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 파이널 무대에 선 악동뮤지션

지난7일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 파이널 무대에서 우승한 악동뮤지션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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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시즌2>(이하 'K팝스타2')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악동뮤지션과 방예담이 파이널 라운드에서 맞붙은 지난 7일, 결국 시청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은 악동뮤지션이 우승자로 선정 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이번 <K팝스타2>가 전과 같은 반향을 이끌어 내는 데 성공했는지는 의문이라는 점이다.

'시청률 뚝'...기대에 못 미쳤던 시즌2

시청률은 프로그램의 대중적 인기를 가늠하는 객관화 된 잣대 중 하나는 측면에서 보면, <K팝스타2>의 시청률은 기대에 못 미친 것이 사실이다. 10% 중후반을 상회했던 시즌1과 달리 10% 초반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방송 시작 전부터 방송 관계자들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것치고는 아쉬운 성적표다.

물론 시작은 좋았다. 초반에 실력 있는 참가자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손쉽게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MBC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가 인기에 힘입어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팝스타2>는 지난 7일 마지막 회 방송에서 전국기준 13.7%를 기록해 0.7%P의 근소한 차이로 <아빠 어디가>를 힘겹게 제쳤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생방송 경연에 접어들면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낙관이 무색할 정도로 <K팝스타2>의 시청률은 활로를 뚫지 못했다. 참가자들의 열정이 묻어나는 무대와 인상 깊은 장면들이 대거 만들어 졌지만, <아빠 어디가>를 큰 폭으로 따돌리지는 못했다. 시즌1 당시 동시간대 경쟁 프로인 <나는 가수다>가 <K팝스타>를 상대로 시청률 5%대의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과 다른 상황이다.

그만큼 <K팝스타2>는 화제성도 부족했다. 되새겨보면, 시즌1은 매 방송마다 화제를 불러 모았다. 박지민과 이하이의 양강 체제와 더불어 이승훈이 어디까지 올라갈 것인지에 대중의 관심이 모아졌고, 심지어 박진영의 '공기 반 소리 반'이라는 심사평조차 장안의 화제가 될 정도였다. 방송이 끝나면 엄청난 양의 기사와 리뷰가 동시에 쏟아질 만큼 상당한 이슈를 양산한 것이다.

이와 달리 시즌2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차분했다. 시청자들은 한 번 경험해 본 익숙한 구성에 전처럼 호응하지 않았다. 프로그램 자체에 신선함을 느끼지 못하게 된 것이다. 대중은 언제나 새로운 것에 열광하게 되어 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은 물론이거니와 전작과도 차별화 되지 않은 시즌2는 태생적으로 화제성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시청자들이 <아빠 어디가>처럼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채널을 돌린 이유다.

 유독 방예담에 무대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 박진영. 3일 방영 <K팝스타2> 중 한 장면.

유독 방예담에 무대에 극찬을 아끼지 않는 박진영. 3일 방영 중 한 장면. ⓒ SBS


시청자와의 간극 극복하지 못한 '그들만의 잔치'

<K팝스타2>가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얻게 된 데에는 구성의 문제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일종의 '드라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구도가 명확하며 시청자들이 쉽게 빠져들 만한 여러 가지 장치가 있을수록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 시즌1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두 천재소녀 박지민과 이하이의 치열한 라이벌 구도가 바로 이런 장치 중 하나다.

시즌2가 가장 취약했던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참가자들 개개인의 실력은 상당히 뛰어났는데, 이것을 포장하고 뒷받침만할 드라마가 부족했다. 구도 또한 명확치 않았다. 라이벌 전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다. <K팝스타2>는 시종일관 악동뮤지션이 저만치 앞서 달려가고, 나머지 참가자들이 뒤쫓는 형국이었다. 부랴부랴 방예담을 라이벌로 내세웠지만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대중의 흥미를 자극하는 장치가 사실상 부족했던 셈이다.

여기에 전체 점수 중 심사위원 점수 부분을 70%로 늘린 것 역시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사전 투표 10%를 없애면서 시청자 문자투표 반영률 30%만 남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세 심사위원들의 권한이 막강해졌다. 심사의 공정성을 기하고 인기투표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었겠지만 이는 그리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던 듯하다. 공공재인 방송을 이용해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시청자들의 참여를 최소화한다는 건 너무 이율배반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K팝스타2>의 패착은 '나의 참여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핵심을 간과했다는 데 있다. 스타는 전적으로 대중의 선택에 의해 만들어진다. 인기투표로 변질 되는 부작용이 있더라도 대중의 반응을 최대한 수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시즌3를 준비하고 있다면 이 부분은 반드시 수정할 필요가 있다.

 7일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 파이널 무대에 선 방예담

7일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2> 파이널 무대에 선 방예담 ⓒ SBS


대중의 일반적 의견과 괴리됐던 심사평 또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심사평이 대중의 의견과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번 시즌 내내 문제가 됐던 방예담에 대한 극찬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심사위원들은 하나 같이 방예담을 '천재'라고 일컬으며 그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흔쾌히 납득하지 못했다. 방예담이 경쟁자들에 비해 정말 월등한 무대를 보여줬느냐에 대해 심사위원과 대중의 시선이 엇갈린 것이다.

문제는 이를 풀어나가는 방식이었다. 양현석은 시종일관 TV와 현장의 차이점을 강조하며 "와서 들어보라"고 말했고, 박진영과 보아 역시 "우리는 시청자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되풀이했다. 이건 시청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대중을 가르치고 훈계해야 하는 대상으로 설정하는 순간 심사위원들과 시청자들의 반목은 극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정확한 심사기준이 무엇인지 조곤조곤 설명하려는 노력을 선행했어야 한다.

이런 식의 대응이라면 굳이 이 오디션이 방송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 TV로 무대를 보는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에서 '현장에서 들을 것'을 강조하는 건 심각한 모순이다. 이는 <K팝스타2>가 끝끝내 시청자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며 그들만의 잔치에서 머물렀던 이유다. 제대로 된 설득력을 부여하지 못한 심사평과 대중을 대하는 고압적 태도가 낳은 비극이었다.

오디션 범람 속 차별화된 오디션이라 불리던 <K팝스타>는 시즌2만에 시청률 하락, 낮아진 화제성, 안일한 구성, 심사에 대한 대중의 반감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다음 시즌의 성공을 쉽게 기약할 수 없게 됐다. 후속 프로그램으로 강호동의 새 야외 버라이어티가 들어오면서,  다음 시즌이 같은 시간대에 편성될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과연 <K팝스타>는 작금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고 내년에 시즌3를 출범시킬 수 있을까.

K팝스타2 악동뮤지션 방예담 양현석 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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