후임이 슈퍼주니어 규현이란다. 아니, 그 자리는 SM 아이돌들 전용석이었나? MBC <라디오스타> 역시, 군대에 간 슈퍼주니어의 희철 대신에 규현을 영입했었다.

MC 자리도 대물림…소속사의 힘?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달빛프린스>기자간담회에서 공동MC인 동방신기 최강창민이 하트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달빛프린스> MC였던 최강창민은 프로그램 폐지 후, 그 후속인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도 MC를 맡았다. ⓒ 이정민


현재 공중파 예능만을 놓고 봤을 때, 고정적으로 활약하는 아이돌 중 SM 소속의 수가 압도적이다. <라디오스타>의 슈퍼주니어 규현, <우리동네 예체능>의 동방신기 최강창민, <맨발의 친구들>의 슈퍼주니어 은혁, 그리고 물러난다고 하는 <맘마미아>의 민호까지.

<우리동네 예체능>은 다루는 게임 종목에 따라 게스트가 바뀌는데, 탁구에 샤이니의 민호, 볼링에 최시원까지, SM 아이돌들이 단골로 출연 중이다. 더구나, 이들 중 두 프로가 SM의 방계 회사, SM C&C에 소속된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강호동을 비롯해서, 신동엽·김병만·김수로 등 다수의 연예인들을 영입하고 있는 SM C&C의 상황을 볼 때, 앞으로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더 많은 SM 아이돌들을 만날 확률이 높아지면 높아졌지 낮아지지는 않을 듯하다.

능력 있는 기획사가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자기 소속사의 아이돌들을 끼워 넣는 게 하루 이틀 된 일도 아니다. 굳이 예능이라고 해서 문제가 될 게 있냐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드라마든, 예능이든 아이돌 한두 명 들어가는 게 예삿일이 된 상황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게 정도가 있는 것이지, 저렇게 대놓고 대물림까지 하는 상황은 노골적이지 싶다. 재벌집 자제라 하더라도 큰놈 앉았던 자리에, 작은 놈 앉히는 이런 일을 대놓고 하지는 않는다. 하다못해 상속을 해도 눈치껏 상속세라도 낸다.

특성화고 아이들 닮은 SM 아이돌  

예를 들어보자. 필자의 작은 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일반 고등학교였다. 그런데 워낙 특성화 고교로 아이들이 몰리다 보니, 작은 아이가 입학 할 때 이과 중심의 특성화 고교로 전환을 했다. 순진한 엄마는 설사 그렇다 해도 문과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주지는 않겠다는 학교 측의 말만 믿고 문과인 아이를 그 학교에 보냈었다.

그런데 웬걸, 학교 측에서 이과 학생들에겐 온갖 외부대회나 실험 실습 기회를 제공하며 이른바 입학 사정관제를 위한 스펙을 쌓아주고, 그것도 모자라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문과 학생들을 제물로 내신까지 이득을 챙겨주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반고의 평범한 성적으로는 현 대학 입시의 변칙적 입학 사정관제란 시스템을 뚫고 아이들을 대학에 보낼 수 없으니까.

JTBC의 <썰전>에서 3대 기획사를 평가하며, SM 아이돌들을 이런 특성화 고교 아이들과 같다고 했다. 학교에서 알아서 공부시켜주고, 스펙 쌓아주며 대학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해주는. 그렇게 어른들이 챙겨주는 학생들이 쌓은 스펙으로 대학을 여유만만하게 갈 때 순진하게 공부만 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입듯, 거대 기획사의 압도적 영향력 틈에서 또 어떤 MC 꿈나무가 스러져 갈 지 모를 일 아닌가.

<1박 2일>을 통해 국민 남동생의 이미지를 쌓아 드라마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승기가 어쩌면 예능에 진출하고 있는 SM 아이돌을 비롯한 대다수 아이돌들의 이상형일 수도 있겠다. 더구나, 샤이니의 민호나, 동방신기의 최강창민처럼 드라마에서 연기논란에 휩싸였던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장대한 포석이 아니라도, 이제는 저물고 있는 아이돌의 시대에 나이가 들어가는 아이돌들의 재취업이 시급한 과제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 되었든, 입학 사정관제 조차 불공정이라 낙인찍힌 마당에, 공공재인 방송에서 대놓고 불공정 거래가 있어서는 안 되지 않을까? 적어도 그런 오해는 받지 말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개인블로그(5252-jh.tys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SM 민호 규현 최강창민 우리동네 예체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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