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오후 여의도 KBS에서 열린 3차 TV토론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선거 개표방송도 경쟁하는 시대다. 19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준비한 18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정보'와 '재미' 그리고 SNS 시대에 걸맞은 '소통'이다. 

장장 12시간에 가까운 개표방송에서 3사의 고민은 지루하지 않게 시청자를 끌고 가는 방법이다. 차별화된 자료나 예능적인 재미,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 등은 3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전략. SNS 시대에 맞춘 유권자들의 '인증샷' 참여 콘텐츠 역시 3사 모두 빼놓지 않았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지상파 3사는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이어 공동 출구조사를 실시한다. 대선으로서는 처음이다. 출구조사는 코리아리서치센터·미디어리서치·TN_RI 등 조사기관에 의뢰해 전국 360개 투표소에서 8만6천여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다. 결과가 발표되는 19일 오후 6시께부터 개표방송 역시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SBS의 대선 개표방송인 '2012 국민의 선택' 진행을 맡은 (왼쪽부터) 편상욱 박선영 김성준 최혜림 아나운서

SBS의 대선 개표방송인 '2012 국민의 선택' 진행을 맡은 (왼쪽부터) 편상욱 박선영 김성준 최혜림 아나운서 ⓒ SBS


SBS - 20년치 지역별 표심을 한 눈에   

1부 오전 9시~오전 10시 30분, 2-7부 오후 3시~익일 오전 12시 30분

SBS는 콘텐츠의 차별화 전략에서 앞선다. 지난 4.11 총선 당시 각 지역구의 동별 판세를 제공하고, 900여명 후보들의 이념 성향을 분석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던 SBS는 이번 대선에서 지역별 투표 성향을 비교한다. 전 시군구에 걸쳐 과거 10년에서 20년치 표심(총선, 대선, 지방선거에서의 지지성향)을 그래픽으로 만들어 지역별 투표율이나 득표율, 연령대별 지지후보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 총선에서 후보간 득표율 추이를 줄다리기 등으로 표현했던 SBS는 3D 애니메이션의 활용도를 높였다. 이를테면, <정글의 법칙>이라는 예능의 틀을 빌려와 박근혜-문재인 두 후보가 전국의 정글을 돌며 득표율을 확인하는 형식이다. 이밖에 '친구달리기' '펜싱' 등 6종의 3D 애니메이션이 준비돼 있다.

하지만 정도는 지키는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SBS 김강석 선거방송기획팀장은 "예능적인 요소를 더하면 국민들이 원하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하는 것이 어렵다"며 "엔터테인먼트와 정치 이슈는 매치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MBC가 예능인 박명수를 개표방송 야외세트 진행자로 기용한 것을 두고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이다.   

 4일 오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첫번째 TV토론이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리는 가운데, 건물에 대선 개표방송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4일 오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의 첫번째 TV토론이 여의도 MBC본사에서 열리는 가운데, 건물에 대선 개표방송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 권우성


MBC - 눈이 즐겁고 편안한 방송   

1-3부 오후 4시~오후 7시 55분, 4부 오후 11시

MBC는 노조가 파업 중이던 지난 총선 당시 개표방송에서 3사 가운데 시청률 '꼴찌'를 차지했었다. 만회를 노리는 MBC는 이번 대선 개표방송의 역점을 '보기 편안한 방송'에 맞췄다. 장시간 방송하는 만큼 사람의 눈에 가장 편안한 색으로 색조를 선택하고, 한반도 모양에 맞게 터치스크린을 가로에서 세로 형태로 바꾸는 등의 변화가 이에 해당된다. 더불어 광화문 야외세트 진행자로 구은영 아나운서와 함께 박명수를 세워 재미를 담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대선에서 MBC는 인터넷 포털사이트가 아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카카오톡과 제휴를 맺었다. 카카오톡에서 'MBC 선택 2012'와 플러스친구를 맺은 유권자는 MBC로부터 실시간 개표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실시간 퀴즈나 인증샷 전송 등을 통해 유권자의 방송 참여를 독려한다.     

한편 MBC는 선거방송 사상 최초로 후보자 발언의 담론을 분석해 17일 발표했다. MBC가 소셜미디어 분석 전문업체 트리움을 통해 지난 9월초부터 12월초까지 박근혜-문재인 후보의 모든 공식 발언을 분석한 결과, 두 후보가 가장 여러 차례 반복해서 말한 단어는 '국민'인 것으로 나타났다. MBC는 "박 후보의 발언이 '위기'로 시작해 '약속'으로 이어지며 결론은 '행복'이라면, 문 후보는 '정치'로 시작해 '정권교체'를 강조한 뒤 '사람'을 위해 변한다는 논리를 펼쳤다"고 비교했다.   

 KBS 대선 개표방송의 진행을 맡은 (왼쪽부터) 박은영·황상무·엄지인·김진희 아나운서

KBS 대선 개표방송의 진행을 맡은 (왼쪽부터) 박은영·황상무·엄지인·김진희 아나운서 ⓒ KBS


KBS - 심혈 기울인 미디어 파사드

1-2부 오후 4시~9시, 3부 오후 10시

KBS는 최첨단 기술에 심혈을 기울였다. 먼저 광화문 KT건물 외벽에 가로 80미터 세로 60미터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건물외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영상물을 투사하는 방식)를 선보인다. 선거방송에서 미디어 파사드를 활용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KBS는 이곳을 통해 공동 출구조사 결과 발표 및 개표 상황 등을 중계할 예정이다. 내부 스튜디오에서는 청와대 내부와 광화문 등 9종류로 바뀌는 가상 세트를 준비했다.

KBS가 자체개발한 당선예측시스템 디시전-K 역시 이번 대선에서 활용된다. 방송 3사의 공동 출구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는 디시전-K는 개표율 3%가 넘으면 가동된다. 박인섭 KBS 선거방송기획단장은 "2002년 선거 당시 11시 반께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났지만, 이번 선거는 '초박빙'인 만큼 조금 더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LTE망이 동원된 이동중계 장비에 대해 KBS 측은 '비장의 무기'라고 표현했다. 박태서 선거방송기획단 팀장은 "마라톤 중계에 활동되는 장비로 화면의 끊김 현상이 없다"며 "생방송 중계 시스템은 아시아권에서도 순위를 다투는 수준으로 국내에서는 비교 불가하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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