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총 상금 2600만 호주달러)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의 경기 못지않게 팬들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이슈들이 있다.

남녀단식 우승상금이 각각 약 26억 원으로  현 지구 상에 존재하는 단일경기 상금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순간 부와 명예가 동시에 얻어지다 보니 선수들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개성있는 모습을 연출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로 선수들의 개성있는 스타일이 이슈로 부상하지만, 올해에는 투어운영에 관한 문제도 중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코비치와  샤라포바 호주오픈에서 최고의 기량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두선수, 공오래 튀기기 괴성으로 핫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 조코비치와 샤라포바 호주오픈에서 최고의 기량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두선수, 공오래 튀기기 괴성으로 핫 이슈의 중심에 서 있다. ⓒ http://www.australianopen


노박 조코비치의 공 오래 튀기기... 규칙 위반 아닌가? 

결론부터 말하면 규칙 위반은 아니다. 서비스 구사는 25초 안에 이뤄져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그러나 엄파이어들이 초시계를 가지고 시간을 측정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에 감으로 경고를 줘야 하는 상황이다. 팬들과 상대 선수들은 조코비치의 서비스 시간이 길게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15~18초 사이에 서비스가 이뤄지는 것으로 측정됐다.

실제로 조코비치가 경고를 받은 경우도 있다. 지난해 페더러와 대결한 프랑스오픈 준결승에서 주심으로부터 서비스 시간이 너무 길다고 경고를 받은 것이다. 조코비치는 당황한 표정으로 서비스를 마무리했고, 코트를 바꿀 때 심판에게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25초보다 훨씬 짧은 시간안에 서비스를 마무리하기 때문에 조코비치의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게 보여지는것으로 보이며, 조코비치도 이런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점점 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괴성녀들에 대한 비판... 혹시 풀레이에 대한 방해?

우연의 일치인지 올해 여자단식 결승에는 대표적인 괴성녀 마리아 샤라포바와 빅토리아 아자렌카 두 선수가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 '누가 더 높은 고함을 지를까?'가 벌써부터 관심사가 될 정도이다. 실제로 샤라포바는 비행기 이륙할 때의 소음과 비슷한  96 데시벨의 소리를 내는 것으로 측정됐다. 독일의 리치키와의 16강 전에서 호주의 한 방송사가 측정한 결과다.

문제는 과도한 괴성을 억제시킬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상대 선수가 경기에 방해를 받았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는데, 테니스 규칙에는 '괴성으로 인한 방해'에 대한 구체적이 제약이 없다.

규칙 21. 상대방에 대한 방해(Player hinders opponent) : 플레이어가 타구하려는 상대방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 그것이 고의라고 인정되면 그 플레이어는 포인트를 잃으며, 무의식적인 행동이라고 인정될 경우는 그 포인트를 다시 하도록 해야 한다.  

몇 해 전부터 소리를 지르지 않고 경기를 하는 선수들이 과도한 괴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개인적인 특성과 습관으로 인정돼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샤라포바는 호주오픈 마카로바와 가진 8강 전에서 승리한 후 나온 괴성에 대한 일부 비판적인 질문에 대해 "테니스 선수생활을 하면서 계속 한 행동"이라며 "변화를 줄 계획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했다고 한다.

괴성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면 고의적이 아닌 이상 개성으로 인정하고 귀마개를 하거나, 텔레비전 시청 시 불륨을 줄이는 것이 현명한 대책일 듯.

준결승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펼친 "천재 나달 "과 '황제 페더러" 100% 완벽한 선수는 없다. 진정한 팬이라면 선수들의 부족한 면까지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 준결승에서 최고의 명승부를 펼친 "천재 나달 "과 '황제 페더러" 100% 완벽한 선수는 없다. 진정한 팬이라면 선수들의 부족한 면까지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 http://www.australianopen


나달의 민망한 "바지빼기"... 관중은 민망, 본인도 괴로워

지난해 윔블던에 출전한 나달은 기자들로부터 곤혹스러운 질문을 받았다.

"서비스 전에 엉덩이 부분에서 꼭 바지를 빼는 동작을 하는데 여성 관중들이 민망해 한다.고칠 생각은 없냐?" 

나달은 "나도 민망해서 고칠려고 노력하는데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돼 어느 새 손이 뒤로 간다. 노력은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엄청난 노력으로 왼손에서 오른손 포핸드로 전향해 세계 최고에 오른 나달. 하지만 '테니스 천재'도 안 되는 것이 있다.

나달의 용기있는 한마디, "위원장은 위원장 다워야"

호주오픈 본선이 열리기 하루 전인 1월 15일 라파엘 나달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선수위원장인 로저 페더러에게 던진 뼈있는 한마디가 세계적인 뉴스가 됐다.

나달은 "선수들이 너무 많은 의무 출전 경기로 혹사당하고 있다"며 "선수들을 대변해야 될 페더러가 투어일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수위원장으로서 선수들의 불만을 제대로 대변해 주지 못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ATP, WTA(여자프로테니스투어) 소속 선수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너무 많은 경기 일정으로 선수들이 부상에 시달리고 선수 생명이 단축되고 있다며 투어 집행위원회에 투어일정 단축과 경기수 조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나달이 시즌 초반부터 공개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페더러에게도 위원장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하며 악역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용기있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스포츠 종목 중 테니스만큼 고독하고 격렬한 종목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다섯 세트 경기로 진행되는 그랜드슬램 남자 단식에서의 선수들 모습을 보면 안쓰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몸과 정신이 어느 정도 회복될 때까지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다음 경기에 완변한 컨디션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 그래야 팬들은 더 멋지고 완벽한 경기를 즐길 수 있다.

경기장 안팎에서 최고의 테니스 선수들이 보여주는 여러 모습들이 호주오픈을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선수들의 모든 개성들까지도 즐길 수 있다면 진정한 테니스 팬이라 자부해도 될 것이라 생각한다.

테니스 호주오픈 나달 페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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