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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의 깊어지는 왼손사랑, 하지만 멀어지는 왼손들....'

부임초기부터 줄기차게 왼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이런 선동열 감독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KIA의 왼손자원들은 전력에서 하나 둘 이탈하며 선동열 감독의 머리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

지난해 고향 팀 KIA의 지휘봉을 잡은 선동열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강팀이 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왼손투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승후보인 삼성을 비롯한 대부분의 팀들이 중심타선에 왼손타자가 포진해 있고 왼손 대타자원도 충분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때문에 선동열 감독은 10승이 보장된 용병 로페즈를 포기하면서까지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왼손으로 뽑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선동열 감독의 의도와는 다르게 KIA의 왼손자원은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전력에서 하나 둘 이탈하고 있다. 신년 벽두부터 프로야구 판을 뜨겁게 달궜던 왼손거포 최희섭은 트레이드 파동을 겪으며 전지훈련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왼손선발 양현종은 훈련도중 어깨통증을 호소해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기대했던 왼손용병 알렉스 그라만은 메디컬체크를 통과하지 못해 계약도 하지 못하고 짐을 싸고 말았다.

전신인 해태시절부터 유독 왼손과 인연이 없었던 KIA로서는 투-타 모두에서 왼손에 목말라 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KIA는 전신인 해태시절 포함 10승 이상을 올린 왼손투수는 김정수와 신동수, 양현종 단 3명에 불과하고 타자도 송일섭과 박철우, 박재용 등이 해를 바꿔가며 왼쪽타선에 자리를 잡았지만 장성호를 제외하고는 20홈런을 넘긴 선수도 3할 이상을 꾸준히 쳐주는 선수도 없었다.

다행히 최근 수년간 장성호에 이어 이용규가 톱타자로 자리매김하며 왼손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를 하고 있지만 우타자 일색인 중심타선에 최희섭과 같은 왼손거포가 절실히 필요한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일례로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KIA는 이용규와 김원섭이 이끄는 테이블세터가 건재했고 왼손거포 최희섭이 나지완 김상현과 함께 중심타선에 자리를 잡으며 타선의 짜임새도 한층 좋았다. 여기에 검증된 3할 타자 장성호와 최경환이라는 왼손 대타요원까지 보유하며 상대팀들의 투수 운용을 곤혹스럽게 했다.

하지만 타선과 달리 마운드는 매년 왼손투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전임 조범현 감독을 포함해 KIA는 매년 전훈기간 때마다 왼손투수 육성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투수조련의 대가인 선동열 감독 또한 이번 전훈기간동안 투수들을 직접 지도하며 왼손자원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앞서 언급했듯 유일한 선발자원인 양현종이 최근 어깨통증을 호소하며 훈련에서 제외되었고 확실한 재활을 위해 귀국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그라만의 퇴출로 공석이 된 외국인 선수는 왼손 선발요원을 뽑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확실한 용병투수를 구하는 것이 쉽지 않고 국내무대에서의 성공가능성도 점치기는 어렵다.

그나마 마운드에서 한줄기 희망이 있다면 지난해 깜짝 활약을 펼친 심동섭과 박경태다. 지난해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정면승부를 즐기며 가능성을 인정 받은 심동섭은 올해도 확실한 불펜투수로 기대를 받고 있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승윙맨 노릇을 했던 박경태는 유일한 선발 대체자원이다. 하지만 심동섭의 경우 들쭉날쭉한 제구력이 문제고 박경태 또한 마운드에서의 자신감과 경기운용 능력은 풀어야 할 숙제다.

본래 야구는 오른쪽 보다는 왼쪽에서 하는 것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타자의 경우 한 두 발의 간격을 줄일 수 있고 투수의 경우 지옥에서라도 데리고 오라는 표현을 할 만큼 희소가치가 높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왼손과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KIA는 올해도 얘기치 못한 전력누수로 인해 왼손에 대한 갈증을 또다시 호소할 수밖에 없다.

선동열 감독 양현종 부상 왼손기근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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