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을 소개하는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공식 홈페이지

한국 대표팀을 소개하는 201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공식 홈페이지 ⓒ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야구 최강의 자리를 놓고 다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3월 2일 개막해 열전에 돌입한다.

'야구의 세계화'를 내걸고 열리는 WBC는 2006년, 2009년에 이어 3회째를 맞이했다. 참가국 수가 종전 16개국에서 28개국으로 크게 늘어났고, 야구 월드컵이 2011년을 마지막으로 폐지되면서 진정한 세계 최고 권위의 야구 대회가 되었다.

한국은 2006년 1회 대회에서 김인식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이종범, 구대성, 박찬호, 이승엽, 이병규 등 당시 최고의 스타들이 모두 모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맞붙어 예상을 뒤엎고 3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2009년 2회 대회에서는 프로야구 현직 감독들과 박찬호, 이승엽 등 해외파 선수들이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하면서 대표팀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다시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감독이 "위대한 도전을 하겠다"며 비장한 각오로 나선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하며 1회 대회의 활약이 결코 우연이 아니란 것을 증명했다.

'삼수생' 한국의 가장 큰 고민은?

이번에 열리는 3회 대회는 훨씬 더 어려워졌다. 한국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투수진과 안정된 수비였다. 하지만 앞선 대회에서 한국의 투수진을 이끌었던 류현진, 김광현, 봉중근 등이 모두 빠졌다. 특히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불참한 류현진이 공백이 크다.

지휘봉을 잡은 류중일 감독의 가장 큰 걱정은 마운드에서 왼손 투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선발진에 서재응, 윤석민, 노경은이 버티고 있고 불펜에도 오승환, 유원상, 정대현 등 뛰어난 오른손 투수가 풍부하다.

반면 왼손 선발은 장원삼, 장원준뿐이고 불펜에도 차우찬, 박희수밖에 없다. 더구나 WBC는 투수 보호를 위해 투구수를 제한하기 때문에 오른손 투수에 편중된 한국은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WBC에서 투수는 1라운드 65개, 2라운드 80개, 준결승과과 결승전은 95개까지 공을 던질 수 있다.

타선에서는 포지션 중복을 해결해야 한다.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등 1루수 후보만 3명이고 유격수도 손시헌, 강정호, 김상수 등 3명이다. 일부 선수는 소속팀에서와 다른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2루수는 정근우, 3루수는 최정밖에 없어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2회 대회에 불참했던 이승엽이 다시 복귀했고 진갑용, 이진영은 1회 대회부터 개근했다. 베테랑이 많다는 것은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을 잘 이끌어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만큼 상대에게 약점이 노출되어 있다는 단점도 있다.

프로야구는 7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출범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그 배경에 WBC와 베이징올림픽 등 국제 대회에서 국가대표팀이 보여준 활약이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프로야구는 더 큰 날개를 달 수 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만 45명 '별들의 전쟁'

메이저리그 스타들이 각자 조국의 유니폼을 입고 대결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도 WBC의 매력이다. 이번 대회도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만 무려 45명이 참가하는 '별들의 전쟁'이다.

미국은 '야구 종주국'답게 호화 군단을 자랑한다. 뉴욕 양키스를 이끌었던 명장 조 토레 감독이 이끄는 미국은 지난 시즌 20승 6패 평균자책점 2.73을 기록하며 너클볼 투수로는 최초로 사이영상을 수상한 R.A 디키를 앞세웠다.

이 밖에도 신인왕 출신의 마무리투수 크레이그 킴브렐, 타격과 수비를 겸비한 MVP 출신의 포수 조 마우어, 통산 338홈런을 터뜨린 강타자 마크 테세이라, 지난 시즌 39도루를 기록한 셰인 빅토리노 등을 발탁하여 앞선 대회에서의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각오다.

베네수엘라 역시 전통의 강호답게 전원 메이저리그 출신으로 선수 명단을 채웠다. 특히 미겔 카브레라는 지난 시즌 타율, 홈런, 타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45년 만에 타격 3관왕에 오른 최고의 타자다.

도미니카공화국도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시즌 48세이브를 올린 페르난도 로드니와 42개의 홈런을 터뜨린 에드윈 엔카나시온, 최고의 공격형 2루수로 손꼽히는 로빈슨 카노 등 이름값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는다. 캐나다 역시 조이 보토, 저스틴 모노 등 메이저리그 MVP 출신이 버티고 있다.

반면 1, 2회 대회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3연패를 노리고 있는 일본은 자국 리그 선수만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다르빗슈 유, 스즈키 이치로, 구로다 히로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참가를 거부하자 차라리 이번 기회에 일본프로야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한국의 1라운드 상대는 네덜란드, 호주, 대만

이번 대회부터 참가국이 28개로 늘어나면서 지난 대회 성적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12개국은 곧바로 본선 무대에 진출했고 나머지 16개국이 예선전을 치러 살아남은 4개국이 합류해 총 16개국이 본선에서 격돌한다.

본선 1라운드는 16개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진행되며 한국은 네덜란드, 호주, 대만과 B조에 속해 대만에서 본선 1라운드를 치른다. 3월 2일 저녁 8시 30분 네덜란드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4일 저녁 7시 30분 호주, 5일 저녁 8시 30분 대만과 차례로 맞붙는다.

본선 1라운드에서 각 조의 1, 2위를 차지한 8개국이 본선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되며 패자부활전이 도입된다. 1차전에서 승리한 팀과 패한 팀끼리 승자 대결, 패자 대결로 2차전을 치러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 팀은 2라운드 결승에 선착하고, 승자 대결 승리 팀과 패자 대결 승리 팀이 패자부활전에서 맞붙는 방식이다.

지난 대회에서는 1라운드부터 패자부활전을 도입해 한국과 일본이 무려 5차례나 맞붙어 흥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한일전 가능성이 최대 3차례로 줄었다. 또한 연장 12회까지 승패가 결정되지 않으면 연장 13회부터는 주자를 1, 2루에 두고 공격을 시작하는 '승부치기'가 펼쳐진다.

한국은 1, 2회 대회 모두 일본에 발목을 잡혀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이번에도 당연히 최종 목표는 우승이지만 더욱 험난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다. 세 번째 '위대한 도전'에 나서는 한국 야구가 과연 WBC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고 돌아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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