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신인상 받으셨죠?"
"우수상 받았는데요."

작년 12월, 'SBS 연예대상'에서 <개그투나잇>(연출 안철호)의 '하오앤차오' 팀이 분명히 우수상을 받는 모습을 봤는데, 미안하다. 이제 이들도 데뷔 6∼7년차로 개그계에서 중간급 선배인데, 이제 뜬 신인들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웃찾사> 출신인 이들은 막 인기몰이를 하려던 차인 2010년 10월 프로그램 폐지와 함께 무대를 잃었다. 그래서 '하오앤차오'팀의 리더 손민혁은 <개그투나잇> 제작발표회때도, 상을 받을 때도 그렇게 서럽게 울었나보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아래), 손민혁, 김성기, 서기원(위 왼쪽부터)이 익살스런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아래), 손민혁, 김성기, 서기원(위 왼쪽부터)이 익살스런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손민혁, 정세협,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팀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전해주며 웃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SBS 연예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은 데뷔 6∼7년차 개그맨들이지만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전히 신인개그맨들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손민혁, 정세협,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팀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전해주며 웃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SBS 연예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은 데뷔 6∼7년차 개그맨들이지만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으며 여전히 신인개그맨들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 이정민




중국 통역사도 인정 "발음이나 악센트는 굿"

15일 <개그투나잇>의 녹화가 있는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하오앤차오'팀의 손민혁(32), 김성기(33), 정세협(29), 서기원(29)을 만났다. 1년여만에 방송 무대에 서는 것도 기쁜데, 요새 코너의 인기로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특히 팀의 마스코트인 차오 역의 정세협은 100미터 밖에서도 '차오차오!'라고 알아본다고. 

'하오앤차오'는 중국인 관광객 2명과 중국 황실의 개 차오차오 1마리가 한국에 와 겪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원조 코미디의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엉터리 중국어와 성대모사 등이 이 코너의 주요 웃음거리다.

"<스타킹> 녹화하면서 만난 중국 기인의 통역사가 '중국어 정말 잘 한다'고 하더라고요. '뭔 소린지는 모르겠는데 발음이나 악센트가 정말 똑같다'고요. 중국어 통역 어플을 들으면서 연습을 하기는 하는데 항상 대사는 똑같죠. 기원이는 늘 '와사다'로, 저는 '워메이찡메이야~'로 시작해요. 일부러 긴가민가하게 진짜 중국어도 한두 마디 넣어요." (손민혁)

사실 이 코너는 <웃찾사>가 폐지되기 3주전에 올렸던 코너 '하오'에 '차오'라는 개 한 마리를 더한 것인데, 그 개의 활약이 대단하다. 차오 역을 맡은 정세협은 탐스러운 개 털옷을 입고 '차오'라는 말 밖에 못 하는데도 가장 인기가 좋다. 커피숍에 앉아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도 사람들이 정세협하고만 사진을 찍으려고 한다는 팀원들이 볼멘소리가 높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손민혁(아래), 서기원, 정세협, 김성기(위 왼쪽부터)가 코너에서 보여준 것과는 다르게 차오가 중국인 관광객의 머리를 쓰다듬는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손민혁(아래), 서기원, 정세협, 김성기(위 왼쪽부터)가 코너에서 보여준 것과는 다르게 차오가 중국인 관광객의 머리를 쓰다듬는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저희끼리 요새 인기 순위 놓고 경쟁해요"

- 차오가 제일 인기가 좋은데, 솔직히 역할이 탐나지 않아요?
"<개그투나잇>이 생기기 전에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세협이를 봤는데, 정말 '개' 같이 생긴 거예요. 그 당시 마침 <동물농장>에 나왔던 4억 짜리 개 차오차오를 특히 닮았었죠. 그렇게 '하오앤차오'로 무대에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인 거예요. 다들 차오 얘기만 하더라고요. 솔직히 욕심이 났죠. 그래서 내가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손민혁)

"무슨 소리야! 차오 옷 입고, 한 번 했었잖아!" (다른 팀원들)

"네, 사실 딱 한 번 했어요. 세협이를 중국인으로 분장시키고, 차오 역을 해봤는데 난 누가 봐도 개가 아니었어요. 반응이 싸~ 하더라고요. 다 맞는 배역이 있구나 싶었어요." (손민혁)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손민혁이 차오 역의 정세협을 가리키며 팀과 관련된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역의 손민혁이 차오 역의 정세협을 가리키며 '차오'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이야기하고 있다. ⓒ 이정민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김성기가 코너와 관련된 다양한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김성기가 코너와 관련된 다양한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 이정민


- 김성기 씨는 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한국 업소의 종업원으로 나오는데, 가장 정상인이라 다른 역할들이 더 탐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사람들은 제가 '하오앤차오'에 나오는 지도 몰라요. 근데 이 코너 아니면 제가 언제 <런닝맨> 같은 버라이어티에 나오겠어요. 고마운 마음... 이었어요, 처음에는 그런 초심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싸이월드 방문자 수가 비교가 되니까. 방송 전이랑 후랑 나아진 게 전혀 없어요. 오늘 확인하니까 0명이던데, 이따가 한 번만 들어가 주세요." (김성기)

"성기 형은 '하오앤차오'팀에서 아이디어를 가장 많이 내는 사람이에요. 사실 이 형도 되게 웃긴데 우리를 위해 깔아주는 역할을 하는 거죠.  요즘 우리끼리 싸이월드 방문자 수를 놓고 인기 테스트를 하는데, 정세협이 부동의 1위, 그 다음 손민혁인데, 요새 2위 자리를 놓고 서기원하고 경쟁 중이에요. 요새 기원이가 일촌을 많이 맺더라고요." (손민혁)

- 근데 지난 번 코너에서 손민혁 씨네 부모님이 보신탕집을 운영한다고 했는데, 그거 진짠가요?
"개그 아니고, 진짜 보신탕집 해요. 코너에서 제가 차오의 배를 긁어주는 행동은 집에서 애완견을 키우면서 힌트를 얻은 거예요. (기자가 '네?'라고 놀라자) 아니, 보신탕집 한다고 개 키우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웃음)" (손민혁)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중국인 관광객 역의 손민혁이 차오 역의 정세협의 턱을 매만지며 코너를 만들게된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역의 손민혁이 차오 역의 정세협의 턱을 매만지며 코너를 만들게된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 이정민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아래), 서기원, 김성기, 손민혁(위 왼쪽부터)이 차오를 간지럽히는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아래), 서기원, 김성기, 손민혁(위 왼쪽부터)이 차오를 간지럽히는 익살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차오' 털옷 제작 전, 무스탕 뒤집어쓰고 했다"

- 코너를 예민하게 보면, 중국인을 비하한다는 말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사실 우리도 굉장히 걱정한 부분이에요. 그런데 다행히 아직까지 그런 얘기는 못 들었어요. 생각 외로 개그로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손민혁)

"그래서 종업원 역할을 하는 제가 더 친절하게 하려고 해요. 전에는 민혁이와 기원이가 엉터리 중국어로 음식을 주문하면 '아, 넌 닭발 달라고?'라고 반말을 했는데, 지금은 존대도 하고, 항상 웃어요." (김성기)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중국인 관광객 역의 손민혁이 코너와 관련된 다양한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중국인 관광객 역의 손민혁이 코너와 관련된 다양한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 이정민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중국인 관광객 역의 서기원이 코너와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전해주고 있다.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중국인 관광객 역의 서기원이 코너와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전해주고 있다. ⓒ 이정민


"사실 얼마 전에 중국 어선 나포 과정에서 해경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되게 걱정했어요. 그때 '하오앤차오'가 조금씩 인기를 얻고 있을 때인데, 괜히 중국인에 대한 반감을 사서 코너 내리는 거 아닌가 하고요." (서기원)

"개가 나오니까 동물 학대라는 말도 나올 수 있어요. 어떤 분들은 세협이가 여자인 줄 알고 어떻게 여자한테 그런 역할을 시킬 수 있냐고 하기도 하고.(웃음)" (김성기)

- 차오 의상은 코너를 위해서 따로 제작한 거죠?
"따로 제작한 거죠. 원래 대학로에 있을 때는 무스탕을 뒤집어 입었어요. 방송을 하면서 제작한 옷이 나왔는데 웃음이 안 터질 것 같은 거예요. 사람이 개 흉내를 내서 웃기는 포인트가 있는데, 이걸 입으면 진짜 그냥 개니까. 근데 결과적으로는 반응이 좋았죠." (정세협)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 손민혁,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차오를 간지럽히는 익살스런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 손민혁,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차오를 간지럽히는 익살스런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손민혁, 정세협,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팀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전해주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손민혁, 정세협,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팀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전해주고 있다. ⓒ 이정민




"무대 위 관객들의 웃음, 개그할 수밖에 없다"

SBS 공개홀로 돌아올 때까지 이들의 유일한 무대는 대학로 극장뿐이었다. 서기원은 "점점 대학로 관객 수도 줄어들었다"며 "웃음을 받아야 저희도 힘이 나서 공연을 할 수 있는데, 방송국에 개그 프로그램이 생길 거라는 보장도 없이 새 코너를 짜기가 뭐 하니까 발전도 없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회상했다.

이렇다 할 수입이 없었던 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었다. 정세협은 "가장 많이 했던 일은 돌잔치 사회 보는 거였다"며 "차라리 못 알아보면 편할 텐데, 개그맨인지 알아보는 분이 있으면 힘들더라"라고 말했다.

그리고 작년 2월, 안철호 PD가 이들을 찾아와 "SBS에 새 개그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하면서 다 같이 한 곳만 보며 달려왔다. 프로그램 제작이 확정된 11월까지는 "계속해서 희망고문에 시달릴 정도로" 무대가 간절했다고 한다.

- 그래도 개그를 놓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이 있다면요?
"무대의 중독성이 되게 심해요. 무대 위에서 듣는 관객들 웃음소리의 중독성." (서기원)

"개그맨은 무대 위에서 자기가 연출·각본·주연·음향까지 다 하잖아요. 그렇게 꾸민 무대를 보고 객석에서 웃음이 터질 때 기분이요? 죽죠~ 얼마 전에 <개그투나잇> 1회 때부터 다시 한 번 쫙 봤어요. 1회 때 '하오앤차오'가 나오니까 아무 반응이 없더라고요. 3회 때는 '어?'하고 몇 분이 알아보고. 14회를 맞은 지금은 저희가 등장하면 박수와 함성 소리가 15초 동안 나와요." (손민혁)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 손민혁,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차오를 간지럽히는 익살스런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 손민혁,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차오를 간지럽히는 익살스런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차오 역의 정세협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개그맨들의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차오 역의 정세협이 기자의 질문에 답하며 개그맨들의 뒷얘기들을 전해주고 있다. ⓒ 이정민


- 정세협 씨는 개그맨하기 전에 압구정 미용실에서 일했던 헤어디자이너였다면서요. 이제 헤어디자이너 그만둔 거 후회 안 하시죠?
"얘 머리 자를 줄 몰라요!" (손민혁)

"예전에 극장에 돈 없는 친구들 머리 잘라주곤 했는데 잘 못 자르더라고요." (서기원)

"아니, 색종이 자르는 가위를 주고 머리를 자르라고 하면 어떻게 해!" (정세협)

"일단 얘 머리를 보세요. 사람들이 관리 받고 싶겠어요?"(웃음) (손민혁)

시사 풍자 코미디 강세에도 '하오앤차오' 팀원들 모두는 큰 생각을 하지 않고도 마음 편히 웃을 수 있는 코미디를 지향한다. 이들의 롤모델은 정통 스탠딩 코미디를 계속하고 있는 박준형·강성범·김준호·김대희 등이다.

자고로 방송에서는 버라이어티를 해야 살아남는다지만, 이들에게는 관객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무대가 더 소중하다. 그것이 1년 만에 다시 찾은 이 무대를 꼭 지켜내야 하는 이유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 손민혁,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귀여운 모습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난 개그투나잇 하오 앤 차오팀의 정세협, 손민혁, 김성기, 서기원(왼쪽부터)이 차오를 간지럽히는 익살스런 모습(위 사진)으로 포즈를 취한 뒤 엄지손가락 등을 들어올리며 웃음짓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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