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81kg급에서 우승한 김재범 선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고 있다.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81kg급에서 우승한 김재범 선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고 있다. ⓒ 런던올림픽조직위


한국 유도가 마지막 기대를 걸었던 김재범이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며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이뤘다.

김재범은 3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엑셀 제2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유도 남자 -81kg급 결승전에서 올레 비쇼프(독일)을 상대로 유효 2개를 따내며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따냈다.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비쇼프에게 통한의 유효를 내주며 안타깝게 금메달을 놓쳤던 김재범은 4년 만에 비쇼프와의 결승전이 다시 성사되자 결연한 얼굴로 매트 위에 올라섰다.

4년 전 실수를 절대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듯 김재범은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으로 비쇼프를 압박했다. 끊임없이 상대의 빈틈을 엿보던 김재범은 경기 시작 1분 만에 비쇼프의 안다리를 걸어 넘어뜨리며 유효를 따냈다.

자신감을 얻은 김재범은 계속 공격을 시도했고 또 다시 안다리 걸기를 성공하며 두 번째 유효를 추가했다. 반면 김재범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바쁜 비쇼프는 심판으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더욱 궁지에 몰렸다.

유효 2개를 따낸 김재범은 공격과 수비를 적절하게 사용하며 시간을 보냈고 다급해진 비쇼프가 공격해왔지만 효과는 없었다. 결국 5분의 정규시간이 모두 흘러가자 4년 전 패배를 설욕하며 금메달이 확정된 김재범은 주먹을 불끈 쥐며 환호했다.

이로써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에 이어 마지막 목표인 올림픽 금메달마저 따낸 김재범은 이원희에 이어 한국 유도 역사상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진정한 세계 최강자가 되었다.

4년 전 눈물이 이날의 금메달을 만들었다

김재범의 금 사냥 런던올림픽 4일째인 31일(현지시각) 런던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유도(81킬로 이하) 결승전에서 올레 비숍(독일)과 김재범(한국)이 금메달을 다투고 있다.

▲ 김재범의 금 사냥 런던올림픽 4일째인 31일(현지시각) 런던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유도(81킬로 이하) 결승전에서 올레 비숍(독일)과 김재범(한국)이 금메달을 다투고 있다. ⓒ 런던올림픽조직위


김재범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체급을 변경했다. 자신의 원래 체급인 -73kg급에는 이원희, 왕기춘 등 정상급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기에 한 체급 올려 -81㎏급에서 올림픽에 도전하는 것이 더욱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급격한 체중 변화로 몸에 무리가 왔지만 끈질긴 투지로 결승전까지 오른 김재범은 비쇼프에게 패하며 눈앞에서 금메달을 놓쳤다. 하지만 이때의 패배는 오히려 김재범을 강하게 만들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강철 체력에 다양한 기술까지 연마한 김재범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0년, 2011년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하며 가장 유력한 런던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고질적인 부상으로 훈련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앞서 열린 경기에서 조준호, 왕기춘 등이 아깝게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것이 어깨를 무겁게 했지만 지난 4년간 쏟은 노력과 땀은 김재범을 외면하지 않았다.

마치 드라마처럼 결승전에서 또 다시 비쇼프와 재회한 김재범은 4년 전 패배를 깨끗하게 설욕하며 더욱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노골드' 위기에 놓였던 한국 유도의 갈증을 풀어주는 값진 금메달이었다.

김재범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4년 전 은메달을 따냈을 때의 기분과 비교해 어떠냐"는 질문에 "하늘과 땅 차이"라고 밝혔다. 그가 얼마나 금메달을 고대왔는지 알 수 있는 솔직한 우승 소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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