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많은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그들 중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때문에 영화를 선택한 이들이 적지 않다. 이른바 '믿고 보는 배우'가 있는 것.

2월에 개봉해 화제가 된 <범죄와의 전쟁>에서는 하정우와 최민식이 관객을 끌었다. <추격자>로 관객의 눈에 든 하정우는 이후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하대세'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수상소감 한마디에 <577 프로젝트>라는 영화가 기획될 정도로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범죄와의 전쟁>에서 곽도원.

<범죄와의 전쟁>에서 곽도원. ⓒ 팔레트 픽처스


또한 이 영화는 곽도원이라는 새로운 스타를 만들었다. 이후 곽도원은 드라마 <유령>과 영화 <점쟁이들> <회사원> 등을 통해 올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사람으로 활약했다. 마치 야구선수 이대호를 연상케 하는, 넉넉해 보이는 그의 미소는 관객은 물론 함께 일하는 배우에게도 좋은 기운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같은 달 개봉했던 <디센던트>의 조지 클루니도 믿고 보는 배우다. 그의 팬은 그가 나이 들어가는 걸 안타까워할 정도로 그를 사랑한다. 더불어 그가 정치적으로 올바른 시위에 참여하거나 세월이 가도 여전히 댄디한 모습이 남아있는 것에 열광하기도 한다.

<마릴린 먼로와 함께한 일주일>은 미셸 윌리엄스의 독무대였다. 죽은 먼로를 부활시켰다는 평을 들었던 미셸의 호연은 이후 개봉한 <블루 발렌타인>과 <우리도 사랑일까>를 통해 국내 관객을 만났다. 이제 미셸 윌리엄스는 이름만으로도 영화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이른바 '티켓 파워'를 가진 배우 중 하나가 되었다.

 <럼 다이어리>의 조니 뎁.

<럼 다이어리>의 조니 뎁. ⓒ GK Films


4월에 개봉해 파란을 일으켰던 <은교>는 박해일과 김무열을 믿고 보는 여성 관객이 많았다. 또한 이 영화로 이제 김고은을 믿고 보는 관객도 생겼다. 조용히 상영되었던 은퇴한 록스타 이야기 <아버지를 위한 노래>는 숀 펜이라는 배우가 있어 관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다. 화제를 낳은 <코리아>에 배두나와 하지원이 없었다면 관객을 끌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크 섀도우>와 <럼 다이어리>의 조니 뎁도 관객이 '믿고 보는 배우'가 된 지 오래다. 팀 버튼 감독과 함께 작업하며 자신의 연기 세계를 구축해 온 그는 언제나 뭔가 색다른 영화들에 출연해 관객을 즐겁게 해주곤 한다.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임수정을 '믿고 보는 배우'의 반열에 올렸으며, 올해 최고의 매력남 '장성기' 류승룡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이제 그는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진다.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조정석이 그렇게 된 것처럼 말이다.

비록 흥행은 별로였지만 <나는 공무원이다>의 윤제문도 관객이 신뢰하는 배우다. 한편 <5백만불의 사나이> 박진영은 '믿고 듣는 작곡가'였는데, 올해는 배우로 데뷔하기도 했다. 김윤석과 김해숙, 김혜수 등 믿고 보는 배우가 무더기로 나왔던 <도둑들>이 흥행한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강철대오>의 김인권.

<강철대오>의 김인권. ⓒ 스페이스M(주)


코미디 영화팬에게 믿고 보는 배우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차태현이다.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이후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복면 달호>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다 <과속스캔들>로 대박을 터뜨렸다. <헬로우 고스트>는 "차태현 믿고 본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된 영화다.

<이웃사람> <바비>의 김새론이나 <광해> <강철대오>의 김인권, <루퍼>의 조셉 고든 레빗과 <회사원>의 소지섭, <용의자X>의 류승범도 은근히 '티켓 파워'가 강한 배우다. 특히 김새론은 어린 나이에, 김인권은 출연작이 크게 흥행하지 않았음에도 '티켓 파워'가 분명한 걸 보면 관객의 믿음은 나이나 흥행과 무관한 '연기력'과 '개성'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이제 2012년도 두 달여 밖에 남지 않았다. 그 기간에도 믿고 보는 배우들이 출연작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늑대소년>의 송중기, <복숭아나무>의 류덕환과 조승우, <26년>의 한혜진과 장광, <반창꼬>의 한효주와 <타워>의 설경구까지. 관객은 저마다 '믿고 보는 배우'가 있어 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당신에게도 '믿고 보는 배우'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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