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6일, 상무에 입대할 9명의 선수가 확정됐다. 1위 동부의 안재욱과 윤호영, 2위 KGC의 박찬희, 4위 KCC의 정민수, 5위 모비스의 송창용, 6위 전자랜드의 함누리, 7위 LG의 박형철, 8위 오리온스의 김강선과 허일영이 그 주인공이다. 3위 KT와 9위 SK, 그리고 10위 삼성은 아쉽게도 상무 합격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다른 무엇보다도 1년 전에 이어 상무 입대를 위해 재수한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이 눈에 띄었다. 오리온스의 김강선과 허일영, 그리고 동부의 안재욱은 재수에 성공했다. 반면에 삼성의 박대남과 박성훈, LG의 이민재, KCC의 박병규, KT의 이상일 등은 다시금 상무 입대에 실패하며, 쉽지 않은 현실에 직면하고 말았다.

신인 선수들의 희비가 엇갈린 것도 인상 깊었다. 1라운드 신인이었던 전자랜드의 함누리와 KCC의 정민수가 당당히 합격한 반면, 2라운드 신인이었던 SK의 권용웅과 KGC의 차민석은 나란히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상무 입대에 성공한 9명의 선수들의 정규 시즌 성적을 찾아 봤다.
 상무 합격자들의 정규시즌 성적

상무 합격자들의 정규시즌 성적 ⓒ 홍진표


정규시즌 MVP 후보로 꼽히고 있는 동부의 윤호영과 지난 시즌 신인왕 KGC 박찬희는 무난히 상무 멤버에 합류했다. 두 선수는 28일부터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게 되기에, 상무 입대전 우승 반지를 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느 시즌의 상무 선수 선발과는 달리, 센터를 뽑지 않은 것은 독특했다. 해마다 2명 정도의 센터를 선발해왔던 상무. 현재 김명훈과 하재필이 상무의 골밑을 지키고는 있지만, 윤호영을 제외하면 딱히 센터를 볼 수 있는 선수를 선발하지 않은 것이 의아했다. 한편으로는 이번 시즌 상무에 지원한 센터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됐다.

오리온스 김강선의 선발도 굉장히 의외였다. 지난 시즌보다 출장 시간을 비롯한 모든 기록의 수치가 크게 떨어졌지만, 지난해에 비해 상무에 지원한 가드진의 무게감이 낮았기에 선발될 수 있었던 케이스라 볼 수 있다.

 상무 입대에 성공한 윤호영과 송창용

상무 입대에 성공한 윤호영과 송창용 ⓒ KBL


상무 입대의 특혜는 분명 아무나 누릴 수 없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로 국제대회에서 병역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한국프로농구. 그러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회들에서 최고의 성적을 내지 못하는 한, 모든 선수들은 2년간 군에 다녀와야 할 수밖에 없다.

특히 상무 입대에 실패할 경우, 공익 근무나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기에, 운동선수에게는 치명적이라 볼 수 있다. 상무에 들어가야만 국내외 주요 경기 등에 출전하면서 계속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상무에 입대하게 된 9명의 선수가, 과연 2년 후에는 얼마나 향상된 기량을 가지고 프로 무대에 복귀할까. 다른 선수들에게는 꿈으로만 생각되는 2년간의 상무 생활을, 이 9명의 선수들이 헛되이 사용하지 않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윤호영 KBL 상무입대 박찬희 함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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