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가 1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한 두 번째 생방송 무대에서 심사위원 박진영이 백아연의 무대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가 1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한 두 번째 생방송 무대에서 심사위원 박진영이 백아연의 무대를 보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 SBS


"박진영이 원하는 가수는 숨소리를 중간 중간 자주 섞어주고, 진심이 담겨있어야 하며, 두성을 기교위주와 함께 가성과 함께 사용하여 지루함을 없애줘야 하고, 고음은 자주 사용하지 말고 마지막 폭발할 때 사용해야 하고, 매번 자기가 잘 하는 것 같은 스타일을 자제해야 하며, 고음이든 저음이든 인상을 찡그리면 안 되고, 너무 능수능란하게 불러서도 안 되고 나이에 맞는 맛이 있어야 하며, 완벽하게만 부르지 말고 말하듯이 대충 불러주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가슴부터 탁 치고 올라오는 그 분이 있어야 한다." (트와일라잇 (dino***) 님)

한 누리꾼이 지금까지 'K팝스타'의 심사위원 박진영의 심사평을 온라인 게시판에 한데 모아 놓았다. 시시때때로 기준이 바뀌어 '심사 논란'까지 일은 '까다로운' 심사에 대한 일침인 셈이다. 

지난 11일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이하 'K팝스타')의 두 번째 생방송이 끝난 후, 적지 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심사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대표적으로 박진영이 고 휘트니 휴스턴의 '런투유'를 부른 이미쉘에게 "무결점 무대였다"면서도 "성의 없이, 대충 부르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한 아리송한 심사평에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해 했다. 박진영은 "휘트니 휴스턴은 매번 다르게 부른다"며 결점이 있어 빛날 수 있는 경우를 설명했다.

 'K팝스타'의 심사를 맡고 있는 SM·YG·JYP 엔터테인먼트의 보아·양현석·박진영

'K팝스타'의 심사를 맡고 있는 SM·YG·JYP 엔터테인먼트의 보아·양현석·박진영 ⓒ SBS


'K팝스타'는 애초부터 '심사위원'을 차별성으로 내건 오디션이다. 오디션 후발주자지만, YG·JYP·SM이라는 실질적인 가요계 3대 기획사와 손을 잡은 것이 'K팝스타'의 가장 큰 무기였다. 이는 경연으로만 끝나고 가수 데뷔로 잘 이어지지 않았던 기존 오디션의 맹점을 해결할 수 있는 묘책으로 여겨졌다.

기획사를 대변하다보니, 심사평은 기획사의 특징에 따라 엇갈릴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K팝스타'는 방송 시작 전부터 심사위원 간의 의견차를 프로그램의 특징으로 삼았다. 방송 초반이었던 작년 12월, 이미쉘에 대한 양현석과 박진영의 심사평이 극과 극으로 갈려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에도 박진영은 힘을 빼고 말하듯 부르는 윤현상에게는 극찬을, 풍부한 가창력 덕에 양현석이 우승후보라고 추켜세운 이미쉘에게는 "노래 못하는 친구들이 더 좋았다"며 "실망했다"고 혹평했다.

다소 표현의 차이는 있지만, 심사위원들 특히 박진영은 취향을 꾸준히 드러내왔다. 이것이 시청자의 생각과 부합될 때는 조목조목 잘 짚는 심사평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아닐 경우 '사적인 심사'로 전락하는 것이다.

이는 개인적인 호불호라기보다, 기획사의 취향을 대표한다. 'K팝스타' 심사위원들이 심사에 머무는 것이 아닌 기획사의 색깔을 강조하는 것은 최종 우승자가 세 기획사 중 한 곳을 통해 데뷔하는 유기적인 관계에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K팝스타'는 오디션 프로그램 중에는 이례적으로 생방송 경연의 총점 중 무려 60%를 심사위원 점수로 맡겼다. 제작진은 '인기투표'로 전락할 것을 우려, 점수 비중을 정하기 전부터 "시청자 문자 투표는 40%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생방송 진출자를 가리는 마지막 오디션과 생방송 들어 논란은 시청자가 아닌 심사위원석에서 나오고 있다. 시청자 '인기투표'를 피하려다가 심사위원 '인기 투표'에 발목을 잡힌 셈이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박성훈 PD는 첫 생방송이 끝난 후 "관심을 가진 시청자분들이 의견을 달아주고, 기사로 인용되다 보니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감안해서 귀담아 듣겠다"고 말했다.

기획사의 손으로 직접 가수를 만드는 'K팝스타'의 특징 상, 기획사의 색깔을 내는 것은 어쩌면 이상한 그림이 아니다. 그런데 이것이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면, 시청자를 배제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K팝스타' 시작 당시 한 누리꾼의 의문처럼, "왜 기획사의 오디션을 TV에서 봐야 하는지"에 대한 마땅한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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