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팀의 주장 박지성이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히며 환하게 웃고 있다.

11일 축구선수 박지성이 미스코리아 출신 재일동포 사업가 오지선과 교제 중이라는 기사들이 보도됐다. 사진은 박지성이 작년 1월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대표팀 은퇴 의사를 밝히고 있는 모습이다. ⓒ 유성호


오늘(11일), 연예부 기자들이 가장 많이 던진 말은 아마 "확실합니까?"가 아니었을까? 각 매체 데스크가 일제히 압박이라도 한 것일까? 오전부터 연이어 터진 열애설과 결혼설은 여러 매체 종사자를 비롯한 대중들에게 무한 떡밥을 던졌으니, 아직까지도 전화통의 열기는 식지 않아 후끈한 상황이다.

오전 현영부터가 시작이었다. 한 매체의 단독보도로 4살 연상의 금융업계 종사자와 교제 중임이 밝혀진 것이었다. 이 정도면 하루치 먹거리인 셈. 사실 여부 확인으로 다들 수화기를 들었을 즈음, 또 다른 열애설이 터졌다. 바로 박지성과 미스코리아 출신 재일동포 사업가 오지선의 교제설이었다.

'단독' 혹은 '발굴 특종'이란 이름을 달고 보도된 해당 기사는 이후 '박지성 아버지는 부정했다더라', '조카는 인정했다던데', '박지성 소속사도 부정하고 있다' 등으로 확장됐다. 오후가 넘어서 해당 이슈는 변이과정을 거쳤다. 예를 들면 '지난 일요일 오지선씨는 평소 다니던 교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혹은 '알고 보니 오지선씨는 김태희와 친구사이더라' 등이었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고지전'의 주연배우 고수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는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고지전'의 주연배우 고수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그에 비하면 고수의 결혼설은 깔끔한 편이었다. 이미 지난해 3월 인정했고, 당당히, 하지만 조심스럽게 공개연애를 했던 만큼 결혼 사실 여부 역시 정확하게 확인됐다. 소속사에서 정식으로 보도 자료가 나왔던 것이다. 여자친구에 대한 고수 측의 배려도 있겠지만, 각 매체들은 사실 여부가 불투명한 박지성, 현영 등 이전 사안에 매달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 상황에서 안타까운 건 개그맨 박충수의 열애 공개다. 10일 당당하게 주체가 되어 8년째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건만, 현영·박지성·고수 '3단 콤보'에 묻히고 말았다. 박충수도 울고, '단독'이라는 꼬리말을 붙인 기자도 울지 않았을까.

11일 하루는 연이어 튀어 나와 버린 스타들의 각종 열애설로 후끈 달아올랐던 날로 기억될 것이다. 흑룡의 기운이 용처럼 솟아나는 것일까. 이 정도의 속도로 일단 스타들이 하나 둘 맺어진다면, 외로운 솔로들의 밤도 올해 안엔 끝을 볼 수 있겠지?

그나저나 연예 기자가 어느새 '연애 전문 기자'로 변모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연신 관련 기사를 써 내려가면 퇴근은 언제 하지? 그리고 정말 소는 누가 키우지?

 tvN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 중인 '따지남'팀. 왼쪽부터 개그맨 김필수, 박충수.

tvN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 중인 '따지남'팀. 왼쪽부터 개그맨 김필수, 박충수. 박충수는 10일 당당하게 8년째 연애 중이라고 밝혔다. ⓒ CJ E&M


고수 현영 박지성 오지선 박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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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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