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DOC 전 멤버 박정환이 2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했다. 그는 김창렬과 이하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DJ DOC 전 멤버 박정환이 2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했다. 그는 김창렬과 이하늘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 이언혁


DJ DOC 전 멤버 박정환이 이하늘과 김창렬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밝혔다.

박정환은 22일 오전 10시 54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경찰서에 모습을 나타냈다. 흰색 고급 승용차를 타고 등장한 그는 10시 58분 취재진 앞에 섰다.

박정환은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과 DJ DOC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나 또한 신철과 DJ DOC의 1집을 기획하며 이 그룹의 탄생을 위해 노력한 멤버로서 가슴이 아프다"고 운을 뗐다.

박정환은 "DJ DOC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음악을 할 때는, 나 역시 그들의 팬이었다"며 "힘들게 고생했던 추억이 어려 있는데 이렇게까지 법으로 호소할 수밖에 없어 나 자신 또한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다.

박정환은 1994년 이하늘, 김창렬과 DJ DOC 1집 <슈퍼맨의 비애>로 데뷔했다. 하지만 2집부터는 박정환 대신 정재용이 합류했다. 이하늘과 김창렬은 최근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당시 이야기를 꺼내며 "박정환이 박치라 함께할 수 없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박정환은 "1집 때 뼈아프게 헤어졌었는데 뒤늦게 조롱과 비아냥을 듣게 됐다"며 "묵과할 수 없었다"고 소송에 돌입한 이유를 밝혔다.

10여분 간 말을 이어간 박정환은 감정이 북받쳤는지 끝내 오열했다.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서를 찾은 그는 진술 녹화실로 향했다. 다음은 박정환과의 일문일답이다.

 DJ D.O.C의 이하늘이 17일 저녁 서울 홍대근처 한 클럽에서 최근 일어난 불미스런 일에 대한 사과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하늘이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DJ D.O.C의 이하늘이 17일 저녁 서울 홍대근처 한 클럽에서 최근 일어난 불미스런 일에 대한 사과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하늘이 허리숙여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이하늘·김창렬,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 지난 17일 이하늘의 잠정 은퇴 기자회견 이후 서로 연락한 적은 없었나.
"연락한 적 없다."

- 결론적으로 이하늘, 김창렬에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나름의 방식으로 법에 호소할 것이다."

- 고소를 취하할 생각은 없는가.
"간단한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를 취하할 생각은 없다."

- 기자회견 전날, 술자리에서 이하늘과 멱살잡이를 했다던데.
"1집 때 힘들게 생활하며 여기까지 왔는데 누구의 책임인지 묻고자 그 자리에 갔었다. 그 자리에서 진심 어린 사과를 듣고 싶었다. 나 또한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과거 동료나 후배를 아우르며 리더로서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투정을 부리더라. 여기까지 오며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는 이유로 감정이 북받쳐 고성이 오고 갔을 뿐, 멱살을 잡은 것은 아니다.

이하늘이 기자회견을 하기 전, 술자리에서 '난 방송 활동 다 관둘 테니 법대로 해라. 난 이미 끝났다. 고소 취하하지 마라'고 하더라. 감정이 좀 격해졌을 뿐, 몸싸움은 아니었다."

"처벌 여부, 법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

- 지금, 김창렬과 이하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법에 호소하게 돼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 진심 어린 사과로 한발 다가섰다면 나 역시 마음의 문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용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하늘이 기자회견에서 '눈곱에 발등을 찍힌 기분'이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 이하늘과 김창렬이 처벌받기를 원하는 것인가.
"처벌이라는 단어는 내게 즐거운 단어가 아니다. 법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

- 17년 전, DJ DOC에서 퇴출당했다던데 왜 그랬던 것인가.
"내가 박치에 음치, 몸치라고 하는 것은 이하늘과 김창렬이 스스로 저지른 잘못을 감추려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1994년 DJ DOC가 탄생하기까지 신철과 내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DJ DOC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하늘도, 김창렬도, 신철도, 물론 내 잘못도 있다. '탈퇴하고 다른 앨범 기획하자'는 신철의 감언이설에 마지막 행사까지 참석했다. 고향인 부산에서 열린 팬 사인회 자리에서 '머피의 법칙'을 선보이는 것을 처음 봤다. 전 멤버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라도 '색깔과 스타일이 달랐다'고 말할 수 있었을 텐데…."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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