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t Improved Player. 가장 큰 기량 향상을 보인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광의 타이틀이다. 올시즌 KBL에는 이 MIP 부문 수상에 접근한 선수들이 많다. 용병 제도가 팀마다 1인 보유로 바뀌면서 그 어느 때보다 국내 선수들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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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MVP는, 보통 우승팀 선수에게 우승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MIP는 팀 성적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소속팀이 6강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충분한 기량 발전을 보였다면 수상할 수가 있는 것이다.

최근 6시즌 동안 MIP를 수상했던 선수들의 해당 시즌 성적 및 직전 시즌 성적을 찾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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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들의 공통점을 들자면, 직전 시즌에 비해 득점에서 최소 4점 향상, 40경기 이상 출전, 평균 득점이 최소 8점 이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8위팀 소속이었던 강대협과 7위팀이었던 이한권, 6위팀이었던 김동욱 등 팀 성적이 좋지 않은 선수들도 당당히 MIP를 수상한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자신의 프로 입단 이후 성적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해야 하는 것은 필수라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의 득점력이 10점이 올랐다고 해도, 과거에 이와 비슷한 성적을 올렸었다면 MIP를 수상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그것은 기량 발전이 아닌, 기량이 퇴보했다가 다시 회복한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 출범 이후 지난 시즌까지 MIP 수상자는 총 15명이었다. 이 15명 중, 직전 시즌과 전체 시즌을 통틀어서 성적이 떨어지고도 MIP를 수상한 선수는 2003-2004 시즌의 표명일 한 명 뿐이다. 그 당시 표명일은 평균 3.8점을 기록했고, 직전 시즌의 4.2점보다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수치가 상승하면서 타이틀을 획득 할 수 있었다.

그 이외에 2000-2001시즌 MIP 수상자인 조우현이 평균 14.4점으로 직전 시즌과 동일한 평균 점수를 올렸지만, 리바운드와 어시스트 수치가 크게 오르면서 타이틀을 따냈었고, 2005-2006 시즌의 MIP 수상자인 송영진은 데뷔 시즌인 2001-2002시즌의 평균 8.9점에 비해, 0.1점이 올랐음에도 기량 발전상을 수상했었다.

표명일의 케이스를 제외하면, MIP 수상자에게 필수적인 조건은 자신의 프로 전체 성적 중에 가장 좋은 득점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앞에서 언급했던 최근 6시즌 동안의 MIP 선정 추세 등을 통해, 올시즌 MIP 후보에 오를 수 있는 선수들의 명단을 수집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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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에서 MIP 후보로 볼 수 있는 선수는 이렇게 총 8명이다. 전태풍과 이승준 등도 자신들의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지만, 그 상승폭이 굉장히 적기에 후보로는 적합하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8명은 아마도 올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소 40경기 이상 출장할 가능성이 크다. 김태술의 경우에는 데뷔 시즌에 기록한 평균 10.7득점에 비해 0.6점이 올랐지만, 어시스트 수치에서 2.7개 가량이 떨어졌기에, 사실상 MIP 수상이 어렵다고 보인다.

지난 시즌 MIP 수상자인 김동욱은, 다시금 지난 시즌에 비해 크게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현재까지 2년 연속 기량 발전상을 수상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현실적인 수상 가능성이 낮다고 볼 수 있다. 송창무 또한 상승한 기록 수치가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너무 낮기 때문에 힘들어 보이며, 한정원은 과거 2007-2008 시즌에 평균 5.3점 3.1리바운드를 기록했었던 것과 비교하면, 올시즌의 좋은 활약도 오히려 떨어졌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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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결국 이시준, 이현호, 안재욱, 양우섭, 한정원의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시즌 대비 가장 크게 성적이 오른 선수는 이시준이다. 무려 평균 4.5점이 올랐다. 이시준의 프로 최고 성적은 데뷔 시즌이었던 2006-2007 시즌에 기록한 평균 5.6점 1.6리바운드 1.4어시스트였다. 그 시즌 성적과 비교를 했을 때도, 무려 3.5점 1.8어시스트가 올랐다. 현재로서는 MIP의 가장 유력한 후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김승현 영입 이후, 마음 놓고 득점에 가담하고 있기 때문에, 시즌이 마무리 될 때까지 평균 수치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현호. 시즌 초중반까지만 해도, MIP의 강력한 후보였다. 그렇지만 이시준이 엄청난 속도로 치고 올라오면서, 가능성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현호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평균 득점이 3.8점, 평균 리바운드가 2개나 올랐다.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그 폭이 이시준보다 적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현호의 역대 최고 성적은 2009-2010 시즌에 기록했던 평균 5.6점 3.6리바운드 1.2어시스트였다. 그 당시의 기록과 비교했을 때, 이현호의 성적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시즌에 기량이 퇴보했다가 다시 회복했다고 보는 편이 더 맞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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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안재욱과 양우섭은 비슷비슷하다. 두 선수 모두 여태까지의 프로 생활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이시준과 이현호 등에 비하면 그 기록적인 수치가 너무 낮기 때문에, 아쉽게도 MIP를 수상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신인상과 식스맨상을 달성한 이현호가 과연 이색 3관왕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올시즌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며 최하위 삼성의 가드진을 이끌고 있는 이시준이 MIP를 수상할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오리온스의 에이스로 거듭난 김동욱이 전례를 깨고 2년 연속 MIP 타이틀을 지켜낼 것인지. 올시즌 MIP 선정은, 시즌 마지막까지 KBL 팬들을 기대케 할 것 같다. 확실한 것 하나는, 위에서 언급된 모든 선수들이 많은 노력을 통해 기량 향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선수들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KBL이 되길….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MIP 기량발전상 KBL 이시준 이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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