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KBS연예대상에서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 > 멤버들의 모습

지난 2011년 KBS연예대상에서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 > 멤버들의 모습 ⓒ 이정민


KBS <해피 선데이-남자의 자격: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이하 <남격>)이 대대적인 멤버 교체에 나섰다. 원년 멤버인 윤형빈과 중간 투입된 전현무, 양준혁이 빠지고 새로운 멤버로 차인표, 김경호, 김준현, 심태윤이 물망에 올랐다. 현재 <남격> 새로운 멤버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해당 연예인들은 "제작진과 조율 중", "섭외가 들어오긴 했다" 등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

<남격>의 대대적인 수술은 멤버 교체에서 그치지 않는다. CJ E&M 행을 택한 신원호 PD의 뒤를 이어 <남격>을 이끌어온 조성숙 PD는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해피투게더3> 연출을 맡은 정희섭 PD가 새로이 메가폰을 잡는다. 그리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남격> 최고 히트작으로 꼽히는 '합창단' 미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리얼 버라이어티 붐에 맞춰 뒤늦게 편성한 <남격>은 이경규, 김국진, 김태원 등 평균 연령 39.4세인 일곱 남자들이 남자라면 죽기 전에 꼭 해봐야할 일, 해보면 좋은 일 등의 도전 과제를 놓고 매주 고군분투를 벌이는 프로그램으로 기획되었다.

남자들이 매주 도전을 한다는 점에서 '중년 남성판 <무한도전>'으로 불린 <남격>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비슷한 또래 남성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소소한 웃음 덕이 크다.

<무한도전>처럼 극한의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진 않지만 여러 가지 미션을 수행하면서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는 멤버들의 모습에서 동질감을 얻었다. 동시에 시청자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안겨준 것이 <남격>이 리얼 버라이어티 홍수 속에 살아남을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남격>이 고민해야 할 과제는 '새로운 미션'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죽기 전에 해야할 101가지> 메인 포스터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죽기 전에 해야할 101가지> 메인 포스터 ⓒ KBS


하지만 합창단으로 프로그램 역사상 최고 정점을 찍은 <남격>은 얼마 못가 에이스 김성민이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되어 방송에 불명예 하차하는 악재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남격>의 지휘봉을 잡은 신원호 PD조차 퇴사로 <남격>을 떠났다. 신원호PD 뒤를 이어 <남격> 연출을 맡은 조성숙 PD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을 앞세워 중년 남성의 세계를 효과적으로 그리고자 했으나, 과거 <남격>이 쌓아온 명성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SBS <런닝맨>, <정글의 법칙 시즌2>의 선전으로 주춤하던 <남격>이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연출진 및 멤버를 교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놓은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기 살을 깎으며 재도약을 꿈꾸는 <남격>의 노력은 비상하지만, 요 근래 들어 시청자들 사이에 진지하게 화제가 된 미션이 없다는 것은 재도약을 꿈꾸는 <남격>으로서는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과제다.

그동안 '라면 요리 도전' '식스팩 만들기', '발명왕', '김국진 소개팅' 등 굵직한 아이템을 내세우던 <남격>은 작년 이경규가 '라면 요리 도전대회'에서 내놓은 '꼬꼬면'이 시중에서도 높은 판매량을 올리는 대 히트에 일조하는 기록을 수립한다.

그러나 합창단, 달리기, 강연 등 과거 인기 있었던 미션이 연속하여 재탕되는 것은 애초 기획의도인 '중년 남자의 의미 있는 도전'이 퇴색되어버리는 것은 물론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부제를 무색하게 한다.

남자가 죽기 전에 해야 할 도전을 새롭게 발굴해야하는 제작진의 고충은 십분 이해하지만, 합창단에 속해있는 단원도 아닌 남자가 다른 흥밋거리를 제쳐두고 매년 합창단을 해야 하는 법은 없지 않은가.

<남격> 멤버 교체도 중요하지만, 거창하진 않아도 미션마다 최선을 다하는 중년 남성의 좌충우돌 열정이 돋보였던 초심이 필요한 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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