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환 신임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홍수환 신임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이충섭


"더 이상 더 떨어질 곳도 없이 몰락한 한국권투의 부흥을 외부 인사들에게 바라지 말고 권투인 스스로 일어섭시다."

'4전5기' 신화 한국권투의 최고 스타 홍수환이 제22대 한국 권투위원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한국권투위원회(KBC) 비상대책위원회는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구민회관에서 KBC전국총회를 개최하여 만장일치로 홍수환 비대위원장을 KBC 신임회장으로 선출했다. 한국권투위원회 역사상 선수 출신이 회장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그는 당선소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권투를 시작한 계기는 김기수 선배가 세계챔피언이 되어 카퍼레이드를 하는걸 보고 멋있어서였다. 지금 우리 모습을 보고 누가 권투를 하려 들겠는가? 한국권투가 흥행할 때 정치권에서 선임한 낙하산 인사가 회장을 해오던 관행이 권투가 몰락한 후에도 계속 이어져왔다. 문제는 이들이 제대로 운영을 하기는커녕 최현미 전적 조작, 이재성 대전료 착복, 최요삼 배기석 선수 사망, 건강보험료 재정고갈 등 최악의 상황이 이어졌고 권투인들은 분열되었다. 한국권투의 부활을 외부인들에게 바랄 것이 아니라 권투인들이 화합하고 중지를 모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홍수환 회장은 전임 집행부 해임을 상정하여 회원 만장일치로 가결하였으며, 신임 집행부를 이끌어갈 이사진에 비대위를 주도했던 개혁파 장병오(화랑체육관), 마방열(풍산체육관), 이상호(KBI사무총장), 이기현(김기수기념사업회 대표), 김명기, 주광일, 박용배, 김지용, 전인욱, 채예석, 함성희, 문왕산, 김용일씨 등 외부인사를 두루 임명했다.

홍 회장을 보좌하며 한국권투위원회 개혁을 주도할 사무총장으로는 유명우 전 세계챔피언(49)이 만장일치로 추대되었다. 사무차장 겸 검사부장에서는 정선용 전 동양챔피언(48), 총무부장에 장철(46) 전 KBC 총무부장이 임명됐다.

"한국권투 역사상 처음으로 권투인 스스로 이뤄낸 개혁"

 왼쪽부터 홍수환,유명우,백인철,이형철,지인진 전 세계챔피언들

왼쪽부터 홍수환,유명우,백인철,이형철,지인진 전 세계챔피언들 ⓒ 이충섭


이번 총회를 통해 그간 파행을 거듭해 오던 한국권투위원회 사태는 정상화로 접어들게 됐다. 이번 총회에는 한국권투위원회(KBC) 정관상 회장 선출 자격이 있는 회원 21명(관장대표 15명, 지회장 6명) 가운데 11명(6명 위임)이 참석해 총회 성립요건을 갖추었기에 지난해 말로 임기가 종료된 채 표류하던 신정교 회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전임 집행부 측의 법적 논란도 잠재웠다.

안건 처리를 마친 홍수환 회장은 총회에 참석한 200여 명의 회원 및 복싱 관계자에게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통한 소통의 시간을 갖자고 제의했다. 이에 현역 체육관장들은 그간의 파행사태와 현장의 애로사항을 봇물 터지듯 쏟아냈다. 홍 회장은 4월 중에 2012년 신인왕전, 프로테스트 개최를 약속했고, 4년간 한번도 이뤄지지 않았던 감사를 통해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고쳐나갈 것을 천명했다.

허심탄회한 대화가 이어지면서 총회 분위기는 한껏 고무되었다. 이렇게 일선 관장들과 협회장이 대면해서 격식 없는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어색하기까지 하다는 것이었다.

홍수환 회장은 총회를 마치며 "한국권투 역사상 처음으로 권투인 스스로 개혁을 이뤄낸 만큼 이제부터 한국 프로복싱의 새 역사가 시작되었다. 내가 한국권투 역사상 최초로 원정경기에서 세계챔피언이 되었고, 2체급 석권도 처음이었으니, 권투인으로 총대를 메는 일도 기꺼이 맨 처음이 되겠다.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 라고 각오를 밝혔다.

홍수환 유명우 한국권투위원회 KBC총회 정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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