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의 대선이 8개월 여 남은 가운데 미국 대선 이야기를 그린 영화 <킹메이커>가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대선이 8개월 여 남은 가운데 미국 대선 이야기를 그린 영화 <킹메이커>가 관심을 끌고 있다.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킹메이커는 <건축학개론>을 비롯한 한국영화의 강세에서 반격을 도모하고 있는 할리우드 영화의 선봉에 서 있는 작품이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대통령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비록 미국의 대통령선거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흥미를 끌 만한 소재다.

영화의 주된 이야기는 대선 자체가 아닌 미국 민주당 경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대선 후보 경선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라면 영화 속에서 펼쳐지는 미국 민주당 경선 자체가 무척 흥미로울 수도 있겠지만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이 경선을 통해 대통령이 된 것을 본 우리에게는 미국 경선이라는 소재가 낯설지 않다.

영화 안에서 오하이오주 경선이 주된 배경이다. 오하이오주는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민주당 경선이지만 비민주당원도 투표권을 가지는 경선) 지역으로 두 후보 중에 대선 경쟁력이 있는 모리스 후보(조지 클루니 분)를 일부러 떨어뜨리기 위해서 공화당 지지자들이 상대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우리로 생각하면 새누리당 경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이 대선 후보로 나오면 민주통합당이 필패할 것 같아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이 일부러 박근혜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를 지지해 박근혜 위원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오지 못하게 한다는 의미다. 이것이 소위 완전한 국민경선제의 문제로 지적되는 역선택의 예다. 사실 이 정도만 이해한다면 영화 자체에 나오는 미국의 대통령 경선제에서 이해 안 되는 부분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영화 <킹메이커>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주된 이야기가 아니고 민주당 경선을 그리고 있다.

영화 <킹메이커>는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주된 이야기가 아니고 민주당 경선을 그리고 있다. ⓒ 데이지엔터테인먼트


우리로서 미국 대통령 경선이라는 소재는 흥미로울 수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체적인 내용 전개는 새롭지 못하다. 상대방 선거 캠프의 모함 탓에 위기를 겪고 또 자신이 돕는 후보는 신념에 찬 인물이라 생각하고 그 밑에서 일하지만, 알고 보니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이 상황에서 주인공은 진실을 알리는 것이 아니라 거래와 권모술수로 자신이 선거대책 본부장에 오르게 된다. 물론 결말은 다소 열린 결말이기는 하나 어찌 보면 너무나 뻔한 결말이고 내용 전개 곳곳에서 억지스러운 면 역시 보인다. 예를 들면 사건의 중심에 서는 몰리의 죽음은 이야기 전개상 왜 죽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없다. 또한, 초반에는 후보의 신념에 매료돼서 일하는 것 같은 주인공이 나중에는 그거 권력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하는 사람으로 변하는 과정도 그다지 설득력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결과론적으로 크게 영화를 추천하지는 않는다. 정치판의 음모론은 킹메이커보다는 많은 팟캐스트 방송이 더 흥미진진하다. 아마도 팟캐스트가 대중화 되기 전에 개봉했다면 다소 흥미로울 수도 있지만, 팟캐스트가 전하는 우리의 현실 정치가 더 리얼하고 흥미로워서 팟캐스트를 많이 듣는 청취라라면 아마도 별다른 재미를 느끼기 어려운 영화다.

킹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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