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대한농구연맹) 심판위원회 소속 심판들이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지난 19일부터 2박3일간 합숙교육을 받았다. KBL은 심판들의 올바른 윤리의식과 도덕성교육을 목적으로 합숙교육을 지난 2009년부터 4년째 실시하고 있다. 가나안농군학교는 1962년 설립되어 근로, 봉사, 희생을 교육이념으로 올바른 국가관과 효도, 근검절약을 직접 체험하는 교육기관이다.

 KBL심판들이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윤리의식 교육을 받았다

KBL심판들이 가나안농군학교에서 윤리의식 교육을 받았다 ⓒ 이충섭


심판들은 새벽 5시에 기상해서 6시 반부터 밤 10시까지 강의와 농사체험은 물론 강의장을 비롯한 숙소와 식당을 정리 정돈하는 것까지 교육의 일환으로 이어지는 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식당청소를 직접 하고 있는 KBL심판 교육생

식당청소를 직접 하고 있는 KBL심판 교육생 ⓒ 이충섭


필자는 강연자로 경기장이 아닌 교육장에서 강연자와 학생으로 심판들과 마주하게 되었다. 대다수가 농구선수 출신인 교육생을 위해 강의오프닝에 필자 소개에 앞서 1960년대 실업팀에서 활약을 했던 필자 어머니의 사진을 보여주며 공감대를 마련했다.

강의에서는 "내 인생의 챔피언"이라는 주제로 명확한 인생목표 설정과 이를 실천하려는 열정, 그리고 자신의 성공에만 안주하지 않고 약자를 보듬는 사회참여로 은퇴 후에 오히려 더 존경 받는 운동선수들의 사례를 통해 인생의 챔피언으로 거듭나자는 내용을 전했다.

 맨 왼쪽 15번 센터가 필자의 어머니

맨 왼쪽 15번 센터가 필자의 어머니 ⓒ 이충섭


강의 후에는 식사를 함께 하며 교육에 대한 소감은 물론 심판생활의 이모저모를 들을 수 있었다. 학생대표를 맡았던 봉하민 심판은 "4년째 이어지는 가나안농군학교 교육을 통해 강조하는 봉사와 희생정신을 통해 초심을 되찾는 소중한 교육이 되고 있다" 고 말했다.

허동택 트리오와 함께 기아자동차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봉하민은 심판의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 "은퇴한지 올해로 10년째인데 길에서 마주치는 팬들은 세월이 그렇게 빨리 흐른 줄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어떤 팀에 있냐고 물어오는 팬들도 있다.

오전에는 이론교육, 오후에는 체력훈련을 하는 심판생활을 하는 까닭에 현역 같은 체형을 보여줘서 그럴 것이다. "이것도 심판을 하는 장점일 것이다" 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윤호영, 허영 최근에 은퇴한 다른 심판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오른쪽 두번째가 학생대표를 맡은 봉하민

오른쪽 두번째가 학생대표를 맡은 봉하민 ⓒ 이충섭


한참 후배들인 선수들이 판정에 항의할 때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는 "충분히 이해한다. 경기에 나선 이상 승부에 집착하는 건 하나도 변한 게 없다. 나도 현역 때 저것도 심판인가 하며 억울해했고 대들기도 했지만, 심판을 해보니 집중력이 필요하고 그래서 더 체력이 쳐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라고 전했다.

KBL 가나안농군학교 심판 김춘숙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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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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