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수정 : 1일 9시 18분]

 

초보 류중일 감독이 부임 첫 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진정한 '야통'으로 등극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차우찬의 눈부신 호투와 강봉규의 결승 솔로 홈런에 힘입어 SK와이번스를 1-0으로 제압했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SK에게 당한 패배를 설욕한 삼성은 통산 5번째 우승(한국 시리즈 우승은 네 번째)을 차지했고, SK는 에이스 김광현의 부진과 안방마님 박경완의 부재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시리즈 MVP는 3세이브를 추가해 한국시리즈 개인통산 최다 세이브 기록(6개)를 경신한 오승환이 선정됐다.

 

팽팽한 투수전에서 터진 강봉규의 벼락 같은 한 방

 

 강봉규는 4회 벼락같은 솔로 홈런으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강봉규는 4회 벼락같은 솔로 홈런으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 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한국시리즈에서 9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는 박한이(2번 우익수)를 라인업에 복귀시키고 최형우를 지명타자로 기용했다. SK는 4차전에서 어설픈 수비를 노출한 안치용 대신 박정권을 우익수로 출전시키고 최동수에게 1루 수비를 맡겼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를 기념하는 등번호 2018번을 달고 마운드에 오른 '피겨 여왕' 김연아의 시구로 시작된 5차전은 정근우의 큼지막한 좌익수 플라이와 최정의 견제사로 공이 높았던 차우찬이 간신히 1회를 넘겼다.

 

차우찬은 2회에도 1사 만루의 실점위기를 맞았지만 정상호와 박진만을 연속 삼진으로 요리했다. 비록 제구력은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던 1차전에 비해 다소 불안했지만, 위기 상황에서의 과감한 승부구는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SK의 운명을 짊어지고 등판한 브라이언 고든의 투혼도 만만치 않았다. 1회 2사 1,3루의 위기를 넘겼던 고든은 3회에도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채태인을 삼진, 최형우를 좌익수 플라이로 막아내며 차우찬과 대등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하지만 삼성은 4차전부터 터지기 시작한 대포가 있었다. 삼성은 4회말 1사 후 6번타자 강봉규가 고든의 2구째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선제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선취점은 곧 결승점이 됐던 올해 한국시리즈의 특징을 고려하면 대단히 귀중한 한 방이었다.

 

타선이 귀중한 선취점을 뽑아내자 다소 불안한 투구를 하던 차우찬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차우찬은 5회부터 7회까지 SK 타선을 9명으로 막아내며 한국시리즈에서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됐다.

 

8회부터는 삼성의 '특급 셋업맨' 안지만이 등판했다, 안지만은 첫 타자 정근우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계속된 1사 2루의 위기에서 이날 멀티히트를 기록했던 최정을 삼진으로 잡아냈고, 박정권을 고의사구로 거른 후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오승환은 공 한 개로 안치용을 내야 플라이로 잡아냈고 9회에도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지었다. 오승환은 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이 승리하는 전 경기를 마무리하며 '끝판대왕'의 면모를 과시했다.

 

3세이브 오승환, 생애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 등극

 

 오승환은 4경기에서 3세이브를 올리며 생애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오승환은 4경기에서 3세이브를 올리며 생애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 삼성 라이온즈

강봉규는 프로 입단 후 9년 동안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하다가 10년 차이던 지난 2009년 타율 .310 20홈런 78타점 20도루를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만능 외야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삼성의 주장 완장을 달았던 2010년에는 이영욱이라는 신예에게 밀려 타율 .237 4홈런 26타점에 그쳤고, 올해도 손가락 부상에 시달리며 단 52경기 출장에 그쳤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강봉규의 역할은 대타와 대수비 요원이었지만, 류중일 감독은 1차전부터 강봉규를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강봉규는 1차전에서 안타를 치진 못했지만, 몸 맞는 공 2개를 기록하는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1득점을 올렸고, 대타로 출전한 2차전에서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13타수 4안타(.308) 1타점. 2득점으로 활약이 좋았던 강봉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지은 5차전에서도 4회 결승 솔로 홈런을 작렬하며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실하게 입증했다.

 

5차전 선발 투수였던 차우찬은 제구력이 다소 흔들리면서 5피안타 2볼넷을 기록했지만, 7이닝을 7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한국시리즈에서만 2승을 수확했다. 하지만 한국 시리즈 MVP는 '끝판대왕' 오승환의 몫이었다

 

1,1,4,5차전에 등판한 오승환은 5.2이닝 동안 8탈삼진 무실점이라는 완벽한 투구로 3세이브를 수확하며 지난 2005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반면에 SK는 최정이 차우찬으로부터 2안타를 뽑아 냈지만, 8회 1사 2루에서는 삼진으로 물러 나며 아쉬움을 남겼고 엄정욱의 4이닝 무실점 호투도 무위로 돌아갔다.

 

무엇보다 SK는 불펜의 쌍두마차 정우람과 정대현이 각각 한 경기(3차전) 밖에 등판하지 못했을 정도로 삼성의 투수진에 철저하게 막혔던 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2011.10.31 21:55 ⓒ 2011 OhmyNews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 SK 와이번스 차우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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