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격의 '에이스' 진종오가 올림픽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선수단이 목표로 했던 10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진종오는 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그리니치 파크 왕립 포병대 기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 결선에서 662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함께 출전한 최영래는 661.5점으로 뒤를 이으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냈던 진종오는 예선에서 562점으로 5위에 그쳐 메달권 진입이 힘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569점을 쏘며 예선 1위로 결선에 오른 최영래가 금메달 획득의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진종오는 결선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총 10발을 쏘는 결선에서 첫발을 10.2점에 쏘며 기분 좋게 출발한 진종오는 두 번째 발을 9.5점에 쏘며 단숨에 4위로 올라섰다.

대부분 총알을 9점대 후반과 10점대에 명중시키며 순위가 가파르게 상승한 진종오는 마지막 발에 10.2점을 따내며 줄곧 선두를 지키던 최영래를 제치고 0.5점 차 역전 드라마를 그려냈다.

이로써 10m 공기권총 금메달에 이어 2관왕을 차지한 진종오는 이 종목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며 세계 최강자의 기량을 과시했다.

'은메달' 최영래... '4년 뒤엔 내가 금메달'


한편, 최영래는 예선 1위를 차지한 돌풍에도 진종오에게 역전을 허용하며 은메달을 따냈지만 한국 사격의 장래를 밝게 했다.

최영래는 첫 올림픽 결선 무대라 긴장한 탓인지 첫발을 8.8점에 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꾸준히 높은 점수에 명중시킨 진종오와 달리 최영래는 다섯째 발이 7.4점에 그치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마지막 한 발을 남겨두고 진종오가 불과 1.6점 차로 턱밑까지 추격해오자 더욱 부담감이 커진 최영래는 결국 8.1점에 그치면서 눈앞에 있던 금메달을 '선배' 진종오에게 내주고 말았다.

비록 금메달은 놓쳤지만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고 진종오와 함께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는 흐뭇한 장면을 만든 최영래는 4년 후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