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장충동 그랜드 엠버서더 호텔에서 열린 MBC <댄싱 위드 더 스타>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자 중에 한 명인 오상진 아나운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 ⓒ 이정민


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가 공개 인터뷰를 통해 MBC를 퇴사한 이유와 프리랜서 선언을 한 이유 등을 솔직하게 밝혔다. 2일 오상진의 소속사 프레인TPC가 공식 홈페이지에 오상진과 나눈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 것.

이 인터뷰에서 오상진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파업과 관련한 일련의 일들이 제3자 입장에서 보기 유쾌한 일들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입사 이후 시청자 앞에서 밝은 모습만을 보여주던 내가 첨예한 갈등의 한 가운데 서 있는 것은 어쨌거나 쉽지 않았다"고 그간의 속내를 전했다. 또 퇴사 이유를 두고는 "시간이 흐를 수록 '과연 내가 누군가를 비난하고 미워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스스로 많이 생각해보게 되었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게 퇴사 이유다"라고 밝혔다.

지난 1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의 파업에 참가했던 것을 두고 오상진은 "나는 소신은 있는데 내가 무조건 옳다는 확신은 없는 편"이라며 "정치적인 사람은 확신이 있는 사람들일 것이다. 나는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굳이 따지자면 사회적이고 직업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이슈(파업)와 관련해서 내가 했던 일들은 내 소신에 의해서 한 것은 맞지만, 그게 절대선이라는 확신이 있냐 하면 꼭 그렇진 않은 것 같다"고 밝힌 오상진은 "회사일과 관련해서 내 소신이란 게 그다지 거창한 건 아니고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제 회사를 떠났으니 어떤 식으로든 회사와 관련된 소신을 발휘할 이유는 사라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일하는 방식은 프리지만 심리적으로는 이직한 직장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있다.

지난해 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는 파업에 참여하며 행사에 모습을 비췄다. ⓒ 유성호


프리랜서 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오상진은 "새 직장(프레인 TPC) 계약금은 없다"며 "오히려 내가 대표에게 신발 한 켤레 선물로 사주고 들어왔다"며 '돈'이 큰 이유가 아니었음을 강변했다.

"신문에나 나오는 얘긴 줄 알았는데 사표를 내니까 실제로 많은 회사들이 만나자고 했고, 돈 얘기하는 곳 많았고, 당장 돈 들고 찾아올 기세인 곳도 있었다"며 퇴사 직후를 회상한 그는 "그 와중에 프레인을 만났고, 이 얘기 저 얘기 하다 마음이 갔다"며 현 소속사에 합류한 이유도 함께 전했다.

현 소속사로 이직한 이후의 심경도 전했다. "일하는 방식으로는 프리랜서가 되었지만 심리적으로는 프리가 아니라 이직한 직장인"이라고 밝힌 오상진은 "솔직히 말하면 전 직장에서 내가 받은 월급이 내 능력에 비해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회사 다닐 때보다 더 생활이 나아질 지 확신은 없지만, 부양가족 있는 가장도 아니고 아직 젊으니 큰 걱정은 안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간 "내가 힘든 것보다, 부모님에 대한 죄송함이 가장 컸다"며 "식견과 철학이 누구보다 온건하신 부모님께서 아들의 행동을 말없이 지켜만 보시면서 많은 고민을 하셨는데, 아들로서 그런 고민을 안겨드렸다는 점이 정말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그는 전 직장인 MBC에 대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회사를 나온 지금, 동료들은 동료들대로 많이 보고 싶고 제게 기회를 주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한 회사는 회사대로 고마운 마음이 큽니다. 회사에 다니는 동안 행복했습니다. 저는 나왔지만 지금 MBC에서 방송을 하고 있는 후배들을 시청자들이 많이 응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오상진 MBC 프리랜서 아나운서 프레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