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강재준, 홍현희, 황영진, 손민혁, 최은희, 박준형, 정용국, 정현수(왼쪽부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강재준, 홍현희, 황영진, 손민혁, 최은희, 박준형, 정용국, 정현수(왼쪽부터)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지난해 <웃음을 찾는 사람들> 이후 SBS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스탠딩 개그 프로그램이 부활했다. <웃찾사2>로 알려졌던 이 프로그램은 <개그투나잇>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오는 5일 밤 12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1일 오후 2시 목동 SBS홀에 모인 <개그투나잇>의 개그맨들과 안철호 PD가 1년 2개월여의 준비기간 동안 숨겨온 말들을 풀어냈다.

우선, 2003년부터 2010년까지 7년 8개월간 SBS의 간판 개그 프로그램이었던 <웃찾사>와는 어떻게 다를지부터 궁금하다. <웃찾사>가 '웃음'에만 집중했다면 <개그투나잇>은 뉴스와 개그가 결합된 시사 코미디를 지향하는 '공감'에 주력한다. 안철호 PD는 "소통 안 되고, 살기 어려운 답답한 상황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침묵하지 말고 누구라도 속 시원히 얘기해달라'고 말하게 하는 것 같다"며 "우리 프로도 그런 요구에 맞닿아 있다"고 성격을 설명했다.

 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최은희가 두얼굴의 모습을 보여주며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최은희 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최은희가 두얼굴의 모습을 보여주며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예고 영상을 통해 선보인 <개그투나잇>의 코너는 현재 우리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성격이 대부분이었다. 지하철에서 남의 발을 밟고도 "왜 발을 밟히세요?"라고 묻고, 남에게 커피를 쏟고도 "또 사먹으면 되요, 괜찮아요"라고 하는 코너의 이름은 '적반하장'이다. 신인 개그맨 홍현희가 요염한 여자로 분해, 잘난 척하지만 사회문제에는 침묵하는 엘리트층을 부채로 후려치며 응징을 가하는 '더 레드'도 있다.

무엇보다 맛보기 영상 가운데 좌중에게서 가장 큰 웃음을 이끌어 낸 코너는 '하오&차오'였다. 신한류열풍으로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를 담은 이 코너는 엉터리 중국어를 남발하는 모습도 재밌지만, "차오!"라는 말밖에 못해도 대부분의 웃음을 책임지는 '차우차우 견'의 활약이 신선하다.

 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박준형이 엄지를 들어올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박준형이 엄지를 들어올리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성범과 '한줄뉴스'라는 코너를 맡은 박준형은 "'언저리뉴스' '형님뉴스' 등의 코너가 많았는데, 시사를 가장 쉽게 반영할 수 있는 틀은 뉴스"라고 말했다. ⓒ 이정민


<개그투나잇>의 맏형 격인 박준형과 강성범은 뉴스의 형식을 빌린 '한줄뉴스'를 진행한다. MBC, KBS, SBS 등 지상파는 물론 현재 tvN의 <코미디 빅리그>까지 방송사 개그 프로그램을 전전하며 '철새'라고 불리게 된 박준형은 "방송사의 모든 개그맨과 PD들을 알게됐다"고 웃으며 "코미디를 사랑하는 것을 좋게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PD는 "화면에 나오지 않았지만, 폐해가 큰 막장 드라마의 끝을 보여주는 '끝장 드라마' 등의 코너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외에 강성범이 사회에서 지탄을 받고 있는 인사들을 가상으로 초대하는 야외 토크쇼 형식의 코너도 준비돼 있다. 첫 회에서는 강성범이 13년 간 대학등록금 인상률 1위를 놓치지 않고 기록한 악덕 사립대학의 이사장으로 분해 우아한 토크를 벌인다. 박준형은 '뷰티풀 코리아'라는 코너를 통해 사회의 여러 문제를 아름답게 포장하는 역설 개그를 선보인다고.

 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정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정용국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웃찾사>의 원년 멤버인 정용국은 프로그램 폐지로 설 자리가 없어진 후, <개그콘서트>에 들어가기 위해 시험을 봤으나 거절당했다고 힘들었더 시기에 대해 털어놨다. ⓒ 이정민


시사 풍자를 소재로 하는 개그라면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안철호 PD는 "<개그콘서트>가 최근에 와 시청자들에게 관심 받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도 반가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애정남' '사마귀 유치원'과 같은 코너가 사랑받으면서 우리도 (시사적인 성격의 개그를) 준비하고 결정 내리는 것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미리 맛본 <개그 투나잇>은 '사마귀 유치원'보다는 발언의 수위가 세지 않지만, 좀 더 일상생활에서 공감할 수 있는 사회문제를 위트 있게 풀어냈다고 할 수 있다. 안철호 PD는 "최근 <나는 꼼수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 표현의 자유가 생겼다"며 "시청자들의 개그 프로그램에 대한 요구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개그 투나잇>은 오는 5일(토) 밤 12시, 1년 2개월간 원기옥처럼 모아온 SBS 개그맨들의 내공을 첫 발산한다.

 1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개그투나잇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홍현희가 익살스런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홍현희 신인 개그맨 홍현희는 "2007년에 데뷔했지만 개인적인 일로 개그맨을 그만 두고 제약회사에서 일하다가 <개그투나잇>으로 복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더 레드'라는 코너에서 자아도취에 빠진 여자를 연기한다. ⓒ 이정민


개그투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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