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열린 jTBC월화드라마 <빠담빠담>제작발표회에서 연인사이로 나오는 배우 정우성과 한지민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작년 11월 jTBC월화드라마 <빠담빠담>제작발표회 ⓒ 이정민


작년 12월 1일 동시에 문을 연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이 어느덧 개국 3개월에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적표가 시원치 않다. 유명 톱스타에 공중파 유명 PD들을 대거 섭외하고, 개국 특집 작품에 큰 공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대작들 시청률이 불과 1%안팎에 그치는 등 예상외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그나마 개국 전부터 종편 최고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을 것으로 평가받던 JTBC의 <빠담빠담 -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는 종영을 앞둔 1월 31일 시청률 1.898%(1일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 전국 기준)을 기록, 지난 30일 방송분이 기록한 1.402%보다 대폭 상승한 수치를 기록하여 2%에 근접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외 <빠담빠담>과 같은 방송국에서 방영하는 <인수대비>, TV 조선의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도 평균 1%대로 시청률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간신히 종편의 체면을 유지시켜주고 있는 상황이다.

종편 개국 속 케이블 강자 위엄 지킨 tvN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의 밴드 안구정화 멤버들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 ⓒ 오보이프로젝트


이렇게 개국 3개월 차인 종편 4개국이 평균 0.3%대의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하는 동안, 그 이전부터 꾸준히 '케이블계의 강자'로 꼽히던 CJ E&M의 계열 케이블 채널 tvN이 종편 포함 케이블 채널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밝혀져 주목받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에 따르면 지난 1월 남녀 20∼49세 대상 시청률에서 케이블 채널 tvN이 지상파 TV를 제외한 전체 뉴미디어 채널에서 1위를 차지하였다. 특히 프라임 타임(오후 8시에서 새벽 1시)은 물론, 하루 평균 시청률에서도 1위를 기록하여, 종편 개국 이후에도 변치 않은 '케이블 강자'의 위엄을 재확인시켰다.

새롭게 개국한 종편에 맞서 홍보에 열을 올리기보다 <SNL코리아>, <코미디 빅리그 시즌2> 등 새로운 프로그램과 기존 프로그램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것이 톡톡히 효과를 본 셈.

기존에 방영했던 <현장 토크쇼 택시>, <화성인 바이러스>가 꾸준히 반응을 얻음은 물론, 작년 12월 3일에 첫 선을 보인 <SNL 코리아>(AGB 닐슨미디어 기준 1월 21일 시청률 1.056%)와 지난 30일에 첫 방영한 <닥치고 꽃미남 밴드>(AGB 닐슨미디어 기준 31일 평균 시청률 2.2%)가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tvN의 변함 없는 상승세에 큰 기여를 하였다.

tvN 시사 풍자는 물론 토론 프로그램도 주목도 높아져

 지난 21일에 시즌1 막을 내린 <SNL코리아> 한 장면

지난 21일에 시즌1 막을 내린 한 장면 ⓒ tvN


하지만 tvN이 새삼 주목을 받는 것은 단순히 종편 개국 이후에도 케이블 채널 시청률 1위를 고수해서가 아니다. CJ라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공중파에서는 볼 수 없는 날카롭고도 강도 높은 시사 풍자를 시도하는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지난 21일 시즌1 마지막을 장식한 <SNL코리아>는 비욘세의 '싱글레이디'를 '박그네송'으로 개사하는 등 박근혜 현 새누리당(구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풍자로 눈길을 끌었다.

MBC <백분토론>이 한 때 <개그콘서트> 인기코너 '두분토론' 수준으로 전락하는 동안, tvN의 <백지연의 끝장토론>이 의외의 공격성과 현재 정치를 향한 날카로운 촉을 겨누고 있다는 부분은 의미심장하기까지 하다.

또한 tvN은 아니지만 같은 CJ E&M 계열 OCN에서 방영한 <특수사건전담반 TEN>이 공중파 드라마 야성을 위협하는 탄탄한 스토리와 긴박감 넘치는 정통 수사물을 선보이며 호평을 얻었다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 중의 하나다.

물론 종편 MBN도 <개그공화국>을 통해 본격적인 시사풍자를 선언하고 있다. 허나 '종편'에서 방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같은 케이블 경쟁선상에 놓여있는 tvN의 <SNL코리아> <코미디빅리그>와 비교해도 정작 네티즌 사이에서의 화제도가 그리 높지는 않은 상황. 특히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종편 채널 지우기 운동'이 종편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한다.

<한반도> 과연 종편을 구할 수 있을까?

 26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페리얼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조선 창사특집 월화드라마 <한반도>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정은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조선 창사특집 월화드라마 <한반도>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김정은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이정민


현재 종편의 가장 큰 기대작은 2월 6일 방영예정인 TV 조선의 <한반도>.

황정민, 김정은이라는 최고 톱스타에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연출한 이형민PD가 만났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앞서 1월 26일 있었던 <한반도> 제작보고회에서 여주인공 김정은이 종편 옹호성 발언으로 네티즌들의 몰매를 맞는 등 드라마 시작 전부터 분위기가 어둡다.

과연 <한반도>가 종편이라는 한계와 김정은을 둘러싼 비판 여론을 뚫고 이형민PD와 김정은이 바라는 대로 종편의 킬러콘텐츠를 넘어, 종편의 <모래시계>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일단 계속 0%대의 '신화'를 기록하는 종편이 넘어야할 산은 그들이 개국 전부터 주구장창 주창하던 공중파가 아니라, 이제는 거대 공룡 케이블 대국이 되어버린 CJ E&M이 아닐까 싶다.

종편 케이블 TVN CJ E&M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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