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이 중국영화 <위험한 관계>를 연출하면서 장쯔이·장백지·장동건 등 아시아스타를 모두 캐스팅할 수 있었던 비법에 대해 털어놨다.

5일 오후 2시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영화 <위험한 관계>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장동건, 장쯔이, 장백지 등이 자리했다.

<위험한 관계>는 상하이를 뒤흔든 최고의 플레이보이 셰이판(장동건 분)과 단아하고 정숙한 미망인 뚜펀위(장쯔이 분), 관능적인 팜므파탈 모지에위(장백지 분)의 치명적인 삼각관계를 그린 작품. 1782년 쇼데를로 드 라클로의 서간체 소설이자 전 세계 유명 감독들에 의해 5차례 이상 영화화된바 있다.

허진호 감독은 취재진에게 세 명의 주연배우를 캐스팅했는데, 환상적인 캐스팅을 하게 된 비법은 무엇인지 질문을 받았다.


허 감독은 "한국 감독이 1930년도의 중국을 배경으로 한 중국영화를 찍는 것에 대한 부담은 상당히 컸다"며 "한국 배우가 한 명 작업을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장동건 씨는 중국영화 경험이 있고, 뭔가 장동건이라는 배우가 이런 극중에 셰이판, 나쁜 남자를 표현하는 게 머릿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지만 굉장히 새로울 것 같았다"며 "그래서 장동건 씨를 만났는데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었을 때여서 캐스팅이 시작이 됐다"고 설명했다.

장백지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감독이라면 꼭 같이 작업을 하고 싶은 배우"라고 호평했다. 허 감독은 "장백지는 <파이란>에서 너무 순수한 역할을 했는데 같이 하고 싶은 로망이었다"며 "'저렇게 청순한 배우가 있을까' '모지에위라는 강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고 고민했던 때를 떠올렸다.

허진호 감독은 "새벽 5시에 세수도 안 한 상황에서 상하이로 가 장백지 씨를 만났는데, 자기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며 "모지에위 역할과 자기 삶이 유사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가 본인의 생활에서도 많이 나온다고 해서 같이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장쯔이에 대해서 허 감독은 "'같이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시나리오를 좋게 봐줘서 작업을 하게 됐다"며 "이제까지의 장쯔이가 보여준 강한 역할보다는 본인이 숨기고 있지만 굉장히 소녀 같고 순수한 느낌을 잘 표현하지 않을까 해서 뚜펀위 역할을 맡기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허진호 감독은 "결과적으로 다 촬영을 끝내고 나서, 세 배우 외에 다른 배우가 떠오르지 않을 만큼 너무 잘 해줬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