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익살스러운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댄싱퀸>에서 그의 등장은 반가웠다. 개그맨 정성화에서 배우 정성화로 한창 기지개를 펴는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댄싱퀸> 관객 수 300만 돌파 소식이 들릴 무렵 삼청동에서 그를 만났다.

의외였던 건 이번 영화에서 정성화는 본래 극 중 황정민의 동생 정철(서동원 분) 역을 맡기로 했다는 사실. 하지만 그는 감독에게 정중히 종찬 역을 하고 싶다고 부탁했다고 했다. 주로 웃기는 역할만 주로 맡아왔던 터에 사람들에게 감동 주는 역할을 해보고 싶단 마음이었다던 그였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비슷한 인물이네요. 기본적으로 인물의 쾌활한 성격은 제게서 나왔어요. 저 역시 판 짜주는 거 좋아하고, 내 것 못 챙기면서 남 챙겨주고 이러거든요. <댄싱퀸> 외전이 나온다면 아내랑 엄청 싸우는 종찬이 등장할 겁니다. 하하!"

극 중에서 종찬은 황정민에게 시장 후보에 나갈 것을 권유하는 젊은 정치인이다. 그 스스로도 신선한 인물이면서 정치판에 새바람을 넣고 싶어 하는 인물. 일견 닮아 있어 보였다. 배우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이는 지금 그의 모습에서 말이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웃음을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웃음을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갖고만 있으면 도태'..."갖고 있는 걸 잘 전수하는 게 선배의 모습"

어느덧 정성화는 뮤지컬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되었다. 그를 한 단계 발전시킨 작품 <아이 러브 유>와 최근의 <영웅>까지 살펴보면 분명 그는 끊임없이 진화 중이다. 지치지 않고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에 남다른 비법이 있을 법했다.

"물론 낙천적이긴 하지만 혼자서 자가발전 할 수는 없죠. 혼자서 끙끙 앓지는 않지만 사람들과 많은 얘기를 하는 편이에요. 결혼 전까지 4년 동안 같이 살았던 후배가 있어요. 그 친구랑 이야길 많이 했죠. 사람들이 둘이 형제야 그럴 정도로 붙어 다녔죠. 방황하거나 그러면 같이 얘기 하고, 작품에 들어갈 때도 조언을 나눴어요."

사람이 힘이었다. 그와 한 번이라도 같이 공연을 하면 어느새 다들 친해져 있단다. "작품 당 평균 4, 50명이니 이젠 거의 1000명"이라고 할 정도로 그의 주변엔 사람이 많았다. 일일이 사람들을 챙기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할 만큼 정성화는 사람에 대한 정이 깊었다.

그 역시도 그만큼 받았기 때문이란다. <댄싱퀸> 300만 관객 돌파 소식에 동료인 김영철, 송은이 등이 축하를 전해줬단다. 그만큼 그도 에너지를 사람들에게 받기에 줄 수 있는 셈이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기자의 카메라를 가리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기자의 카메라를 가리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익살스러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신동엽 형이 제겐 그런 존재죠. 개그맨 할 때부터 지금까지 이런저런 말씀을 많이 주세요. 사람을 대하는 법을 그분에게 굉장히 많이 배웠습니다. '그래 잘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이렇게 저렇게'같은 구체적인 얘기는 물론이고요. 뮤지컬을 할 때 선·후배들하고 교류를 많이 하라는 것도 선배에게 배운 거예요."

평소 술을 즐기다보니 그도 함께 공연하는 후배들을 불러 매번 쏜단다. 배운 것 이상을 실천하는 듯 했다. 어느 새 꽤 많은 후배를 거느린 선배가 된 만큼 정성화는 후배에 대한 남다른 마음가짐도 갖고 있었다. 

"결국 선배가 할 일은 자신이 갖고 있는 걸 후배에게 잘 전수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갖고만 있으면 올드패션(구식)이 됩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저 역시 내 자세, 입지 등을 체크하게 돼요. 결국 후배가 잘 되는 게 내가 잘 되는 거란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그렇다고 후배들 공연에 대해 무조건 지적을 하는 건 피해요. 그건 연출가랑 잘 상의해서 한 건데 지적만 하면 안 되죠. 자만일 수도 있고요. 오히려 살아오는 얘기를 나누는 게 좋더라고요."

한편으론 좀 걱정도 됐다. 매번 챙기기만 하는 그라지만 이젠 어엿한 가정이 있는 몸 아니던가.

"애들에게 술 한 잔 하려는데 그러면 오빠 돈 있어? 라고 해요. 그리고 굉장히 검소합니다. 집에만 가면 추워 죽겠어요. 하하! 보일러 밸브를 안방만 열어놓는 아내가 얼마나 되겠어요? 저도 알아요. 다른 사람들 퍼주던 걸 이젠 아내를 중심으로 잘 조절해야죠. 아내가 제겐 메인입니다. 하하!"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함박웃음짓는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함박웃음짓는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 놀라는 익살스런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뜨거운 커피를 마시다 놀라는 익살스런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라는 이름 안에서 자유롭고 싶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꾸기 시작했던 개그맨의 꿈은 곧 배우라는 꿈의 연장선이었다. 흔히들 앞에 나서서 날리던 사람이던 그의 재능을 전교생이 알아볼 정도였단다. 교장선생님이 직접 예능 장학금까지 쥐어줄 정도로 재능을 인정받던 그는 대학에서 덜컥 개그맨이 되고 말았다.

상승세였다. 지금껏 오디션이고 시험이고 떨어져 본 적이 없었다던 그는 자신감이 충만했던 당시를 "아무 것도 몰랐던 시기"라고 정의했다.

"사람들이 알아봐주고 마냥 신기해했죠. 나를 계발한다거나 하는 시간이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침체기를 겪을 줄은 몰랐죠. 군대 다녀와서 드라마 <카이스트>를 찍게 되었고 이후 까지 상승세였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내 자리를 뺏긴다는 생각 못하던 때 딱 끊긴 거죠.

연극을 시작하기 전까지 일이 없어 쉬게 됐습니다. 연극을 하면서 사람들을 웃기는 것 말고도 여러 가지 스펙트럼이 필요하겠다고 그 당시 깨달았어요. 그때 딱 아는 형이 <현정아 사랑해>라는 드라마를 줬죠. 또 그 이후 제 연극 보신 설도현 대표가 뮤지컬 <아이 러브 유>를 제안했고요. 그때부터 하게 된 겁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깨달음의 연속이었다. 개그맨에서 배우로 입지를 넓히게 된 것도 침체기에서의 깨달음이었던 것이다. "힘들었지만 절대 절망하지 않았다"던 그의 말에서 행복의 기운이 느껴졌다. 일 없다고 집에만 있던 게 아닌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그것도 즐거워하며 할 수 있었던 것도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 때문"이었단다.

"배우라는 장르 안에서 자유롭고 싶어요. 뮤지컬 판에서만? 혹은 영화 판에서만 놀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서로 다른 그 판에서 제 빛을 발휘하는 사람이고 싶지 선을 긋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멀티 플레이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배우라는 궤는 같잖아요. 다행히 요즘은 가수가 공연하고 공연하는 사람이 영화배우가 되는 세상이에요. 행보 자체를 도전에 초점 맞춰서 지루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며 살 겁니다."

큰 틀에서 그는 영화배우 혹은 뮤지컬 배우라고 명명되기를 거부하는 듯했다. 배우라는 꿈을 갖고 키우고 있는 정성화의 나름 이유 있는 변론이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댄싱퀸>에서 종찬 역의 배우 정성화가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정성화 댄싱퀸 황정민 엄정화 노무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