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조선 최고의 운검으로 훤을 최 측근에서 호위하는 운의 어린시절를 연기한 배우 이원근이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를 찾아 인터뷰를 마친 뒤 자신의 뇌구조테스트를 들어보이고 있다.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조선 최고의 운검으로 훤을 최측근에서 호위하는 운의 어린시절를 연기한 배우 이원근이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를 찾아 인터뷰를 마친 뒤 자신의 뇌구조 그림을 들어보이고 있다. ⓒ 이정민


MBC <해를 품은 달>의 '운', 이원근을 만났다. 올해 스물 두 살, 그야말로 '청춘'인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모델 생활을 하다 연기에 끌렸다고 한다. 이어 대학에서 연기 공부를 하다가 만난 첫 작품 <해를 품은 달>이 큰 인기를 얻었다. 어느새 그도 인터뷰 요청에 시달리는 인물이 됐다.

처음, 그는 멋쩍은 표정으로 웃었다. '배우 이원근'이라 적힌 종이 앞에서, 아직 배우라 불려도 좋을지 모르겠다는 뜻이었다. 마주앉은 뒤에는 손에 난 상처를 가리키며 괜찮냐고 물었더니, 이내 또 "괜찮아요"라며 웃었다. '뇌구조'를 알아야겠다며 종이와 펜을 내밀자, 이번엔 신기하다는 표정이었다.

<해를 품은 달>..."너무 감사하다는 생각만 나요"

이원근이 연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은 패션모델로 일하던 시절이었다. "사춘기 시절 무턱대고 멋있다는 생각에 모델이 되고 싶었다"는 그는 "런웨이에 설 때의 희열이 참 좋더라"고 그때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무대에 선다는 것이 어떤 즐거움인지를 깨닫게 됐고, 무대에 설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인 연기에도 관심을 갖게 됐단다.

"TV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잖아요. 그걸 보면 볼수록 계속 욕심이 나더라고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체계적으로 연기를 배우자는 생각으로 대학교(건국대학교 예술학부)에 갔고, 그러면서 모델 일도 그만두게 됐어요.

<해를 품은 달>은, 아직 준비가 덜 된 신인이지만, 역할이 너무 좋아 오디션을 봤어요. 그런데 감독님을 몇 번 만나 뵙고 작품에 들어가게 됐죠. 감독님이나 스태프 분들이 너무 좋은 조언을 많이 해 주시고 신인인데도 잘 대해 주셔서 긴장을 덜 할 수 있었어요. '너무 감사하다'는 생각만 나요. 배우기도 많이 배웠고요."

덕분에 그의 뒤를 이어 '성인 김제운'을 연기할 송재림과도 종종 연락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고 한다. 이원근은 "운이 자라면 보다 늠름한 모습이 있을 텐데, 송 선배님을 본 순간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촬영 끝나면 항상 '뭘 배웠냐'고 묻던 감독님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조선 최고의 운검으로 훤을 최 측근에서 호위하는 운의 어린시절를 연기한 배우 이원근이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를 찾아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우 이원근 고등학교 시절부터 계속해 왔던 모델 일을 그만두기란 쉽지 않았다. 이원근은 그래도 "모델로서 유명했던 건 아니지만 스스로 만족했기 때문에, 이제는 학업에 치중하겠다는 생각에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 이정민


<해를 품은 달>에서 김제운은 서자로 태어나 문과에는 응시할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인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생모로부터는 학대를 받았지만, 아버지의 정실부인으로부터는 따뜻한 사랑을 받는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시길, 김제운은 마음은 아프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말아야 하면서 또 그게 보여야 하는 인물이래요. 처음엔 이해가 잘 안됐는데 눈빛 연구를 하면 되겠다 싶었어요. 그 때부터 '운이라면 이 장면에서 어떻게 생각했을까'를 더 연구했죠. 작품과 캐릭터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어요."

그만큼 <해를 품은 달> 촬영장은 산 교육의 현장이었다. 김도훈 PD를 비롯한 현장 스태프의 조언이 하나하나 가르침이 됐다. 선배 연기자들 연기를 지켜보는 것도 그의 일이었다.

"촬영이 없어도 현장에 찾아갔어요. 감독님 옆에서 모니터를 같이 보며, 모르는 것이 있으면 여쭤보고요. 조명 감독님이나 카메라 감독님께서 넌지시 던져 주신 말들도 도움이 됐어요. 처음엔 무슨 뜻인가 했다가도 뭔가 부족해서 말씀해 주셨다는 게 이해되더라고요.

감독님은 하루 촬영이 끝나면 '오늘은 뭘 배웠니'라고 항상 물으셨어요. 그럼 제가 '오늘은 무엇을 배웠습니다'라고 답하면 흐뭇하게 웃으시더라고요. 덕분에 처음 촬영했을 때와 마지막 촬영했을 때 스스로 많이 변한 걸 느껴요."

실장님이 한우 사 주셨지만..."학사 경고 위기"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조선 최고의 운검으로 훤을 최 측근에서 호위하는 운의 어린시절를 연기한 배우 이원근이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를 찾아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우 이원근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다는 그는 기피 패션 1호인 '청청코디'를 했다는 일화도 들려 주었다. "잡지 속 외국인이 입은 게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해 봤는데, 제 나름대로도 만족스러웠고 어머니와 누나도 괜찮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주변 친구들 몇몇이 너무 과하다고 말하거라고요.(웃음)" ⓒ 이정민


이원근은 첫 촬영에 들어갈 즈음 먹었던 우동 한 그릇을 기억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우연히 들른 포장마차에서 3천 원짜리 우동을 먹었는데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아마도 '처음'이 주는 설렘이 그 우동 한 그릇을 기억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자신의 트위터에 '우동 사진'을 올려 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이어 이원근은 "어제 마지막 촬영을 했는데, 실장님(소속사 매니저)께서 한우를 사주셨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소속사 관계자가 "가장 비싼 메뉴를 시켜 주시더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수고했다는 뜻과, 앞으로 더욱 연기에 정진하라는 뜻을 담아 매니저가 크게 한 턱을 쐈다는 의미였다.

11학번인 이원근은 현재 2학기까지 마친 상태다. 포미닛의 현아와 서우, 이종석, 손동운이 그와 동기다. 그런데 <해를 품은 달> 촬영이 학기 중에 시작되면서 고민도 함께 생겼다. "17학점을 신청했는데, 촬영에 들어가면서 학점 관리에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원근은 "학사 경고 위기"라며 "다음 학기에 만회할 생각을 하니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패션 역시 이원근의 관심사 중 하나다. 카페에 앉아 패션 잡지를 즐겨 읽고, 인터넷 쇼핑으로 예쁜 옷을 찾는 건 여느 청춘들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그는 최근 인터넷 쇼핑으로 옷을 하나 샀는데, 생각보다 너무 커서 반품을 해야겠다는 이야기도 술술 풀어냈다.

축구와 '스타' 좋아하는 또래 남자..."팬들에게 죄송하다" 왜?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조선 최고의 운검으로 훤을 최 측근에서 호위하는 운의 어린시절를 연기한 배우 이원근이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를 찾아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배우 이원근 이원근의 좌우명은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아라'다. 그는 "2년 전 송구영신 예배 때 목사님께서 해 주신 말"이라며 "가까이 있는 앞날만 걱정하고 욕심을 부리지 말고, 보다 넓은 미래를 생각해 보라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 이정민


축구와 스타크래프트도 좋아한다고 한다. 좋아하는 축구팀이 지난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는 이야기에 "그래도 13위권에 들을 것 같으니 만족"이라고 답한다거나, 스타크래프트를 즐겨했다며 "...제가 좀 많이 잘해요"라고 '눙치는' 데선 발랄하면서도 엉뚱한 그의 기질이 느껴졌다. 어느새 이원근은 그 나이 또래 '남자애'로 돌아왔다.

'의외'라고 말하자 "과묵하고 내성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엉뚱하거나 활동적인 것도 제 모습"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팬' 이야기가 나오자, 이내 이원근은 눈을 반짝였다. 뇌구조 그림을 채우다 보니 하트 모양 칸이 보여 그 안에 '팬'을 적었단다. 그런데 죄송하다고 한다. 왜?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셔서, '이래도 될까'라는 생각이 조금은 들어요. 아직 시청자가 보시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거든요. 그런데 단순히 외모로만 평가를 받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제가 좀 더 실력을 겸비하고, 어느 정도 더 성장한 후에 사랑을 받았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으로선 너무 감사하고 또 죄송해요. 언젠가 제가 방송을 보고 너무 부족한 부분만 보여서, 속상한 마음에 트위터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쓴 적도 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럴 때 정말 감사하죠. (너무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않는 거 아니냐고 묻자) 아니에요. 부족한 부분은 당장 어쩔 수 없지만,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기 때문에 만족해요(웃음)."

10년 후? "인간적으로는 지금 내 모습 그대로였으면"

이원근은 더욱 연기를 잘 하고 싶다고 말한다. '제2의 ○○○'이라는 수식에 대한 부담감도 "지금은 그 분 이름에 먹칠이 될까 걱정스럽지만, 앞으로 성장해서 그 분이 흐뭇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말과 함께 하나의 목표로 바꾸어 놓는다. 10년 후 이원근은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까.

"늘 좋은 평가만 받을 수는 없겠죠. 하지만 항상 노력하고 겸손한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왔으면 좋겠어요. 인간적으로는 지금 제 모습 그대로였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늘 상대방을 공경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겠죠.

하고 싶은 역할이요? 지금은 신인이니까,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밝은 청년을 연기해 보고 싶어요. 그것도 제 모습 중 하나니까요. 예를 들면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동네 어른들께 인사하고, 잠깐 멈춰 지나가던 꼬마 아이와 인사하는?(웃음)"

이원근의 '오마이프렌드'는? 매니저 유형석 실장

MBC <해를 품은 달> 속 이원근 <해를 품은 달> 1회의 한 장면. 이원근은 무과 장원급제자 김제운으로 첫 등장했다.

▲ MBC <해를 품은 달> 속 이원근 <해를 품은 달> 1회의 한 장면. 이원근은 무과 장원급제자 김제운으로 첫 등장했다 ⓒ MBC


"실장님과는 따로 만나서 자주 밥도 먹고 연극도 보고 그런 적이 많아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더욱 친한 형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지금보다 더 기댈 수 있는 큰 기둥 같은, 아버지 같은 분이 되지 않을까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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